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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2.

검색 순위가 높아도 AI가 당신의 브랜드를 추천하지 않는 3가지 이유

오힘찬 테크 칼럼니스트

글로벌 보안 업체 임퍼바(Imperva)가 발표한 2025년 봇 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51%가 자동화된 봇이다. 사상 처음으로 봇이 인간의 트래픽을 넘어섰다. 또다른 보안 업체 휴먼시큐리티(Human Security)의 분석에서는 2025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AI 에이전트 트래픽이 전년 대비 144% 급증했고, 블랙프라이데이 구매 6건 중 1건이 AI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졌다. 이제 브랜드를 발견하고, 비교하고, 추천하는 주체는 사람만이 아니다.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브랜드를 탐색하고 선택지를 좁혀주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검색엔진최적화(SEO)에서 생성형엔진최적화(GEO)로

이 변화는 브랜드의 디지털 전략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브랜드가 디지털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는 방식은 검색엔진최적화(SEO)였다. 구글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면 소비자가 클릭하고 유입된다는 논리다.

그런데 AI가 검색을 대신하는 환경에서는 상위 노출이 곧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챗GPT(ChatGPT), 퍼플렉시티(Perplexity), 구글 AI 오버뷰(Google AI Overview) 같은 생성형 AI 검색은 사용자에게 링크 목록이 아니라 하나의 답변을 제공한다. 그 답변 안에 인용되지 않으면 브랜드는 소비자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즉 생성형엔진최적화라고 부른다.

구글 AI in Search (출처: Google)

SEO 위에서 피어나는 GEO: 대체 아닌 ‘확장’

그렇다면 AI는 어떤 기준으로 특정 브랜드를 인용하고 다른 브랜드는 무시하는 걸까? 프린스턴대, 조지아공대, IIT델리 공동 연구팀이 10,000개 검색 쿼리를 분석해 발표한 GEO 논문(KDD 2024)은 놀라운 사실을 보여준다. AI가 인용하는 콘텐츠의 85%는 기존 구글 검색 상위 10위 안에 들지 않는 페이지였다.

반대로 검색 1위 사이트의 AI 노출은 오히려 평균 30.3% 감소했고, 검색 5위 사이트가 출처 인용 전략을 적용했을 때 AI 노출이 115.1% 증가했다. 검색 순위와 AI 인용은 별개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것이 SEO가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챗GPT, 퍼플렉시티, 구글 AI 오버뷰를 포함한 대부분의 생성형 AI 검색은 구글과 빙(Bing)의 인덱스에서 콘텐츠를 가져온다. 사이트가 검색엔진 크롤러에 수집되지 않으면 AI에게 인용될 기회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 검색 순위는 AI 인용을 보장하지 않지만, 검색엔진에 수집되는 것은 AI 인용의 전제 조건이다. SEO와 GEO의 관계는 “대체”가 아니라 “확장”이다.

AI의 인용 기준: 소비자에게 왜 필요한가

검색 순위가 높아도 AI가 브랜드를 무시하는 첫 번째 이유는 AI의 정보 선택 기준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구글은 백링크와 도메인 권위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지만, AI는 그렇지 않다.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디지털블룸(The Digital Bloom)의 2025 AI 가시성 보고서에 따르면 AI 인용에서 가장 강한 예측 변수는 브랜드 검색량(상관계수 0.334)이며, 백링크는 약하거나 무관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AI는 링크 그래프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해당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왜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콘텐츠를 찾는다. 구체적인 통계, 독자적인 분석, 명확한 정의를 포함한 콘텐츠가 AI의 인용 대상이 된다. 프린스턴 연구에서도 출처 인용과 통계를 포함한 콘텐츠는 그렇지 않은 콘텐츠 대비 AI 노출이 최대 40% 높았다.

What Predicts Al Citations: Brand Search Volume Wins (출처: The Digital Bloom)

AI의 인용 기준: 브랜드의 말보단 제3자의 말

두 번째 이유는 AI가 브랜드의 말보다 제3자의 말을 더 신뢰한다는 점이다. SEO 에이전시 옴니시언트디지털(Omniscient Digital)이 23,000건 이상의 AI 인용을 분석한 연구(2026년 1월)에 따르면 AI가 브랜드 관련 질문에 인용하는 출처 중 언드미디어(Earned Media)가 48%로 가장 높았다. 상업 콘텐츠가 30%, 브랜드 자체 콘텐츠는 23%에 불과했다. AI는 언드미디어와 온드미디어를 브랜드 도메인 명(Domain Name), 쉽게 말해 인터넷 주소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도 도메인 네임이 다르면 AI는 언드미디어로 인식한다.

언드미디어란 뉴스 기사, 리뷰 사이트, 업계 보고서, 전문가 분석처럼 브랜드가 직접 만들지 않은 제3자 콘텐츠를 말한다. AI 입장에서 브랜드가 자기 자신에 대해 쓴 글보다 남이 써준 글이 더 신뢰할 만한 출처인 셈이다. 자사 웹사이트를 아무리 정교하게 최적화해도 그것만으로는 AI 인용의 절반도 채울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브랜드 담당자들은 난감해질 수 있다. 언드미디어는 제3자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주는 콘텐츠이니 브랜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 아닌가. 그러나 최근 데이터는 언드미디어 역시 전략적으로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콘텐츠 배포 플랫폼 스태커(Stacker)가 2026년 3월 발표한 GEO 연구는 30개 브랜드의 87개 콘텐츠를 8개 AI 플랫폼에서 분석했다.

