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최지은 프로 (소셜팀)
Q. 다음 중에서 MZ 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고르시오.
A. ①K-POP 관련 영상 ②일상 브이로그 ③컨셉 놀이 ④먹방 ⑤쇼핑 라이브 방송 ⑥신제품 리뷰
정답은 전부다. 만약 보기가 100개가 있다면 100개 보기 모두가 정답일 것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터 등 SNS 플랫폼에선 기본 기능 외에도 숏폼 영상, 채팅, 음성 서비스 나아가 메타버스까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어떤 취향이든 존중받는 개인화된 플랫폼에서 MZ 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만 쏙 골라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Z 세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MZ 세대가 열광하는 콘텐츠 사이의 공통적인 코드를 찾아보았다. MZ 세대는 하나의 플랫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적극적인 콘텐츠 소비자이면서 SNS를 통해 직접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유행하는 문화에 참여하는 데 익숙하다는 특징이 있다. MZ 세대 사이에서 한번 확산되기 시작한 콘텐츠는 점점 많은 대중에게 확산되고, 2차 콘텐츠가 쏟아지며 다양한 미디어나 플랫폼에서 유행하게 된다. 2021년 상반기 결산, 2021년 상반기 중 MZ 세대 중심으로 회자하였던 콘텐츠를 짚어보고 MZ 세대의 마음을 훔친 취향 저격 코드를 하나씩 살펴보자.
노래 한 스푼, 댄스 두 스푼, 에잇 K-POP 다 털어 넣자
2020년은 틱톡의 챌린지가 대유행한 한 해였다. 후킹한 멜로디에 맞춰 간단한 춤 동작을 따라 해보는 댄스 챌린지가 인기를 얻었고, 댄스 챌린지는 틱톡을 넘어 다른 플랫폼에서도 대중화되었다. 흥의 민족답게, 흥 DNA가 깨어난 한국의 MZ 세대는 틱톡뿐만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노래와 댄스가 가미된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고 생산해내고 있다.
특히 K-POP 콘텐츠를 소비하고 분석하고 생산하는 MZ 세대 크리에이터가 많이 등장했다. 싱어송라이터 듀자매(@dew_sisters)는 틱톡에서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한 음원 <뽕짝소녀>를 선보이고 뽕짝소녀 챌린지를 진행하면서 최대 600만 팔로워를 달성하는 메가 틱톡커로 자리 잡았다. 최근 네이버 나우에서 <듀자매의 story music>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틱톡 외 다른 SNS 플랫폼에서도 활약 중인 크리에이터이다.
(출처: 틱톡커 듀자매 (@dew_sisters) 틱톡)
유튜브, 틱톡에서 주로 걸그룹 댄스를 커버해 유명해진 댄스 크리에이터, 땡깡은 걸그룹 못지않은 춤 선, 표정 연기, 남다른 끼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여동생 진절미가 직접 커버 영상을 촬영하는데 음악방송만큼이나 화려한 카메라 무빙 또한 인기 요소다. 현아, 있지(ITZY), 오마이걸, 우주소녀, 현아 등 아이돌과 컬래버레이션 한 영상이 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출처: 땡깡 유튜브 채널)
또 다른 댄스 커버 영상으로 인기로 얻고 있는 유튜버 ‘다인이다인’은 07년생 중학생으로 남다른 춤선으로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출처: 다인이다인 유튜브 채널)
한편, MZ 세대가 주로 시청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K-POP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증가가 눈에 띈다. 딩고의 킬링보이스, ODG 노래방 시리즈, 문명특급의 숨듣명, 컴눈명 등 K-POP과 관련된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 ODG 노래방 유튜브 채널 내 재생목록)
컴눈명은 주목받지 못했던 옛 노래를 다시 부흥시키자는 취지로 음원 사이트 멜론과 컬래버레이션 한 콘텐츠로, 특히 컴눈명 스페셜 콘서트 시청 영상이나 컴눈명 플레이리스트 등이 생겨나는 등 MZ 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출처: 문명특급 유튜브 채널 내 컴눈명 재생목록)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역주행했던 비 <깡>, 브레이브걸스 <롤린> 뿐 아니라,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포텐독>의 삽입곡 ‘똥 밟았네’가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급부상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K-POP 고인물’이라 부르는 MZ 세대들이 ‘똥밟았네’ 군무 속에서 K-POP 안무를 찾아보고 커버하는 등 밈 영상을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 전체 영상, 직캠, 안무 시안, 1시간 반복 재생, 노래나 댄스 커버 영상, 포텐독 챌린지 등 퍼지는 형태도 다양하다.
