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김태은 프로 (비즈니스 17팀)
“이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어 줘.”
유행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챗지피티에 입력해 봤을 법한 프롬프트다. ‘지브리 스타일’로 사진 변환하기는 논쟁의 중심에 있는 뜨거운 감자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바로, 현재 많은 이들에게 AI는 더 이상 접근하기 어려운 신기술이 아닌, 이미 우리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든 존재라는 점이다.

2025년은 KT가 AX 액셀러레이터로 도약을 선언한 해다. 하지만, 현재 AI 기술 점유율의 대부분은 북미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타공인 ‘IT 강국’이라 불렸던 대한민국이지만, AI 시대에 들어서며 영 기세를 못 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기까지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AICT 회사: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전사적 차원에서 KT가 AI 대전환을 본격화하고자 도입한 개념)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선언의 힘
한때 ‘R=VD(Realize=Vivid Dream)’란 표현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생생하게 꿈꾸면 그 꿈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AI 패권 경쟁이 진행 중인 현시점, 우리나라가 AI 산업에서 기세를 펼쳤으면 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염원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KT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은 ‘희망’이었다. KT가 IT 인프라를 닦아온 140년의 역사처럼, 앞으로는 한국적 AI 인프라를 근본부터 키우겠다고 생생하게 선언하는 일. KT는 앞으로 선보일 한국적 AI 서비스를 아우르는 마스터 브랜드, ‘K intelligence’를 런칭함으로써 선언의 막을 올렸다.
KT가 시작하는 한국적인 AI
캠페인 목표는 ‘K intelligence’의 출범을 임팩트 있게 알리는 것이었다. KT가 한국적인 AI를 시작했다는 것과, 그렇기에 대한민국도 AI 강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소비자의 머릿속에 심어주고 싶었다. 한국적인 AI라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아이디어의 출발점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고민의 시간을 거친 결과, 우리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주목하기로 했다.

한국인은 고려시대 때부터 빅데이터와 데이터 센터를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바로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다. 고려시대 1236년부터 1251년까지, 총 16년에 걸쳐 완성한 팔만대장경은 현존하는 대장경 중 가장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체제와 내용도 가장 완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만한 데이터베이스를 고려시대 때부터 쌓아 올리고 있었다면 자부심을 느낄 법도 하지 않은가.

이처럼 한국인의 DNA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AI의 정체성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자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시지에, 한국적 색채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비주얼을 얹었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컷이 키비주얼’이란 호평과 함께, 시청각적으로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알지? K 아무나 못 붙이는 거
KT가 만들어가려는 AI는 한국적 AI다. 단순히 한국어를 잘 처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가치관과 문화, 지식을 이해하는 AI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를 위해 한국학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 협력을 맺고, AI 전문 인재를 강화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고 있다. 이런 액션이 모여 KT가 하려는 말은 결국, AI 패권 경쟁 시대에 우리도 AI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의지와 희망의 메시지일 것이다.

‘K-‘ 접두사, 요즘은 아무나 못 붙인다. 자부심과 ‘뇌절’ 사이 굉장한 밸런스 게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KT는 생생한 선언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선언의 힘은 크다. K intelligence가 어떻게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어 삶을 바꿔 나갈지, K 접두사를 붙인 만큼의 비상한 야심을 기대해 본다.
제일기획 김태은 프로 (비즈니스 17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