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 세계적 위기 속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변화의 연속이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움직임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우리의 생활방식을 순식간에 바꿔 놓았다. 우리의 모든 일상과 연계된 미디어 업계는 그 변화의 폭이 더 심했다. 재택 시간 증가로 미디어 이용도 증가했지만, 경기 위축으로 인해 전반적인 광고비가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극장 및 공공 미디어 시설은 위기를 겪었지만, 디지털 플랫폼 산업은 호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미디어 퍼포먼스 본부에서는 지난 2020년 3번의 차수(4월, 8월, 12월)에 걸친 미디어 이용 조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미디어 이용 변화를 추적하여 변화에 대응하고 시장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부터 지난해에 무슨 일이 있었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자.

미디어 이용 변화로 본 2020년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 조사)

코로나 19 확산 직후 일제히 증가한 미디어 이용은 시간의 흐름에 걸쳐 미디어 별 상이한 변화를 보였다. 이전 대비 85% 급증한 실시간 방송 시청 시간은 거듭 감소했고, IPTV의 VOD 시청 시간과 OTT 시청 시간도 바이러스 확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반면, 디지털 미디어 이용은 소폭의 등락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지속 증가의 추이를 보였다.

특히 모바일 이용은 이전 대비 평균 50% 상승했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의 영향으로 PC/태블릿 이용 시간 역시 이전 대비 31% 상승했다. 디지털 서비스에서는 동영상 서비스가 지속 상승을 보였고,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도 증가 후 비교적 안정적 이용을 보여주었다.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은 극장 이용은 코로나 19 확산 이전 월평균 2.3회에서 0회에 가까운 횟수로 급락했고, 연말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이제 TV를 시청한다는 것은

코로나 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실시와 여름철 45.8일이라는 긴 장마로 인해 재택 시간은 평일 기준 이전 대비 평균 20% 증가했고 TV 가전 판매량은 급증했지만, 방송 시청 시간은 코로나 19 확산 직후 감소를 거듭했다. 코로나 19 확산 직후 급증한 방송 시청 시간이 감소 현상을 보이는 것은 TV 이용자의 영상 콘텐츠 선택이 더욱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조사)

TV 이용자들에게 이제 TV는 방송의 전유물이 아니다. TV 디바이스의 실시간 방송 이용 비중이 감소하고 디지털 동영상과 OTT 이용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10대의 경우 디지털 동영상이 52%를, 30대의 경우 OTT 서비스 이용이 25%를 차지하고 있어, TV가 가정 내 종합 영상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조사)

나아가 무섭게 성장하는 OTT 서비스는 TV의 확장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3차 조사에서 OTT 서비스 가입자는 56%로 집계됐는데, 이중 87%가 코로나 19 확산 이후 신규 가입자였고, 평균 1.3개의 서비스를 가입했다. 그리고 OTT 서비스 이용의 31%를 TV로 보고 있었다.

모바일 서비스 이용에서 산업의 지형을 읽다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 조사)

코로나 19 확산 이후 모바일 이용의 증가가 말해주듯,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의 정착은 디지털 미디어 산업에 호황을 불러왔다. 조사 결과 코로나 이전 대비 다수의 모바일 서비스 이용이 증가했고,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료 결제 영상 서비스(OTT)로 대표되는 영상 서비스 군, 음식/식료품 배달서비스와 온라인 쇼핑 서비스 및 모바일 결제 서비스들로 대표되는 온라인 커머스 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 조사)

주목할 만한 사실은 비대면 시대를 맞아 많은 산업 자체가 모바일 서비스로 이동,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2%는 코로나 19 이전 대비 모바일 서비스 다운로드가 증가했다고 답했고, 다운로드 증가 서비스는 음식/식자재 배달서비스를 비롯한 게임, 영상스트리밍, 웹툰/웹 소설, 온라인 쇼핑, 금융 서비스였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 불황에도 높은 성장으로 주목받았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온라인 커머스, 핀테크(전자결제), 주문/배달 업종들이다.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 조사)

또한 응답자들은 모바일 서비스 다운로드와 이용에는 입소문과 추천(44%)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답했으며, 그 외에도 SNS 광고(33%)와 모바일 앱 내의 광고(21%) 및 추천(22%), 디지털 동영상 광고(16%), 그리고 TV 광고(12%)가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즉, 코로나 이후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커뮤니케이션 접점으로서 미디어 채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비대면 시대, 쇼핑의 기준이 된 온라인 쇼핑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 조사)

특히 모바일 서비스 증가 1순위로 가장 많이 선택된 온라인 쇼핑 서비스는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렸다. 응답자의 70%는 코로나 19 이전 대비 온라인 쇼핑이 증가했다고 답했고, 이 중 소셜커머스(쿠팡, 위메프 등)와 포털 쇼핑(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종합쇼핑몰(11번가, G마켓 등), 식료품배달쇼핑몰(마켓컬리 등)을 통한 거래가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올해 월 평균 매출은 –3%로 감소한 반면, 온라인 쇼핑의 2020년 10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약 130조원으로 집계됐고, 연말까지는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아가 2년 후에는 200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 조사)

즉,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쇼핑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8%가 코로나 종식 후에도 온라인 쇼핑 이용이 증가할 것이라 답했으며, 그 이유로 시간 및 방문 비용의 절감, 필요시 즉시 구매와 배송 가능, 간편한 결제 및 배송/반품 시스템, 할인 쿠폰 등의 혜택을 꼽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둘러보고 한 번에 다양한 제품을 간편하게 구매해 편리한 배송시스템으로 집에서 받아보며, 실패를 하면 편리한 반품시스템을 이용한다. 반품 비용이 발생해도 그 정도는 괜찮다. 이미 구매를 하는데 시간 및 방문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최강자, 디지털 동영상과 OTT 서비스


(출처: 모바일 서베이, 15~59세 600명, 20년 12월 조사)

응답자들의 55%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이용이 증가했으며, 그 중 디지털 동영상과 유료 결제 동영상, 웹툰/웹소설 이용이 많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응답률을 얻은 디지털 동영상과 유료 결제 영상 서비스(OTT)는 지난 한 해 극장 방문 감소와 맞물려, 극장 대체 행동 1위와 2위로 꼽히기도 했다. 특히 디지털 동영상 이용은 코로나 19 확산 이후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고 있어, 확실한 대세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성장은 유료 결제 동영상 서비스(OTT)이다. 응답자들의 60%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종식된 이후에도 OTT 서비스의 이용이 증가할 것이라 답했다. 그 이유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35%)과 방송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서 볼 수 있다는 점(20%)을 꼽았다. 그 외에도 드라마 시리즈 몰아 보기가 이미 습관화되어서(10%), 최신 개봉 영화를 볼 수 있어서(9%) 등이 있었다. 즉, 지난해 OTT 서비스가 코로나 블루를 달래 주며 성장을 거듭한 이유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때문만은 아닌, 변화된 소비자의 영상 콘텐츠 시청 방식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2021년 넷플릭스는 K-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고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상륙하며, 쿠팡도 OTT 사업에 뛰어들고, 국내 OTT 사업자들은 합작 법인을 출범한다. 이제 언제, 어디서든 방송과 영화, 애니를 단일 플랫폼에서의 선택할 수 있고, 며칠에 걸쳐 시리즈를 몰아보며, 안방에서 최신 개봉작을 관람하는 OTT 서비스 시청 양식이 영상 콘텐츠 이용의 기준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아니, 이미 기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제일기획 이혜미 프로(미디어 퍼포먼스 3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