언드미디어 채널을 통해 배포한 콘텐츠는 AI 검색 노출이 중앙값 기준 239% 상승했다. 언드미디어로 배포된 콘텐츠의 97%가 최소 1회 이상 AI에 인용됐고, 이는 자사 콘텐츠의 82%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언드미디어 버전이 브랜드 자사 웹사이트보다 5.3배 더 높은 확률로 AI의 유일한 인용 출처가 됐다.

미국 헬스케어 구인 플랫폼 비비안헬스(Vivian Health)는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실제 채용 공고를 기반으로 여행 간호사의 주간 평균 급여, 지역별 보수 차이 같은 급여 데이터 콘텐츠를 제작하고 스태커를 통해 뉴스 매체에 배포했다. 이 콘텐츠가 지역 뉴스와 의료 전문 매체에 기사로 게재되면서 “여행 간호사 급여”와 같은 간호 관련 AI 검색에서 비비안헬스가 지속적으로 인용되고 있다.

비비안헬스 (출처: vivian)

AI의 인용 기준: SEO를 포함한 구조화된 데이터

세 번째 이유는 기술적 토대 없이는 AI가 브랜드 콘텐츠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다. GEO는 SEO와 별개의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라 SEO의 연장선에 있다. 스키마 마크업(Schema Markup) 같은 구조화 데이터는 SEO와 GEO를 잇는 핵심 기술이다.

스키마 마크업이란 웹페이지의 콘텐츠에 대한 추가 정보를 검색 엔진에 제공하기 위해 HTML에 삽입하는 추가 데이터로 AI도 이 구조화된 데이터를 좋아한다. 구조화 데이터는 구글이 공식 권장하는 JSON-LD 형식으로 브랜드가 무엇이고 어떤 제품을 제공하며 어디에서 운영되는지를 명시하면 AI가 해당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할 수 있다. 전통적 검색엔진이 백링크와 HTML 구조에 의존했다면, AI 검색은 기계가 읽기 쉬운 구조화된 데이터를 우선 추출한다. SEO가 선행되지 않으면 GEO를 적용할 수 없다. 브랜드의 GEO 전략은 자사 웹사이트의 기술적 SEO 점검에서 출발해야 한다.

스키마 마크업 (출처: Google)

브랜드 GEO 전략의 핵심은 미디어 레이어

이 세 가지를 종합하면 브랜드의 GEO 전략은 세 겹의 미디어 레이어로 설계할 수 있다. 토대가 되는 것은 온드미디어(Owned Media)다. 자사 웹사이트의 기술적 SEO를 점검하고, 구조화 데이터를 정비하며, AI가 추출하기 쉬운 형태로 콘텐츠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제품 페이지를 Q&A 스타일로 바꾸거나 명확한 정의와 통계를 포함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쿠부(Kouboo)는 제품 페이지를 질문-답변 스타일로 개편한 뒤 “어디에서 가구를 살까”라는 AI 검색에서 아마존, 웨이페어 같은 대형 리테일러 옆에 나란히 언급되기 시작했다. 그 위에 놓이는 것은 페이드미디어(Paid Media)다. 광고 자체가 AI에 직접 인용되지는 않지만, 브랜드 검색량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앞서 확인한 것처럼 브랜드 검색량이 AI 인용의 가장 강한 예측 변수이므로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간접적이지만 유효한 GEO 전략이다.

가장 바깥에서 확장해야 할 영역은 언드미디어(Earned Media)다. AI가 가장 많이 인용하는 출처 유형이자 브랜드가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할 영역이다. 자사의 독자적 리서치를 뉴스 매체에 배포하거나, 임원의 전문가 코멘터리를 업계 매체에 기고하거나, 제3자 리뷰와 분석이 생산되도록 유도하는 활동이 여기에 속한다.

기술적 최적화를 넘어: AI는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정의할까?

물론 GEO는 아직 초기 단계다. 프린스턴 연구가 이 개념을 학술적으로 정립한 것이 2024년이고, 실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25년부터다. AI 검색의 인용 알고리즘은 계속 변하고 있으며,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인용 출처의 40~60%가 매달 교체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완성된 GEO 전략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SEO라는 토대 위에서 온드미디어를 정비하고, 페이드미디어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며, 언드미디어 전략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AI가 검색을 대신하는 시대에 브랜드의 디지털 생존 전략은 바뀌어야 한다. 검색 결과 1페이지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였던 시대에서 AI의 답변 안에 인용되는 것이 목표인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그 전환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적 최적화가 아니라 AI가 우리 브랜드를 어떤 브랜드로 인식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검색 순위가 아무리 높아도 AI가 이해할 수 없는 브랜드는 추천되지 않는다. 반대로 검색 순위가 낮더라도 브랜드의 가치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콘텐츠가 다양한 매체에 존재한다면 AI는 그 브랜드를 찾아내 소비자에게 알려줄 것이다.


오힘찬 테크 칼럼니스트

15년 차 테크 칼럼니스트이자 마케터. SK엔터프라이즈, LG CNS, 아웃스탠딩, 월간 IUM, 비석세스 등 기업/매체와 협업하여 약 4,000편의 기술 동향, 기업 분석, 산업 동향, 스타트업 조명 등 칼럼을 발행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실제 업무에 적용한 AI 활용 사례를 글과 책으로 펴내고 있습니다. ai100.co.kr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Cheil Magazine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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