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정원준 프로(정유나 CD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한다. 오늘의 유행이 내일이면 낡은 것이 되고, 새로운 것은 더 새로운 것에 자리를 내준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콘텐츠 속 세상은 가장 멋지고 완벽하게 다듬어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한다. 그 이면의 시간과 과정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새로운 것은 넘쳐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시대. 그런데 이 빠르고 화려한 세상 속에서, 빈폴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1 본질이라는 말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면
‘Essentialism’. 본질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며,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켜 가는 태도. 유행을 좇기보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해 온 빈폴.
에센셜리즘은 그런 빈폴이 오랫동안 지켜온 브랜드 철학이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본질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것. 에센셜리즘이라는 철학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에 대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빈폴의 에센셜리즘이 소비자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우리는 에센셜리즘을 설명하지 않고, 목격하게 하기로 했다. 빈폴의 에센셜리즘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가르치는 철학이 아니라, 소비자가 스스로 발견하고 실천하는 삶의 태도여야 했기에. 그리고, 빈폴의 브랜드 앰배서더인 김선호와 전소영을 통해 ‘배우’라는 직업에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았다.

#2 가장 빛나는 순간보다, 그 순간까지의 시간
우리가 콘텐츠를 통해 배우를 만날 땐, 아마도 가장 완벽한 모습의 그들일 것이다.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 수많은 연습 끝에 완성된 연기, 그리고 관객의 박수를 받는 무대 위의 모습. 하지만 그 화려한 순간 뒤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수많은 시간이 있다. 대본을 읽고 또 읽는 시간. 뜻대로 풀리지 않는 장면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 실수하고, 다시 시도하고, 마침내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시간. 어쩌면 배우의 진짜 이야기는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이번 캠페인의 메인 필름은 바로 그 생각에서 출발했다. 김선호와 전소영, 두 배우를 통해 우리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무대 위의 화려한 피날레가 아니었다. 오히려 관객에게 보이지 않는 무대의 앞과 뒤에 있을 날것의 자신이었다.

#3 화려한 순간을 덜어내자, 본질적인 순간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연을 열흘 앞둔 김선호는 대본과 씨름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연기를 고민한다. 공연 5일 전에는 더욱 깊이 배역에 몰입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간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5분 후, 전소영은 대기실로 돌아온다. 화려한 의상을 벗고 메이크업을 지우며, 무대 위의 인물에서 다시 꾸밈없는 자신으로 돌아간다.
흥미로운 점은 정작 이 모든 시간의 중심에 있는 ‘공연’ 자체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가장 화려하고 극적인 순간을 과감하게 생략했다. 대신 그 순간을 위해 쌓아온 시간과, 모든 것이 끝난 뒤 마주하는 본연의 모습을 집중 조명하기로 했다.
완성된 결과보다 그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보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순간에 주목한 것이다. 이것이 이번 캠페인에서 빈폴의 에센셜리즘이 표현되는 방식이었다.

#4 본질에는 정답이 없다
배우들의 이야기를 통해 에센셜리즘을 감각적으로 보여줬다면, 또 다른 온라인 콘텐츠에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본질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봤다.
작가 박천휴와 셰프 박은영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일을 하지만, 자신의 일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NOT ESSENTIAL’과 ‘ESSENTIAL’이라는 대비를 통해 풀어냈다.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덜어낼 것인지.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남길 것인지. 그 선택의 과정에서 각자의 에센셜리즘이 드러나도록 했다.
#5 덜어낼수록 선명해지는 것들
박천휴 작가는 거창하고 특별한 하루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상의 반복을 중요하게 여긴다. 스쳐 지나가는 아이디어보다 오래 품고 굴려 온 생각을 믿는다. 글을 쓸 때도 가능한 모든 것을 고치고 또 고친다. 그 과정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문장들이 있다. 그리고 그가 결국 이야기를 통해 남기고 싶은 것은 화려한 표현이나 설명이 아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이다.
박은영 셰프 역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예전에는 어려운 기술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진짜 자신의 요리를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무언가를 더하는 것보다 어디까지 덜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화려해서 기억되는 음식보다 시간이 지나도 맛으로 떠오르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이야기를 쓰고, 한 사람은 요리를 만든다. 하는 일도,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그래서, 중요한 건 뭘까?”

#6 본질을 이야기하는 광고의 본질
이번 캠페인의 제작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준은 같았다. 우리가 보여주려는 것은 인물의 화려함이나 영상 기술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이를 위해 메인 필름에서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감정에 집중했다. 여기에 일부 시각적 장치를 더해 배우의 몰입과 내면의 변화를 표현했다.
CG를 활용한 장면에서도 기술적인 화려함보다, 이야기를 의미 있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선을 빼앗는 장면보다 시선을 머물게 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돌이켜 보면 캠페인을 만드는 과정 역시 에센셜리즘에 관한 고민의 연속이었다.
무엇을 더 보여줄 것인가보다 무엇을 보여주지 않을 것인가. 어떻게 더 화려하게 표현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이야기를 더 선명하게 전할 것인가. 본질을 이야기하기 위해, 우리 역시 본질에 집중해야 했다.

#7 Into your essentials, 당신의 본질 속으로
이번 캠페인은 빈폴이 오랫동안 지켜온 에센셜리즘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도였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이야기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저마다의 삶에서 그 가치를 찾아가는 순간에 주목한 것이다.
화려한 결과보다 그 뒤에 쌓여온 시간.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보다 스스로에게 충실한 순간. 더 많은 것을 갖기보다 정말 중요한 것을 남기는 선택. 그 안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하나였다. 본질은 특별한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지켜가는 모든 순간에 있다는 것.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빈폴이 변함없이 이야기하고 싶은 가치 역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하지만, 세상은 점점 더 빠르고 번지르르해진다. 어쩌면 그래서일까, 변하지 않는 가치들이 더 소중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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