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_크로스 IMC 대표 컨설턴트

고객들이 브랜드에게 투명한 소통과 사회적 가치를 요구하게 되면서, 진정성은 브랜드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디지털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우리의 고객은 넘쳐나는 메시지 중 가짜를 탁월하게 식별한다. 마케팅에서 진정성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브랜드와의 깊은 소통을 원하는 고객, 그들이 브랜드를 믿고 지지하게 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부터

영상 중심으로 유저와 소통하는 뷰티 앱 ‘잼페이스’의 콘텐츠 (출처: 잼페이스 유튜브)

뷰티 플랫폼 ‘잼페이스’의 유저는 94%가 Z 세대 여성이다. 한 유저는 잼페이스 사용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내 글에 잼페언니(잼페이스 운영자 캐릭터명)가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준 순간 이 앱에 정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답했다. 친구처럼 소통한다는 생각이 든 이후로 잼페이스를 꾸준히 사용하게 된 것이다. 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 ‘러블리마켓’도 빠른 시간 안에 Z세대의 호응을 얻은 비결로 그들이 소통하고 싶은 순간에 대화하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고객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들으려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진심이 깃든 노력’이 관계를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브랜드를 인간화하는 여정

잼페언니에게 보낸 유저의 DM (출처: 잼페이스)

잼페이스 유저들은 잼페언니에 대해 ‘나에게 다정한 ENFP 언니 같아요’라고 말한다. 잼페언니가 달아주는 세심하고 친근한 댓글은 옆집 언니가 화장을 가르쳐주는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고 한다. 그러다 잼페언니에게 자신의 소소한 일상과 고민까지도 이야기한다. 이처럼 브랜드에 인격을 부여해 실제 존재하는 사람처럼 다가갔을 때 브랜드와의 애착관계는 보다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귀여운 로고로 유저들과 소통하는 쉽고 편한 덕질 앱 ‘블립’ (출처: 블립 웹사이트)

‘블립’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덕질을 즐길 수 있는 앱이다. 론칭 당시는 아이돌 관련 앱이 워낙 많아, 피로가 쌓인 팬들이 덕질 앱을 조금 부정적으로 인식하던 때였다. 블립은 지속적으로 SNS에서 자신을 언급한 유저에게 고맙다며 하트를 누르고, 댓글을 남겼다. 그러자 점점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바뀌었다. 로고가 귀여워 욕을 못 하겠다는 유저가 생기고, 귀여우니 다운로드하겠다는 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격화한 모양의 로고로 친근하게 소통하니 캐릭터가 말하는 것처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트위터와 유튜브 사이에 낀 블립 로고 (출처: 블립트위터 계정)

트위터는 덕질하는 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다. 몇몇 유저가 ‘블립도 트위터는 못 이기지’라고 트윗을 올리자, 블립은 ‘트위터를 이길 생각은 없어도’라는 말과 함께 트위터와 유튜브 사이에 있는 블립의 이미지를 올렸다. 이 게시물은 다시 유저를 통해 리트윗 됐다.

함께 구현하는 브랜드의 가치

고객 접점이 다양해지는 시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미와 감성으로 연결된 고객과의 대화는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통로가 된다. 개인화된 깊은 수준의 연결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나를 이해하는 친구로 느끼게 한다. 마케터가 고객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다. 브랜드의 가치를 열정적으로 전파하는 마케터, 이에 동참하는 고객이 교감하는 대화가 시작되었다면, 브랜드의 찐 팬이 될지 모르는 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멋진 캠페인과 탄탄한 브랜드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진정성을 제품과 서비스 전 과정에서 증명하는 투명한 소통이 중요하다. 리얼 마케팅의 궁극적인 지향은 최고의 고객 경험인 것이다.


박준영

크로스 IMC 대표 컨설턴트. 2006년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전문 회사를 설립해,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목표 고객에게 도달하기 위한 마케팅 프로젝트들을 실행해 왔다. 사람들의 취향과 문화, 트렌드를 읽고 잠재 고객을 발견해 브랜드와 진정성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애플코리아 국내 시장 론칭을 비롯해 헤지스, SK텔레콤, 한화그룹, GS SHOP, 리바이스, HP, 도시재생, 국가 브랜드 등 다양한 산업 군의 브랜드 컨설팅과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