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윤선이 프로 (비즈니스 19팀)
주문하면 200분 걸리는 버거가 있다면 어떨까? 사람들이 버거에 기대하는 덕목 중 하나가 주문 후 빨리 먹을 수 있다는 ‘스피드’이기에 200분이 걸린다는 말은 모순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버거킹은 신제품 ‘블랙 어니언 와퍼’로 불가능을 전면에 앞세워 소비자에게 제품을 더 강하게 각인시킨 캠페인을 만들어 냈다.
200분의 진실
신제품 블랙 어니언 와퍼의 메인 카피인 ‘소개합니다, 가장 느리게 만든 와퍼’는 어떤 의미일까? 이 카피는 이탈리안 발사믹 식초를 더해 200분간 볶아 만들어낸, 블랙 어니언 와퍼의 핵심 재료인 카라멜라이즈드 어니언의 정성을 나타내기 위해 탄생했다. 지금까지의 버거킹 캠페인은 ‘사딸라’ 캠페인으로 대표되는 버거킹만의 유머 포인트를 자산으로 유지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버거킹의 제품력을 강조하기 위해 캠페인의 방향을 고급스러움, 진정성으로 변경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을 따라 정성 들여 만든 제품을 자신감 있게 선보이기로 했다. 고민 끝에 카라멜라이즈드 양파 재료를 만드는 시간 ‘200분’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고, 임팩트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문하면 200분 걸리는, 가장 느리게 만든 와퍼라는 콘셉트를 만든 것이다.
와퍼와 소식좌의 만남
이 캠페인은 메인 카피에만 의외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보통 버거 광고에 통용되는 공식인 ‘먹성 좋게 먹는’ 모델이 이 캠페인에는 없다. 대신 버거킹이 선택한 모델은 최근 ‘소식좌’로 잘 알려진 방송인 겸 모델 주우재다. 버거킹과 주우재의 만남이라니, 많은 사람이 의외로 생각할 만한 조합이지만 캠페인의 목표를 생각해 보면 모델 선정의 전략 역시 명확했다.
(출처: 밥맛없는언니들 유튜브)
일반적인 인식에 따르면 소식좌는 단순히 음식을 적게 먹는 사람이지만, 우리가 재해석한 소식좌는 아무거나 먹지 않고 진짜 맛있는 것만 먹는 ‘미식가’였다. 수제버거에 버금가는 정성으로 만든 와퍼를 가장 잘 알아볼 사람 역시 그들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소식좌 사이에서 우리 제품을 고급스럽게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이 주우재라고 생각해, 그가 이 캠페인의 모델로 낙점된 것이다.
우리의 선택은 주효했다. 아무거나 먹지 않는 주우재가 버거킹 매장에 나타나 블랙 어니언 와퍼를 주문한다. 나오는 데 200분이 걸린다는 점원의 말에 놀라지만, 이내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이태리 발사믹 식초로 맛을 낸, 200분간 푹- 볶아낸 카라멜라이즈드 양파가 들어간 제품을 먹는다. 이 모습에서 제품에 대한 버거킹의 자신감이 엿보일 뿐만 아니라, 주우재의 모습에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 진정성은 주우재가 운영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 ‘오늘의 주우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채널의 대표 먹방 코너 ‘개노맛먹방’에서 노맛이 아닌, 모델로서 버거 하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증명해 내는 영상은 9일 만에 조회 수 26만 회를 돌파하며 브랜디드 콘텐츠로서 큰 화제를 만들어 냈다.
(출처: 오늘의 주우재 유튜브)
버거를 좋아한다면, 버거의 색다른 맛을 경험하길 원한다면 신제품 ‘블랙 어니언 와퍼’를 강력 추천한다. 만드는데 200분의 정성이 드는 버거를 어디서 먹어볼 수 있을까? 심지어 실제로는 주문한 뒤 바로 맛볼 수 있고, 그 맛이 여타 수제버거와 비견될 만큼 고급스럽다면? 먹어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제일기획 윤선이 프로 (비즈니스 19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