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Pandemic) 시대가 우리 삶 전반에 대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듣거나 보고 있고, 또 직접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글에서는 굳이 그런 내용을 짚어보진 않겠다.

우리는 디지털 라이프(Digital Life)를 살아가면서 여기 저기 많은 ‘흔적’을 남기며 지내고 있다. 때문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디지털 미디어 전략은 결국 우리 일상의 흔적, ‘데이터’가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물론 데이터 활용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여기 저기 흩어진 소비자들의 데이터들을 잘 줍고 분석해서 야무지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디지털 마케팅 역량이 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데이터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1st party(자사 또는 광고주 데이터), 2nd party(파트너사 데이터), 3rd party(매체, DMP 등 외부 업체 데이터)이다. 그럼 빠르게 진행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이 데이터들을 각각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 지 살펴보자.

1st party data:

우리의 데이터는 지금부터 모아야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사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은 게임, 여행, 유통업 카테고리의 마케터들에게만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생각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다가오면서 이제는 업종 구분 없이 자사 데이터 활용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특히 고관여 제품 군의 경우, 보통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체험해본 뒤에 온라인으로 구매하고는 했었다. 하지만 고관여 제품 군인 가구, 전자 업계도 흐름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케아 VR 인테리어 서비스 (출처: 이케아 공식 유튜브)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와 한샘에서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서 가구를 온라인으로 배치해볼 수 있는 체험 서비스를 런칭했고, 또 삼성전자에서는 오프라인 체험존 ‘갤럭시 스튜디오’에서만 진행되었던 제품 소개 및 설명을 위한 큐레이터들을 온라인으로 옮겨왔다. 최근 신제품 갤럭시노트20, Z폴드2 출시와 함께 카카오톡에 ‘마이 갤럭시 스튜디오’라는 채널을 새롭게 개설하여 챗봇(Chatbot)기능을 통해 비대면으로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볼 수 있는 디지털 체험존을 마련했던 것이다. 이렇듯 마케터들은 이제 소비자의 디지털 라이프 동선을 추적하고 또 그에 따른 데이터를 축적하여 새로운 언택트 마케팅에 활용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데이터 활용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지금 당장 웹사이트에 구글 태그와 페이스북, 카카오 픽셀은 기본적으로 삽입하자. 또 확보 가능한 고객 모바일 ADID가 있을지 구석구석 파악해보자.

2nd party data:

일회성 아닌 데이터 콜라보레이션 고민해봐야 할 때

수많은 회사들이 업종을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선보이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물론 이런 콜라보 마케팅이 늘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이제 더 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간, 브랜드 간 데이터 콜라보레이션(Data Collaboration)을 추진해봐야 할 것을 제안해본다. 우리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타사에서 찾을 수 있고, 타사에서 필요한 데이터가 우리에게 있다면, 우리는 상호 보완적인 관점에서 서로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교환하는 방식을 이제는 좀 더 오픈 된 시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이 매우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기업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협업하는 데 사용하는 방법은 조심스럽고, 치밀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3rd party data:

매체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야무지게 활용해보자

매체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캠페인 타겟팅 방식이다. 하지만 팬데믹 시대를 사는 우리의 생활 반경은 디지털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그로 인해 마케터들은 보다 촘촘하게 매체 데이터를 쓰길 제안한다. 구글/유튜브를 예로 들면, 특히 ‘맞춤 타겟팅’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소비자를 타겟팅하는 방식이 그 중 하나이다. 가령 재택근무 관련 앱이 설치된 타겟에게 노트북 광고를, 홈 피트니스 관련 앱이 설치된 타겟에게 TV광고를 노출시키는 등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라이프 밸류(value)를 고려해서 타겟팅 전략을 짜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다소 진부하다면, 외부 DMP(Data Management Platform) 또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활용한 타겟팅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API는 ‘날씨’, ‘지도’, ‘대중교통’ 등 데이터 플랫폼을 외부에 공개하여 다양하고 재미있는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외부 개발자나 사용자들에게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미 구글, 네이버와 같은 대표적인 디지털 매체에서는 기성화된 API들을 이용한 타겟팅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Ex. 날씨 타겟팅)

스니커즈 소셜 버즈 분석 예시 (출처: 한국 식음료 업계 마케터를 위한 YouTube 광고 솔루션 플레이북)

그리고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API를 개발해서 광고 플랫폼과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식료품 브랜드 ‘스니커즈’에서는 소셜 버즈 분석을 통해 ‘배고픔 지수’라는 고유 API를 개발하여 유튜브 캠페인에 활용한 사례 가 있다. 데이터를 수집해서 ‘배고픔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유저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어쩌면 지금까지 디지털 상에 흩뿌려진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들을 어쩌면 그저 방관하고 지켜 보고만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막연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언택트 마케팅을 앞두고 아래 세 가지는 리스트업 해보도록 하자.

첫째, 우리가 이미 확보하고, 또 확보 가능한 데이터는 무엇인지

둘째, 우리와 데이터 협업이 가능한(데이터 공유가 가능한) 브랜드는 어디가 있을지

셋째, 우리에게 꼭 맞고,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외부 데이터는 무엇일지

브랜드 내부적으로 위 데이터들에 대한 정의와 가이드를 잘 정립시키는 것이 우선 순위이고, 그런 뒤에 우리는 그 안에서 인사이트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가설들을 세워 그것들을 입증해나가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제일기획 곽철규 프로

해당 칼럼은 한국광고산업협회보 <The AD>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