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는 MZ세대가 많아지고 있다. 놀기도 좋아하고 자기 계발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 M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자기 계발과 자기 관리의 플랫폼으로 활용 중이다. 이래도 SNS가 인생의 낭비일까? 퍼거슨 감독, 의문의 1패 추가요!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연예인들의 부캐가 등장해 본캐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연예인들에게 저마다 사랑받는 부캐가 있다면 MZ세대에게는 똘똘한 SNS 계정이 있다. MZ세대는 ‘다꾸’하듯 나만의 취향, 나만의 인사이트, 나만의 디자인 감각으로 SNS 계정을 꾸미는 데 익숙하다. 특히 일상이나 공부, 운동, 덕질 등 취미나 관심사에 따라 계정을 별도로 만들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일관성 있게 운영하기도 한다.

▲ MZ세대의 SNS 계정 활용 예시. 래퍼 이영지의 본계정 @youngji_02 및팬 소통 계정 @buljumeok_jjangssae

 

때로는 잘 만든 SNS 계정 하나가 나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퍼스널 브랜딩 채널이 될 수 있다. SNS 계정을 취향이나 인사이트, 프로젝트 등을 아카이빙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나 인사이트 모음집처럼 꾸미는 것이다.

▲ 책, 콘텐츠, 인터뷰를 기록하는 생각노트 @think_note,
광고·마케팅 관련 뉴스 @marketing_note,
좋은 제품을 모아둔 계정 @_dgng_

 

전 배달의민족 마케터로 유명한 이승희 씨는 매일 일상을 기록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브런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유한다. 그간 모아온 영감과 기록을 바탕으로 최근 『기록의 쓸모』를 출간하기도 했다.

▲ 『기록의 쓸모』 저자 마케터 이승희 씨의 인스타그램 계정.
본계정 @2tnnd, 영감노트 @ins.note, used.project @used.project,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백수 듀오 @donothingclub.seoul

 

또 다른 수집광 잡지 『GQ』의 아트 디렉터 김기열 씨는 여러 가지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어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자신이 모은 물건을 사진과 글로 기록한다.

▲ 아트 디렉터 김기열 씨의 인스타그램 계정 @kimgiyeol 및 저서 『하찮은 취향』

SNS의 매체적 특성상 SNS 이용자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인상 관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자신의 페르소나를 구축할 수 있다. SNS는 여러 자아를 표현하는 창구이자 가장 ‘자기다움’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 역할을 하는 것이다. MZ세대는 잘 가꾼 SNS 계정을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최신 정보를 얻기도 하고, 한 분야를 꾸준히 디깅(Digging)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공스타그램 #열품타 #다이어트식단 #나이키러닝 #미라클모닝 #클로이팅챌린지의 공통점은? 누가 SNS에 올리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목표 달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인증샷과 함께 남기는 해시태그이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진 MZ세대는 SNS의 주요 기능인 ‘기록과 공유’를 자기 관리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부, 운동, 식단 관리, 새벽 기상, 물 마시기 등 무엇이 됐든 매일매일 잊지 않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매일 무엇인가를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MZ세대들은 SNS에서 나만의 아무 ‘목표’ 챌린지를 이어나가고 있다.

▲ #공스타그램 #다이어트식단 #러닝스타그램 검색 결과 화면

 

하루의 공부량과 공부 시간을 기록한 스터디 플래너를 #공스타그램으로 인증하기도 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타임랩스로 찍어 브이로그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학생들도 많다. 또 1년 365일 다이어트하는 프로 다이어터는 하루 세끼 식단을 찍어 #다이어트식단으로 인증하고, 유명 유튜버의 홈트레이닝 영상에 댓글로 출석 체크를 하기도 한다.

▲ #스터디윗미 #공부브이로그 #열품타1등찍기 유튜브 영상 리스트

MZ세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른 뭔가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SNS에 인증함으로써 그 과정 자체를 재미있게 즐기려고 한다. 매일매일 나만의 루틴을 실천하고 인증 콘텐츠를 업로드함으로써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을 가시화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스터디 플래너로 유명한 문구 브랜드 모트모트는 주요 소비자 Z세대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SNS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 사용자의 잘 꾸민 플래너를 리그램해 브랜드 계정에서 소개하기도 하고, 스토리를 통해 하늘 한 컷 챌린지 등 함께 수행하는 미션을 올리고, 모트트레인 등 목표 달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아울러 유튜브에서는 밤 9~12시까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ASMR을 틀어 주는 모트 독서실 라이브 방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 모트모트 공식 계정 @motemote_official, 단기 목표 달성 프로그램 @motemote_allcl,
모트모트의 온라인 스터디 그룹 @motemote_rocket

https://youtube.com/watch?v=kZ_351n2Fus

▲ 모트독서실 실시간 라이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어려워졌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크고 작은 모임들이 운영되고 있다. 문토, 독립출판서점 오키로북스, 빌라선샤인 등 오프라인 기반의 커뮤니티에서도 SNS를 중심으로 함께 취미나 목표를 공유하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도 취업 준비, 부동산 스터디, 공부방 등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을 모아 오픈 카톡 방을 열어 최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최근 카카오에서는 단기 목표를 세우고 100일간 함께 참여하는 참여형 커뮤니티 플랫폼 ‘카카오 프로젝트 100’을 베타서비스로 운영 중이다.

 

▲ 카카오 프로젝트 100

관심사가 비슷하거나 같은 목표가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활발히 맞팔하다 보면 커뮤니티에 소속된 것과 같은 연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MZ세대들은 SNS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서로를 격려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궁극적으로 각자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

어쩌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SNS에서는 이미 언택트가 진행됐을지도 모른다. MZ세대는 SNS를 통해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혼자 혹은 여럿이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나다울 수 있는 SNS 자아를 만들고 일상 속 작은 실천을 나누며 물리적으로 만나지 않고도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면서 말이다.

 

제일기획   최지은 프로(소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