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연_NHR 커뮤니케이션즈 마케터

요즘 마케팅 현장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주제는 바로 메타버스다. 온라인 속 가상 공간을 만들어, 그를 통해 온/오프라인이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든다는 메타버스. 미디어에서 연일 메타버스를 다루고, 페이스북은 브랜드명을 ‘메타(META)’로 바꾸는 등 메타버스란 소재는 점점 많은 이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메타버스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해한다. 그래서 실제 현장에서 메타버스를 적용해 본 경험을 공유하며, 어떤 점이 장점이고, 챙겨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소개하고자 한다.

개더타운은 기존의 화상회의 시스템에 메타버스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2D 형태의 맵을 구현해 참여자와 소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3040 세대 독자라면 ‘바람의 나라’ 같은 과거 RPG 게임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2D일지언정 가상의 공간 안에서 참여자의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화상회의 시스템(zoom 등)보다 피로감이 적고 현장감을 살릴 수 있다.

이미 실무에서 활발하게 적용되는 개더타운

(출처: 개더타운 홈페이지)

개더타운은 브랜드 행사를 진행하기 유용해 이미 여러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GS 리테일은 사내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를 개더타운으로 진행했고, DB손해보험 역시 개더타운을 통한 보험상담을 시작했다. 그 외에도 동원그룹 채용설명회, BFG 리테일 임직원 교육 등 개더타운 활용 사례는 정말 많다. 내가 몸담고 있는 채용마케팅 에이전시 NHR커뮤니케이션즈 역시 공모전 시상식,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등 개더타운을 활용한 많은 행사를 진행해왔다. 여기에 최근엔 60개에 가까운 기업들이 참가한 6개 대학 채용박람회를 직접 진행해 보기도 했다. 이런 메타버스 행사를 기획하고 맵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고 얻은 것들도 많다.

기웃거림의 매력, 오프라인의 장점을 온라인으로

(출처: NHR 홈페이지)

메타버스(개더타운)으로 행사를 진행할 때 최대의 장점은 현장감이다. 실제 브랜드 사옥이나 전시장 등 기존 공간을 재현해, 사람들이 해당 장소에 직접 방문한 느낌을 받게 할 수 있다. 온라인 공간임에도 직접 움직여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수동적으로 클릭해 보기만 하던 홈페이지와는 크게 다른 느낌을 준다. 온라인 공간이라 하더라도, 일반 홈페이지일 경우, 참여자 본인이 원하는 정보만 얻고 퇴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메타버스 공간은 다르다. 오프라인 행사를 방문한 참여자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양한 체험을 누리는 것과 비슷하게, 메타버스에서도 ‘기웃거린다’는 행동이 가능하다. 기웃거리는 과정에서 몰랐던 정보에 관심을 갖기도 하고, 다양한 체험을 해보게 되기도 한다. 마치 우리가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 생각에도 없었던 물건들을 쇼핑카트에 담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오프라인 프로그램의 강점을 온라인으로 실제로 옮겨올 수 있는 최적의 장치가 메타버스인 셈이다.

롤플레잉 게임처럼 재밌게, 자유롭게

(출처: 개더타운 홈페이지)

앞서 소개한 것이 브랜드 측 장점이라면, 일반 참여자가 느끼는 장점도 있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손쉽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혜택이다. 오프라인 행사는 어쩔 수 없이 서울에서 진행되어 지방 혹은 해외 거주자들은 참여에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진행하면 쉽게 참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롤플레잉 게임을 플레이하듯 자유롭게 움직이며 느끼는 재미는 메타버스의 핵심이다. 대학교 채용박람회를 개더타운으로 진행하며, 공간을 실제 대학교처럼 꾸며두었다. 채용 정보 때문에 방문한 참가자들은, 동기들과 아바타를 통해 메타버스 현장 곳곳을 포토존 삼아 사진을 찍으며 즐겼다. 코로나 때문에 잘 못 찾던 학교 공간을 메타버스로 나들이하는 모습마저 보여줬다. 사람들은 주어진 행동을 수동적으로 하는 것보다, 내가 직접 마음대로 조작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같은 내용의 프로그램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메타버스에 호감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타버스로 행사를 진행할 이유를 알겠다면, 이제 실행이다. 개더타운을 이용한 행사를 처음 해보려는 독자를 위한 운영 팁을 전한다.

운영팁 1. 처음 접하는 참가자의 눈높이에 맞춰

(출처: 성균관대 메타버스 잡페어)

아무리 유용하고, 재밌는 방식이라 해도 아직 메타버스는 참가자에게 낯설다.  그렇기에 메타버스 행사를 진행할 때는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더타운의 조작법이 간단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들어와서 캐릭터 이동부터 어려움을 겪는 분도 많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개더타운 가이드’를 제작해 행사장 입구에 배치해 두었다. 이렇게 했을 때 훨씬 원활한 진행이 이뤄졌다.

운영팁 2. 서버를 믿지 말자

개더타운의 서버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 특히 참가 인원이 늘어날수록 각종 심심찮게 문제가 발생한다.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큰 규모의 행사인 경우, 개더타운 측에 메일로 미리 문의하는 편이 좋다. 물론 개더타운 측에서 안정성을 보장해 주지는 않기에 문제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운영팁 3. 행사 전 점검은 필수!

가끔 보안망이 적용된 사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 개더타운 접속이 안 될 수 있다. 아예 안 되면 문제 파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일부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더 문제다. 따라서 메타버스 행사 진행 전에 접속하는 현장에서 꼭 노트북 및 와이파이 환경을 체크하고, 메타버스 속 기능들을 구동해 보는 것이 좋다.

연결의 시대, 그 다음 단계는 메타버스

지금 이 시대의 핵심은 ‘연결’이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기업과 사람이 연결된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은 그 연결을 다채로운 모습으로 꾸며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결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연결이었다면, 메타버스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연결의 현장을 시각-청각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연결’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실무자로서 현장에서 빠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메타버스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가상공간에서의 연결이 우리에게 익숙해지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사람이라면 늦지 않게 메타버스 트렌드에 관심을 가져 보길 바란다.


황기연

채용마케팅 에이전시 NHR커뮤니케이션즈(대학내일 자회사)에서 다양한 기업들의 채용 브랜딩을 담당하고 있다. 매 시즌 채용의 컨셉 제안부터 리크루팅 프로모션 기획/운영까지 담당하고 있는 전천후 마케터이다. 요즘엔 변화하는 트렌드 안에서 본인만의 뾰족함을 키우기 위해 지극히 정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