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샤 피어스, 아이리스 런던(Iris London) 최고성장책임자(CGO)

광고업계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업계임에도, 성장에 대해 의외로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성장’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종종 일련의 선입견이 떠오르곤 한다. 상업적이고, 영업과 밀접하며, 숫자에 치중된 것 등이다. 전략보다 창의성이 떨어지고 크리에이티브보다 화려하지 않은 이 분야는, 에이전시 전체에 걸쳐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라 직함에 ‘성장’이 들어간 소수의 특정 그룹만이 담당하는 일로 종종 인식된다.
하지만 성장에 정말 뛰어난 에이전시에서는 이러한 인식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실, 내가 함께 일해 본 가장 뛰어난 성장 전문가들은 스스로를 성장 담당자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놓치는 기회를 포착하는 본능을 가진 전략가들이거나, 신뢰를 쌓고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아는 계정 책임자, 혹은 클라이언트의 과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가치 창출을 위해 사람, 아이디어, 기회를 연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이란 주로 판매와 관련된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만연해 있으며, 이는 업계, 특히 그 안의 여성들에게 해가 되고 있다. 나는 종종 영업과 성장 분야에서 일하면서도 여전히 ‘나답게’ 지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곤 한다. 나는 항상 같은 대답을 한다.
“아무도 당신이 장터의 상인이 되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 일은 결코 강압적인 태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솔직히 말해 ‘영업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하지만 성장이 자기 홍보나 끊임없는 네트워킹, 혹은 회의실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만 규정될 때, 그러한 고정관념에 자신을 투영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많은 유능한 인재들이 이미 이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잠재적인 경력 경로로 전혀 고려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일직선으로만 이어지지 않는 경력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내 경력은 클라이언트 리더십에서 시작됐다. 아이리스(Iris)에서 컨슈머 콜렉티브(Consumer Collective)의 MD가 되었을 때,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업무에 답답함을 느껴 직접 클라이언트를 유치하기 시작했다. 신사업 담당자가 퇴사한 후, CEO는 외부에서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고 나에게 돌아서서 “당신이 적임자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내가 계획했던 길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게 안성맞춤인 자리였다. 그 이후로 나는 신규 고객 확보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하고, 에이전시의 리브랜딩을 주도했으며, 아이리스 런던에서 ‘성장’이 의미하는 바를 새롭게 정의했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뛰어난 성장 리더십과 흔히 연관되는 자질들이 점점 더 에이전시 전반에 걸쳐 필요로 하는 자질들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공감: 사람들을 움직이는 동기를 이해하는 능력.
· 호기심: 건설적인 방식으로 사고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
· 협업: 함께 일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감성 지능.
· 상업적 통찰력: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점을 알아보는 직관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끈기.
이 모든 것은 영업 기술이 아니라, 대인 관계 및 창의적 기술이다. 소규모의 고립된 팀이 신규 사업을 주도하던 시대는 점점 과거의 일이 돼 가고 있다. 클라이언트는 에이전시가 복잡한 비즈니스 과제, 변화하는 소비자 행동, 그리고 급속히 진화하는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기를 기대한다. 어떤 단일 분야도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는 가장 강력한 성장 성과가 종종 서로 다른 관점과 전문 분야를 통합할 때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략은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한다. 크리에이티브는 그 기회가 어떻게 실현될지 구체화한다. 어카운트 팀은 클라이언트 관계의 현실을 이해한다. 전문가들은 깊이를 더하고,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선한 사고를 제시한다. 효과적인 성장은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팀 스포츠와 같다.
최상의 경우, 이는 단순히 사업을 수주하는 것보다 ‘믿음’을 구축하는 데 더 중점을 둔다. 아이디어에 대한 믿음, 파트너십에 대한 믿음, 그리고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할 때 가능한 일에 대한 믿음 말이다. 이것이 바로 성장에 있어서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다.
업계에서는 종종 대표성이라는 관점에서 다양성을 논의하며, 이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매우 실용적인 비즈니스적 측면도 존재한다. 서로 다른 경험은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이어지고, 서로 다른 관점은 기존 사고방식에 도전하며, 더 나은 사고는 거의 항상 클라이언트를 위한 더 나은 해결책으로 이어진다.
성장에 관한 논의에 기여하는 목소리의 폭을 제한하는 것은 비즈니스상 불이익이 된다. 더 폭넓은 배경, 성격, 전문 분야를 아우르는 인력을 보유한 에이전시는 다른 사람들이 간과하는 기회를 포착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에이전시는 성장을 소수의 전문가 집단만이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성장을 하나의 부서로 취급하는 것을 멈추고, 이를 역량—아니면 기술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으로 바라보기 시작해야 한다. 역할, 직급, 전문 분야에 관계없이 개발할 수 있는 역량 말이다. 에이전시 생활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파악하며,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매일 그 요소들을 실천하고 있다.
성장을 지나치게 좁게 정의함으로써, 우리는 이 분야와 업계에 막대한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들을 위축시켜 왔다. 이제 성장을 ‘사람을 이해함으로써 기회를 창출하는 기술’로 재정의할 때다. 더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것을 만드는 것이다. 소수의 책임이 아니라, 다수의 기여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업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성장 리더 중 일부가 사실 줄곧 우리 눈앞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처음부터 성장 분야에 자신이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여성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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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미국의 마케팅 전문 매체 ADVERTISING WEEK에 게재된 칼럼을 번역·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 원문 : Growth Has an Image Problem. It’s Time to Fix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