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편집팀

“학생도 아닌데 글 쓸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소셜 콘텐츠 본문 글부터, 광고 카피에, 브랜드 슬로건까지 늘 다양한 문장들을 써야 하는 마케터들. 하얀 화면을 마주할 때면 머릿속마저 새하얘지는데… 그럴 때 필요한, 굳은 머리를 톡 깨 줄 문장 수집 인스타그램 채널을 모아 보았다.

#광고카피 #좋은문장 #담백한스타일

구독자 3.8만명(*25년 3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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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정보를 모아놓은 ‘위키피디아’가 있다면, 광고 카피를 모아둔 인스타그램 채널로 ‘카피피디아’가 있다. 우리나라 주요 캠페인 광고 카피를 쭉 모아서 소개한다. 광고 영상 이미지 캡처와 함께 텍스트의 맥락도 요약해 전해줘, 광고 카피의 매력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어떤 채널이든 주인장의 선호가 반영되기 마련인데, ‘카피피디아’의 운영자는 담백하면서도 귀에 걸리는 카피를 좋아하는 것 같다. ‘웅진스마트올’의 “해보니까 공부할 맛 나지?” ‘삼성 갤럭시 북5’의 “이 정도는 돼야. AI 노트북이지.” 등 밈을 활용해 웃음을 자아내거나, 현학적이지 않은 그저 담담히 마음을 울리는 카피들을 주로 소개한다. 괜찮은 우리나라 광고 카피는 놓치지 않기에 문장에 관심 있는 이들은 꼭 팔로우해두자.

#광고카피 #카피라이터 #중국광고카피

구독자 0.9만명(*25년 3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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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피디아’가 카피 뷔페라면, 채널 ‘카피라이터’는 카피 오마카세다. 소개하는 카피 갯수는 작지만 특별한 ‘맛’이 돋보인다. 특별한 주제에 맞춰 기획한 카피 모음을 전달하는 것. 그 관심 영역이 의외로 넓은데, 중국의 멋진 광고 카피가 있는가 하면, 8090년대 국내 광고 카피 모음도 있다.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카피를 찾아다니는 카피 탐험가의 느낌이다.

주제별로 묶는 방법도 흥미롭다. ‘딱 한 글자만 바꾼 카피라이팅 모음’, ‘중국 타오바오 쇼핑몰에서 29CM의 느낌을 받다’. 인터넷 검색하면 흔히 나오는 카피 모음이 아닌 자기가 직접 외국 채널과 책 등에서 발견해 소개하기에 보는 이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다. 은근히 드러나는 크리에이티브와 기획 수준을 볼 때 채널명처럼 채널 운영자 역시 실제 카피라이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학 #문장수집 #감성적인스타일

구독자 2.9만명(*25년 3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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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아이디어를 꼭 다른 광고에서 얻으란 법은 없다. 오히려 소설 문장에서, 영화 대사에서 카피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마케터 임숲숲’이 운영하는 이 채널은 소설, 영화 등 각종 문화 콘텐츠 속에서 영감 주는 문장들을 수집한다.

‘작가 한강의 문장 5선’, ‘소년 만화 속 악당들의 명대사’, ‘가수 조휴일의 연애 편지 같은 가사‘ 등 영역을 넘나들며 문장을 소개한다. “나 너 때문에 고생 깨나 했지만, 사실 너 아니었음 내 인생 공허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속 유명한 이 대사를 소개하는데, 뭔가 마케팅 캠페인의 영감에도 불을 지른다. 비교적 감성적인 문장이 자주 소개되니, 이런 스타일을 찾는 이들은 꼭 찾아보도록.

#고전 #클래식 #진지한스타일

구독자 3.6만명(*25년 3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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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작품성으로 시대가 흘러도 독자들에게 계속 울림을 주는 작품을 우리는 고전이라 부른다. 그리고 고전 소설이 가지는 힘은 문장에 있으니, ‘긁적’은 바로 그 고전 속 문장을 수집해두는 인스타그램 채널이다. 고전 문학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작가와 작품들이 채널 곳곳에 소개돼 있다.

“다른 사람의 인생과 똑 같은 삶을 살 수도 없는 거고, 불행이다 행복이다 하는 그 말도 실상은 모호하기 짝이 없어.(박경리의 ‘토지’)”처럼 선 굵은 문장을 읽으며, 내 안에 겨우 숨만 붙어 있는(?) 문장 감각을 되찾을 수 있다. 진지한 게시물 속에 가끔은 ‘이과도 울어버린 시인 이상의 문장들’처럼 하이 개그 문장 콘텐츠도 숨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제일기획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