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난 해였다. 코로노믹스, 코로나 팬더믹 등 예상치 못한 키워드가 쏟아졌고, 우리의 삶도 변했다. 마케팅의 화두는 언택트와 온택트 등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이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을 경험하고 능동적으로 학습하며 다양한 언택트 라이프를 체득했다.

2021년은 코로나 백신 접종과 치료제의 추가 개발로, 이전과 또 다른 ‘포스트 코로나 라이프’가 펼쳐질 것이라는 다양한 전망이 대두되는 가운데, 가장 변화가 컸던 디지털 마케팅은 과연 어떤 모습을 펼쳐질 것인지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고자 한다.

2021년의 디지털 마케팅은 아래 한마디로 화두를 던져보고자 한다.

“Bulls without fence”

경계가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경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이미 ‘울타리를 잊은 황소’처럼 2021년의 디지털 마케팅은 TV 방송과 디지털 채널, 일반 콘텐츠와 광고 콘텐츠 등 과거의 그 어떤 경계도 신경 쓰지 않은 채 다양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울타리를 넘나드는 소가 될지, 울타리를 아예 잊고 새롭게 시작하는 황소가 될지는 어떤 판을 그릴지에 달렸다. 결국 변화를 이끄는 것은 “사람이 만드는 크리에이티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실마리는 이미 디지털의 큰 축에서 나타나고 있다.

 

1. 코로나가 낳은 디지털 콘텐츠의 New 판


(프랜차이즈 기업 상대로 가격을 네고 해주는 유튜브 웹 예능 네고왕, 출처: 달라스튜디오 채널)

집콕으로 인해 더 많은 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2020년에는 어느 때보다 새로운 접근이 시도되었다. 특히 기존 방송사에서 제작되던 예능이, ‘워크맨’, ‘네고왕’ 등의 유튜브 기반의 웹 예능으로 변신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디지털 콘텐츠의 한 축을 이루게 되었다. 네고왕의 경우, 소비자를 위해 네고 프로모션을 하는 컨셉으로, 광고주에게는 제품을 알릴 기회를 소비자는 네고된 가격으로 제품을 경험할 기회를 주는 독특한 발상으로 방송사가 아닌 디지털 스튜디오(달라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었다.

또 유튜브 채널 ‘주가 빛나는 밤에’는 ‘빛나는 광고주님의 CM송 제작기’라는 마케팅적 발상의 테마로 콘텐츠를 만들어 큰 관심을 끌었다. 방송사도 펜스 없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KBS의 정통 예능 ‘1박 2일’에서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작한 ‘Feel the Rhythm of Korea’의 홍보 영상의 특별편을 출연 멤버들이 직접 기획,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신한금융그룹 소셜 채널 ‘기발한 프로덕션’, 출처: 신한금융그룹 페이스북)

소비자 소통 창구인 소셜 채널에서도 기존의 틀을 탈피한 변화가 눈에 띈다. 신한금융그룹은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기존의 그룹 소셜 채널을 ‘부캐’인 ‘기발한 프로덕션’으로 전면 개편했다. 딱딱한 기업 느낌은 덜어내고, 좀 더 친근한 어투로 스타트업, 소상공인, 밀레니얼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또한 ‘본격 금융 예능 채널 – 웃튜브’를 별도로 개설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등 콘텐츠 기반의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디지털 콘텐츠와 함께, 콘텐츠의 판도 새롭게 짜일 것으로 전망된다.

 

2. 새롭게 시작되는 ‘비욘택트’(Beyond-tact)

2020년 코로나로 인한 커머스의 화제는 단연 ‘라이브 커머스’였다. 라이브 커머스(Live Streaming + Commerce)는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쇼핑이 어려워지며 더 인기를 끌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소셜 채널 또는 다양한 온라인 미디어에서 실시간으로 판매자 또는 인플루언서와 소통하며 쇼핑하는 방식이며, 이 분야 또한 2021년에는 새로운 접근들이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 X 네이버, 예능형 라이브 쇼핑 방송 ‘리코의 도전’, 출처: 네이버)

이와 같은 움직임으로는 지난해 연말에 진행된 예능형 라이브 쇼핑 방송인 ‘리코의 도전’을 살펴볼 수 있겠다. 현대백화점과 네이버가 콜라보해 제작한 이 라이브 방송은, 쇼핑 마니아들의 플렉스(FLEX)를 위해 불 꺼진 현대백화점에서 인플루언서(리코)가 한도를 알 수 없는 제작진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전 층에서 쇼핑하는 미션으로 플렉스하는 재미를 선보였으며, 온라인에 28만 명이 모여 화제가 되었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 / 온택트 / 콘택트’ 등의 구분을 넘어선, 또는 공존하거나 경계 자체를 논하지 않는 ‘비욘택트’ (beyond-tact)가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오프라인 매장이 활성화되면, 어떤 새로운 방식의 커머스로 변모할 것인지, 어떤 소통형 디지털 마케팅으로 진화해 갈 것인지 기대된다.

 

3. 초개인화에 더해지는 ‘휴먼 테크’

디지털 마케팅에는 한동안 발전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었다. 작년에 AI 기반의 다양한 광고물 제작 자동화 업체들, 예를 들면 광고 배너 또는 영상을 자동화해서 다량 제작하는 다양한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했었는데, 얻은 결론은, 한결같이 사람이 개입해야 소비자에게 유용한 시스템과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즉, 소비자 또는 사용자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결국 전략을 짜는 ‘Brain’으로서의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컨슈머를 이해하고, 분석해내고 전략을 짤 역량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포인트다.

(갤럭시 노트 20의 다양한 광고, 출처: 갤럭시)

지난해 진행된 갤럭시 노트 20의 CDM은 ‘영상과 이미지 배너 제작 자동화 Tool’을 사용하여 <타깃 페르소나 그룹> X <관심사> X <기능 영상> X <기능 카피>가 각각 조합된 914개 광고 소재를 제작하고 광고 반응률에 따라 소재 교체를 하는 등 최적화를 진행하였는데, 담당 프로들의 날카로운 분석과 전략을 토대로 제작되었으며 높은 퍼포먼스를 올렸다.

넷플릭스는 개인별 최적의 추천을 위해 콘텐츠 카테고리를 극한으로 쪼개 7만 개가 넘게 초세분화하여 분류, 추천한다고 하는데, 분류 작업을 사람이 직접 한다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와 ‘어떤 전략적인 접근을 할 것인가’에 따라 초개인화가 기술의 배를 타고 급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기술과 연결되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컨슈머에 더 가까이 가는, 휴먼 테크’ 기반의 마케팅 시대가 도래하며 마케터의 역할 또한 더 강화될 것이다.

2021년에는 이처럼 기존의 경계를 잊고 고정관념을 날리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울타리 없는 황소’ 같은 디지털 마케팅을 기대해 본다.

 

제일기획 이유리 프로 (디지털콘텐츠플래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