제일기획 소혜연 프로(비즈니스 3팀)

삼성전자 갤럭시의 플래그십 모델을 세상에 선보이는 글로벌 이벤트 ‘삼성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이하 언팩)은 화려한 볼거리와 커다란 규모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하지만 이런 언팩에도 힘든 시기가 있었으니, 바로 팬데믹으로 인한 지난 3년이었다. 갑작스러운 사태로 인해 예측이 빗나가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이 잦아지며, 라이브 이벤트였던 언팩 역시 변수를 줄이고자 사전 제작 콘텐츠 비중을 높였다. 심지어 쇼 전체를 사전 녹화로 소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2024년 언팩만큼은 이야기가 달랐다. 지난해 중순 WHO의 코로나 종식 선언한 후 본격적으로 준비한 엔데믹 시대의 첫 언팩이자, 국내외 위축된 시장 상황에서 모바일 산업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행사였다. 언팩의 귀환을 화려하게 알리는 상징적인 모멘텀이 필요했다.

대규모 라이브 이벤트, 언팩만의 차별성을 선보이다

경쟁사와의 차별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신제품 발표 전반을 사전 녹화 형태로 상영하는 경쟁사와 달리, 현장감을 살린 대규모 라이브 이벤트는 갤럭시 언팩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자산이었다. 실시간 소통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언팩 행사 며칠 전 열린 ‘CES 2024’에서 삼성전자는 일상의 모든 부문이 인공지능과 연결되는 ‘AI 시대’를 이야기했다. 바로 뒤이어 열린 갤럭시 언팩은 자연스럽게 AI 기반 신기술이 탑재된 갤럭시 S24을 세상에 알리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그렇기에 갤럭시가 만들어갈 AI 시대를 효과적으로 소개할 임팩트가 필요했다.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모바일AI 시대를 열다

미디어에서 흔히 AI를 묘사하는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는 피하고자 했다. 갤럭시 AI가 만들어갈 따뜻한 미래를 체감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이 아닌 사람에 주목했다.

제 아무리 전지전능해 보이는 AI라도 인간과 연결되지 않고는 어떤 학습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 만났을 때야 AI는 빛을 발하는 법. 이번 언팩에선 AI 기반 신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소개하며, 그 무엇보다 실제로 제품을 사용할 사용자들, 즉 당신(You)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했다. 캠페인에 관한 이런 고민들을 씨앗 삼아 언팩을 향한 5개월 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숫자로 살펴본 2024 상반기 갤럭시 언팩

<6개의 멀티스크린>

누구나 평면 미디어에 익숙한 시대에, 스크린 콘텐츠로 임팩트를 주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온/오프라인 시청자 모두에게 최상의 몰입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아나몰픽(Anamorphic, 평면 스크린을 활용해 3D 입체 효과를 주는 콘텐츠 제작 기법) 형태의 스크린플레이를 준비했다.

6개의 멀티스크린으로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광활한 스크린에서 단 1픽셀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기에 정밀한 작업이 필요했다. 정교히 제작된 픽셀 보드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사전에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니 단순히 콘텐츠만 문제가 아니었다. 스크린의 곡률, 정교해야 하는 미디어 서버 세팅, 물리적인 스크린의 위치, 그리고 사운드까지 이 모든 요소들이 한 큐에 맞물리도록 현지 스텝들과 원팀이 되어 소통해야 했다. 밤잠을 아끼며 모두 한 마음으로 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최고의 몰입감을 줄 수 있도록 세팅된, 히어로 앵글로 아나몰픽 콘텐츠를 시청한 온라인 시청자들은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11명의 프리젠터>

사전 녹화를 최소화한다는 것은 현장 발표자의 수가 늘어난다는 의미였다. 언팩 역사 상 역대급으로 많았던 11명의 프리젠터가 쇼에 참여했는데, 현장 리허설 시간과 베뉴에 허용된 공간, 관리 인력은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때 언팩 실무진의 경험이 빛을 발했다. 다양한 현장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처럼 현장을 조율했고, 11명의 프리젠터는 4일 간의 현장 트레이닝을 거쳐 완전히 준비된 상태로 각자의 파트를 멋지게 장식했다.

<1600명의 관객>

이번 언팩의 숨은 공신 중 하나는 RSVP 시스템이었다. RSVP는 각종 이벤트의 초대 명단을 관리하고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프로세스로, 수많은 현장 관객을 컨트롤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했다. 언팩 최초로 RSVP 시스템을 내재화해 광고주 요청에 기민하게 대응했고, 특히 메일 수신 시점부터 등록까지 유저 저니(user journey, 사용자 여정)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분석해 이탈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UX를 최적화했다.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었던 RSVP 운영 덕분에, 언팩 당일 오프라인 이벤트 현장을 찾은 관객은 무려 1600여 명에 달했다. 준비된 객석은 가득 찼고, 이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규모였다.

<90,000,000명의 실시간 시청자>

갤럭시 언팩은 삼성 유튜브 공식 채널과 삼성닷컴 등 22개 글로벌 채널에 실시간 송출되었다. 73분의 러닝타임 동안 각종 채널을 통해 언팩을 라이브로 시청한 시청자 수는 약 9000만 명. 전 세계에서 수많은 시청자가 동시에 몰렸지만 서버는 안정적이었고, 이탈은 확연히 적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소비자 댓글 반응 역시 폭발적이었다.

AI라는 시대적 흐름과 막강한 제품 경쟁력, 그리고 브랜드의 열정이 만난 2024년 1월 갤럭시 언팩은 역대급 모멘텀을 달성했다. 신제품 갤럭시 S24 시리즈가 가진 잠재력을 세상에 선보였고, 세상은 아직도 언팩이 만든 파장으로 시끌벅적하다. 그야말로 성공적인 모바일AI 시대 선포식이었다.

여러 측면에서 유례없는 언팩을 준비하며 가끔은 실수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백지에서 시작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 갤럭시 언팩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제일기획 소혜연 프로(비즈니스 3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