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원문재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쳤다’는 묘한 말이다.
좋은 뜻은 아닌데, 좋은 걸 보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연기가 미쳤고,
반전이 미쳤고,
한 편만 보려다 밤을 새우는 것도 미쳤다.
넷플릭스 10주년 캠페인 피티를 마치고, 클라이언트가 가장 처음 한 말도,
“제일기획 미쳤다!”였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런칭한 지 벌써 10년.
‘미쳤다’는 어쩌면 그동안 우리가 가장 많이 건넨 감탄사 아니었을까.
미쳤넷!
이 한마디에서 넷플릭스 10주년 캠페인은 시작됐다.

10주년의 주인공
10주년 광고는 자칫 자기 자랑이 된다.
우리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었고,
얼마나 사랑받았고,
어떤 기록을 세웠는지.
하지만 넷플릭스와 대한민국의 관계는 그렇게 일방적이지 않다.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가 글로벌 1위에 오르고,
갓과 까치와 호랑이를 지구 반대편 꼬마가 좋아한다.
넷플릭스에게 한국은 특별하다.
이야기와 캐릭터가 쌓였고, 그만큼 팬덤도 깊은 곳이니까.

정주행에 밤을 꼴딱 새우고,
과몰입하고, 울고 웃고,
가방에 <오징어 게임> 키링을 달고,
<케데헌> 더피 케이크를 기꺼이 사는 사람들.
그러니, 10주년에 한쪽만 박수받을 이유는 없다.
우리가 넷플릭스에게,
넷플릭스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서로를 향해 한마디씩 샤라웃하기로 했다.
“미쳤네.”
“미쳤다.”
“미쳤넷.”
그렇게 10주년 영상은
서로가 서로를 향한 찬사가 됐다.

넷플릭스와 한국을 섞기
가장 한국적인 넷플릭스는 어떤 모습일까.
넷플릭스 코리아의 10주년을
한 장의 그림으로 만든다면 무엇이어야 할까.
우리는 10년간 대한민국이 만든 대표 콘텐츠와 캐릭터를 골라
가장 한국적인 십장생도 안에 한 땀 한 땀 그려 넣었다.
‘10’주년이어서 ‘십’장생이기도 하지만,
10주년을 넘어 오래오래 장수하라는 뜻도 보탰다.
참고로 작업 막판에 ‘참교육’이 갑자기 훅 뜨는 바람에
나화진 감독관도 부랴부랴 합류했다는 비하인드.
또 하나는 넷플릭스의 상징인 스트림라인이었다.
감히 손대기 어려워 보였던 넷플릭스의 글로벌 자산에
한복의 패턴과 전통 문양을 입혔다.
넷플릭스의 상징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배려해준 클라이언트에게 감사할 일이다.
영상 마지막을 보면 익숙한 N 로고인데,
자세히 보면 한국이 보인다.
그래서 유독 이 SNS 댓글이 기억난다.
“마지막 N로고 미쳤네!”

파티 말고, 잔치
10주년 캠페인의 마지막은 오프라인 행사다.
이걸 뭐라고 부를까.
이벤트?
파티?
페스티벌?
한국 사람에게 조금 더 어울리는 말이 있지 않을까.
10년 동안 넷플릭스를 사랑해준 한국 사람들에게
이번에는 넷플릭스가 한턱내는 자리 아닌가.
그래서 “넷플잔치”.
넷플릭스답게 놀고,
한국답게 신명 나게.
오징어게임 핑크가드가 꽹과리를 치고,
좀비와 더피가 풍악대가 되어 잔치를 알리기로 했다.

마침내 10월 마지막 주.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넷플릭스 코리아 10주년 캠페인의 대미를 장식할 넷플잔치가 열린다.
무료 예매분은 벌써 매진.
못 가는 사람은 조금 아쉽겠지만,
마음만은 잔칫상 앞에 한 자리 내어 두기로.
자, 모두 풍악을 울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