(출처: 애니메이션 <포텐독> ‘똥 밟았네’ 영상)
마지막으로 K-POP 콘텐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이돌 자컨’이다. 자컨은 자체 제작 콘텐츠의 줄임말로 아이돌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리얼리티, 예능 등의 콘텐츠를 의미한다. 아이돌 본인의 채널이나 SNS를 통해 공개되기 때문에 미디어에서는 노출되지 않았던 아이돌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
(출처: 고잉 세븐틴 유튜브 채널 내 재생목록)
레드 썬!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콘텐츠
아이돌 자컨을 통해 아이돌의 인간적인 매력을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은 것처럼,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2000년대에 시간이 멈춘 것 같은 ‘05학번 이즈 백’, 산악회에 소속되어 있는 중년 남성들의 모습을 코믹하게 풀어낸 ‘한사랑산악회’, 다단계직원, 카페 사장, 중고차 딜러, 재벌 3세 등과 비대면 소개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 ’B대면 데이트’ 등 다양한 상황극 콘텐츠를 제작하는 ‘피식 대학’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상황 연출로 큰 인기를 얻었다. 잘 짜인 가상 세계관 덕에 허구인 줄 알면서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출처: 피식대학 유튜브 채널)
‘부캐’ 놀이가 진화하며 전 세계 60억 팬클럽을 이끈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가상 아이돌 ‘매드몬스터’도 눈길을 끌었다. 뮤직비디오부터, 댄스 영상을 선보이고 플랫폼 위버스에 커뮤니티까지 여는 등 실제 아이돌 못지않게 활발히 활동 중이다. 매드몬스터의 공식 팬클럽 이름은 ‘포켓몬스터’, 이들 팬들은 가상 콘텐츠에 위화감을 느끼긴커녕 매드몬스터 세계관에 이입하여 진심을 다해 매드몬스터 세계관을 지켜주고 있다.
(출처: 매드몬스터 인스타그램)
강유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인물을 연기하며 상황극을 하는 롤플레이 영상을 통해 MZ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비 종교 전도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K팝 아이돌, 바텐더, 화장품 판매 사원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출처: 강유미의 좋아서 하는 채널)
한편으로, 틱톡의 과하게 꾸민 콘텐츠에 일침을 날린 틱톡커, Khaby Lame는 ‘한심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좌’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쓰는 말로, 어떤 분야에서 경지에 이른 사람을 높여 부르는 단어다. 한심좌 Khaby Lame는 꿀팁 영상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작위적인 영상을 유머 있게 비꼬고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영상을 올려 유명해졌다.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서 현실과 콘텐츠 사이의 괴리감을 유머 있게 비꼬아서 재미를 더했다.
(출처: 한심좌 틱톡커 (@khaby.lame) 틱톡)
MZ 세대는 꾸며진 이야기인지, 현실인지 구분하지 않고 재미만 있으면 최고라고 여기는 경향이있다.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해당 콘텐츠를 즐기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가상의 컨셉에 충실하되 그렇게 꾸민 콘텐츠가 현실과 유사할수록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을 때 가상인 줄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이다.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에서도 가상의 아바타가 현실과 유사한 체험을 할 때 더 재미있게 느끼는 것처럼 현실을 잘 반영하는 디테일이 중요해 보인다.
숏폼 춘추전국시대
(출처: 진절미 인스타그램 릴스)
2016년 숏폼 기반의 소셜미디어, 틱톡이 등장한 이래로 지난 몇 년 간 숏폼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존 소셜미디어에서도 숏폼 기능을 출시함에 따라 앞으로도 숏폼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숏폼 콘텐츠는 1~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짧은 시간 내에 임팩트 있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짧은 호흡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숏폼 콘텐츠는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기기를 손에 놓지 않는 MZ 세대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출처: 요리용디 인스타그램)
과거엔 일반 이용자들이 생산하는 댄스 챌린지나 상황극, 커버 영상 등 스낵 콘텐츠가 숏폼 콘텐츠 대부분이었다면 최근 브랜드에서도 숏폼 기반의 인플루언서와 콜라보 하거나 자체적으로 숏폼 영상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숏폼 영상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카카오 프렌즈 라이언 & 춘식 댄스 영상)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도 숏폼 영상의 노출을 늘리고 숏폼 영상을 제작하는 인플루언서들을 지원하고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 틱톡에서는 동영상으로 이력서를 제작하는 기능과 함께 채용 플랫폼 서비스 ‘틱톡 레주메(TikTok Resume)를 선보였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베타서비스 중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틱톡에 해시태그 #TikTokResumes 달아 업로드하면 된다. 이처럼 숏폼 영상은 단순 스낵 콘텐츠뿐만 아니라 숏폼 영상이 가진 임팩트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출처: 틱톡 레주메)
최근 SNS 플랫폼에서는 개인마다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기도 하고, MZ 세대는 큰 노력 없이 좋아하는 콘텐츠만 골라보는 등 콘텐츠 편식을 하기 쉬운 미디어 환경이 형성되어왔다.
취향이 세분화되어 있어 MZ 세대 안에서도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즐기는 콘텐츠가 다를 수 있고 또 그 안에서도 개인마다 좋아하는 콘텐츠 취향은 더 세분화되어 있다. 하지만 MZ 세대가 반응하는 콘텐츠를 살피고, 그 교집합을 파악함으로써 향후 SNS 콘텐츠 트렌드를 가늠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일기획 최지은 프로 (소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