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이승현 프로(앤써6팀)

얼마전 중식대가 이연복 쉐프의 부산 매장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스타쉐프 명성에 걸맞게 음식 퀄리티도 수준급이고 예약도 끊이지 않았지만 정작 인력난 때문에, 쉽게 말해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더 이상 영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유명 셰프의 식당조차 이런 상황인데 지방 소상공인들의 구인난은 얼마나 더 심각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가 바로 알바몬 <알바투어>다.

실제로 한국은 경제, 일자리, 인구,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도가 세계 1위인 국가다. 전 국민의 50.7%가 수도권에 살고 청년층의 52%가 서울에 몰려 있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 소상공인들은 일할 청년이 없어 줄줄이 폐업을 하고 있고 결국 이것이 지방 소멸로 이어지게 되는 것. 대통령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우선 정책, 예산배정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오늘, 일할 청년을 구해야 하는 소상공인으로서는 먼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다면 가장 시급한 것은 수도권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지방으로 이동시키고 일까지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에, 고3 수험생들이 수능 후 가장 하고 싶은 일 1위가 알바(51%)인데 그 이유가 여행경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조사를 보게 됐다. 대학생들도 방학에 해야 할 일 1위는 알바(70.7%)인데 가장 하고 싶은 일 1위는 여행(83.9%)이었다.

그러니까 사실은 알바가 아니라 여행이 하고 싶어서 알바를 하고 있던 것. 이 인사이트에 착안해 우리는 여행에 알바를 결합한 세상에 없던 상품을 만들기로 했다. 이름하여, <알바투어>. 여행을 목적으로 청년들이 스스로 지방으로 이동한 뒤, 머무는 동안 일까지 하게 된다면 구인난을 겪고 있는 사장님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알바투어>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먼저, 알바몬의 자체 구인·구직 데이터를 바탕으로 청년인력 부족으로 소멸 위험이 큰 도시를 선별했다. 구인공고를 내도 잘 충원되지 않거나 충원 속도가 느린 지역, 알바생 평균 연령 등을 분석했다. 그런 다음 청년들이 여행을 떠나고 싶어할 만큼 매력적인 곳인지를 판단했다. 그렇게 선정된 곳이 부산, 통영, 경주다. 이 세 도시는 청년구인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젊은 세대들의 ‘한달살기’ 트렌드 분석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지역이기도 했다.

그런 다음 부산, 통영, 경주 각각의 도시를 목적지로 숙박·이동교통편·로컬체험 프로그램이 포함된 지역 여행상품을 만들었다. 이 상품이 기존의 여행상품과 다른 점은 ‘노동’이라는 새로운 결제 방식을 넣은 것. 프로그램을 즐기려면 돈 대신 해당 지역의 소상공업체에서 실제 알바를 하며 자신의 노동력을 지불하도록 했다. 주중에는 알바를 하며 일 경험을 쌓고, 이외의 시간에는 SNS 홍보 컨텐츠 작성 미션을 수행해 리워드로 지급되는 지역 화폐를 활용해 여행하도록 기획했다. 알바투어생 입장에서도 돈 들일 별로 없는 여행이니 모두가 행복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캠페인을 함께할 지역업체 선정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수도권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단순 까페, 베이커리 알바가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지역색이 가득한 매력적인 일이거나 지역의 장인, 대를 잇는 가족기업을 포함해 로컬 산업을 보존하도록 했다. 그렇게 총 15개 소상공업체가 함께하게 되었는데 각각의 소상공업체를 위한 홍보 쇼츠를 제작해 로컬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릴 기회까지 만들었다. 알바생들이 제작할 SNS 콘텐츠 또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렇게 지난 몇 달간 제일기획의 모든 스텝이 진정성을 담아 준비한 알바몬 <알바투어>는 캠페인 시작인 11월 13일부터 12월 28일까지 전국에서 청년들을 모집해 내년 1월 각 도시 소상공업체에 투입할 예정이다. 물론 당장 지역의 구인난이 싹 해결되고 지역경제가 확 살아날 거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알바투어>를 통해 지방에서의 일과 삶을 경험한 친구들이 ‘아, 나 나중에 여기서 살아도 좋을 것 같은데?’라는 마음을 갖게 되고, 그런 청년들이 꾸준히 늘어난다면 결국 변화는 시작되고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제일기획과 알바몬은 <알바투어>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알바 프로그램으로 지속시켜갈 예정이며 부산, 경주, 통영을 넘어 전국의 지역 재생 모델로 확대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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