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최지은 프로 (소셜팀)
사람들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소셜미디어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의 삶과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 되었다. 특히, 2021년 올해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며 제한된 오프라인 활동 대신 디지털 플랫폼에서 다양한 인터랙션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2021년은 특히 새로운 것들로 가득한 해였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슈가 되었던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변화를 살펴보고 올 한 해를 관통했던 SNS 트렌드를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다.
1. “처음 인사드립니다!” 음성 기반 SNS 확산
‘IKEA의 랜선 살림 상담소’ (출처: IKEA KOREA 인스타그램)
올해 초, 클럽하우스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터 등 많은 이들이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구하느라 분주했다. 클럽하우스의 등장으로 음성 기반의 SNS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며, 트위터의 ‘스페이스’, 페이스북의 ‘라이브 오디오 룸스’, 카카오의 오디오 기반 플랫폼 ‘음’, 스포티바이의 ‘그린룸’ 등 여러 SNS에서도 음성 기반 서비스를 출시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동안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 같은 오디오 콘텐츠 소비가 증가했으며 많은 이용자가 음성 기반의 SNS를 이용했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직 음성 기반의 SNS를 마케팅에 활발히 이용하지는 않지만 몇몇 브랜드에서는 비정기적인 이벤트로 활용하는 등 음성 기반의 SNS를 통한 소통을 시작했다. 이케아 한국에서는 ‘IKEA의 랜선 살림 상담소’라는 이름으로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이야기 나누는 클럽하우스 세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 음 ‘오은영과 함께하는 마음상담소’ (출처: kakao mm 사이트)
카카오 음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함께 심리 및 고민 상담을 하는 ‘오은영의 마음상담소’를 진행했다.
르 몽드 에르메스 팟캐스트 ‘페넬로페의 모험’ (출처: 에르메스 인스타그램)
아울러, 해외에서는 브랜드 팟캐스트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케아 미국에서는 70여 년간 발행해온 종이 카탈로그를 폐지하고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 채널을 통해 듣는 형태의 오디오 카탈로그를 공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 샤넬이나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에서는 꾸준히 팟캐스트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
2021년에는 SNS와 브랜드 모두 음성 기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실험해 본 한 해였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음성 기반의 SNS가 대중화되어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가 많이 나타나길 기대한다. 또한, 브랜드 차원에서 고객과의 귀중한 대화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 확대, 커뮤니티 형성 등을 위한 방안으로 음성 기반 SNS를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2. “대세는 나야 나” 주류가 된 숏폼 비디오
올해 틱톡은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9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하는 등 주요한 소셜 미디어로 자리매김했다. 틱톡 이용자가 많긴 하지만, 숏폼 비디오 인기가 틱톡으로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다양한 숏폼 비디오가 올해 출시됐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동영상을 더 쉽게 만들고 검색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데이트했으며, ‘IGTV’와 ‘피드 비디오’를 하나의 ‘인스타그램 비디오’로 통일했다. 인스타그램 CEO는 사용자가 더 재미있는 비디오 콘텐츠를 요구하는 패러다임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 유명 트위터 (출처: Adam Mosseri 트위터)
유튜브는 쇼츠 콘텐츠 제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유튜브 쇼츠 펀드’를 운영 중이다. 인스타그램은 릴스 신규 기능과 편집 툴 활용법 등 릴스 제작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신규 출시한 ‘콜랩스(Collabs)’ 기능으로 크리에이터 간의 협업을 지원한다. 한편, 틱톡에서는 크리에이터의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팔로워와 실시간 소통하고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틱톡 라이브 기프트’ 기능,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매칭하는 ‘틱톡 크리에이터 마켓 플레이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플랫폼들은 이 밖에도 다양한 기능을 통해서 크리에이터의 수익 창출을 활성화하고 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해 숏폼 비디오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15초 정도의 짧은 영상에 주목하는 동안, 콘텐츠의 동영상 길이도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틱톡은 주로 15초 분량의 동영상을 서비스하다가 60초까지 늘린 바 있고 이제는 3분 정도로 확대했다. 인스타그램 릴스의 영상 길이도 15초, 30초, 60초까지 업로드 가능하다. 이상적으로 딱 정해진 시간은 없지만 2022년에도 3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3. “모두 내게 관심 있지” 이슈의 중심이 된 메타버스
올해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단어를 뽑으라면 단연 ‘메타버스’다.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제페토, 게더타운 등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으며, 많은 브랜드에서도 메타버스를 마케팅에도 활용하고 있다.
