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김철빈 프로 (비즈니스 14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의 일부다. 새로운 만남이 설레는 이유는 그 대상과의 함께할 앞으로의 날들이 상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상의 즐거움은 비단 사람과의 만남뿐만이 아니다. 점심시간에 택배기사님의 문자를 받으면 그날따라 근무 시간이 유달리 길게 느끼는 것, 인플루언서들의 언박싱 콘텐츠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는 것 모두 새로운 제품과 함께 달라질 나의 라이프를 상상하는 즐거움 덕분이다.

2023 삼성전자 세일 페스타 광고는 이렇게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축제를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을 보여준다. 배송 박스를 닮은 네모난 창을 통해 소비자들의 삶을 관찰하며, 제품 구입 행위 자체가 주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할인율? 사은품? 혜택 자랑을 숨겨 공감에 집중하다

축제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 2023 삼세페 광고는 행사에 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세일 행사하면 떠오르는 가장 흔한 ‘%’ 기호도, 숫자도 찾아볼 수 없다. 연초 여러 브랜드가 저마다의 할인율과 사은품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탓에 시청자는 피로함을 느끼기 일쑤다. 그리고 그 피로도는 고스란히 혜택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이번 캠페인은 혜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넣지 않는 대신에 “바라던 제품을 혜택을 받고 구입하는 즐거움” 자체에만 집중해 시청자의 피로도를 피하고자 했다.

물론, 불친절한 행사가 되는 걸 피하고자 캠페인 초기 SNS로 주요 품목을 알리는 ‘위시리스트 이벤트’를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아파트 엘리베이터, 코엑스,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연초 유동 인구가 많은 옥외광고물을 통해 주요 혜택과 주력 상품들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숨은 디테일에 반하다, 흑묘의 해를 알리는 검은 토끼

삼세페의 광고 안에는 곱씹어 보게 되는 디테일도 숨어 있다. 3대 가족이 새로운 냉장고와 함께 가족사진을 준비하는 장면에서는 막내아들의 친구인 토끼들을 볼 수 있다. 하얀 토끼는 마치 스스로가 주인공이라도 된 듯 냉장고 앞으로 폴짝 뛰어오며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2023년을 상징하는 까만 토끼가 그 옆에서 함께 막내아들과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

갤럭시 북과 플립을 장바구니에 넣은 채로 5개월을 꼬박 기다리느라 지친 남자는 뒤에 걸린 달력의 날짜가 넘어가면서 어느새 턱수염이 자라난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소비자는 디테일에서 진심을 느낀다고 한다. 독특하고 다양한 미장센 속에서 재치 있는 디테일을 찾아보며 색다른 재미와 함께 캠페인을 대하는 브랜드의 진심마저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거 음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짜”

세일 행사를 홍보하면서도 혜택을 숨긴 세련미, 독특한 느낌의 장면에 흥겨운 BGM이 더해져 2023 삼세페 캠페인은 큰 사랑을 받았다. 유튜브 조회수 379만회와 377개의 댓글을 기록했고, 특히 이번 캠페인을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BGM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며 음원으로 만들어 달라는 많은 댓글에, ‘1시간 반복 재생’, ‘기타 연주 커버 영상’ 등 유저들이 스스로 만든 파생 콘텐츠까지 만들어졌다. 이 모든 관심은 삼세페 할인 품목의 완판 행진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연중 최대의 할인행사인 “삼성전자 세일 페스타”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된다. 다양한 혜택에 맞는 다채로운 캠페인으로 매년 이맘때면,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함께 구매의 즐거움이 함께 오는 “어마어마한”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는 삼세페가 되기를 기대한다.

제일기획 김철빈 프로 (비즈니스 14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