브랜드는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듯 메타버스 안에서 자체 공간을 마련하여 디지털 쇼룸에서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하고 미니 게임 등을 통해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마케팅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 로블록스 : 치폴레 ‘Boorito’ 이벤트, 나이키 ‘나이키랜드’, 반스 ‘반스월드’, 구찌 ‘구찌가든’
치폴레 ‘Boorito’ 이벤트, 나이키 ‘나이키랜드’, 구찌 ‘구찌가든‘ (출처: 로블록스 사이트 캡처)
– 제페토: 삼성전자 갤럭시 하우스, CU 제페토 한강점, 구찌 빌라, 랄프 로렌 월드, 현대자동차 쏘나타 N라인 시승 이벤트, 롯데월드 맵 등
삼성전자 갤럭시 맵, CU 제페토 한강점, 구찌 빌라, 롯데월드 맵 (출처: 제페토)
게임 ‘동물의 숲’에 만들어진 블랙핑크 자체 공간 ‘인 유어 에리아(In Your Area), 친환경 재활용 공장을 개더타운 속에서 꾸린 코카콜라 ‘원더플 아일랜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메타버스의 활용 사례가 나타났다. 앞으로 더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활성화됨에 따라 많은 브랜드에서 더 활발히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페이스북은 메타로 사명을 바꾸는 등 메타버스로 전환을 공표했으며, 1세대 한국 소셜미디어인 싸이월드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처럼 SNS 플랫폼도 메타버스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보너스! 소셜 담당자의 노트 +
한 해 동안 소셜 미디어를 살펴보며 체감한 변화를 3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1) 가상과 현실의 경계 넘어 믹스버스
믹스버스(mixverse)는 가상의 세계관 콘셉트를 현실에 구현한다 것으로 가상의 세계관과 현실을 섞는다는 의미이다. 앞서 살펴본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 공간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 등 언제 어디서든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꾸며진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채널 ‘빵궁국’의 ‘김갑생할머니김’이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면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하고 ‘피식대학’의 ‘임플란티드키드’가 쇼미더머니 시즌 10에 출연하는 것이다. 세계관 마케팅이 한 플랫폼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2)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 넘어 모두가 크리에이터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디지털 시대가 됨에 따라 브랜드X소비자X크리에이터 등 새로운 조합의 컬래버레이션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발렌시아가X구찌’, ‘디올X나이키’, ‘구찌X노스페이스’ 등 명품 브랜드 간의 컬래버레이션 외에도 브랜드 간 컬래버레이션이 많아졌다. 크리에이터만이 협업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협업에 참여하는 형태도 종종 발견된다. 당근마켓은 트위터를 통해 수집한 실제 소비자의 이야기를 브랜디드 콘텐츠로 활용한다. 또한, 캘빈클라인은 배우 정호연 등 셀럽들에게 인스타그램 계정을 맡기는 새로운 시도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콜라보 제품이나 굿즈를 제작하는 것 외에도 더 다양한 주체와 함께 더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 세대와 세대의 경계를 넘어 Back to 2000s
유행은 돌고 도는 법, 레트로는 매년 트렌드 키워드로 꼽힌다. 하지만 어느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지에 따라 해마다 레트로 트렌드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올해는 특히, 패션이나 뷰티 업계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콘텐츠에서도 세기말 감성 Y2K나 2000년대 초반 스타일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2000년대 하이틴 영화의 키치한 감성, 사이버틱한 그래픽, 볼드하면서도 비비드한 비주얼, 싸이월드 감성, 스티커 꾸미기 등 그 시절의 파편들이 지금의 감성을 만나 2021년 버전으로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시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언제 어디서 어떤 트렌드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어쩌면 앞으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파편화되어 있는 트렌드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제일기획 최지은 프로 (소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