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최지은 프로 (소셜팀)

가치 소비, 윤리적 소비, 가심비, 착한 소비 등. 워딩은 달라졌지만,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할 때 이를 생산한 기업이 환경, 사회, 윤리적인 기준에 충족하는지, 가치관과 신념에 부합하는지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사회를 가꾸며 범지구적으로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길 원한다. 이에 따라 기업의 ESG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기업과 브랜드가 이러한 삶의 방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요구한다. ESG는 기업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Environment),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Social), 법과 윤리를 준수하고 투명하게 실행하는지(Governance) 등을 고려해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자는 의미다.

SNS로 누구나 특정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시대다. 다수의 기업이 이에 주목하며 SNS를 통해 ESG 활동을 전개한다. 어느 때보다 ESG에 진심이다. 동물 보호, 공정거래, 사회적 약자 보호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있지만 환경이 가장 활발히 논의되며 관련 콘텐츠가 다수 확산된다. 개개인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고 익숙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쉽고 재미있는 스내커블한 콘텐츠가 주로 소비되는 SNS에서 비교적 크고 무거운 주제인 사회적 문제(Social)나 투명 경영(Governance)에 대해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 환경을 주제로 기업과 브랜드가 SNS에서 어떤 ESG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Every day is a special day!

브랜드는 SNS에서 일상적인 단어, 소비자의 언어를 활용해 환경이나 사회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다. 환경이나 사회 이슈에 관해 주로 활용되는 유명한 해시태그를 ESG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 #환경지킴이, #플로깅, #쓰줍, #비건, #비거니즘, #1일1버리기 등이다. 환경 보호나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특정 해시태그를 지속해서 공유하며 함께 연대한다. 브랜드도 같은 해시태그를 이용함으로써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일원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세계 여성의 날, 어린이의 날, 지구의 날, 환경의 날 등 특정 기념일에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동참하기도 한다.

지구에 진심인 브랜드들

톤28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https://www.instagram.com/p/CcoxMHqvDTD/ )

구체적인 예시를 더 살펴보자. 비건 화장품 브랜드 톤28(@toun28_official)은 지구의 날 당일, 지구의 휴식을 위해 240분간 판매를 잠시 중단하고 그 주에 전 제품을 22%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코리아 SNS 채널은 삼성전자의 친환경 제품과 환경을 위한 활동을 소개하며, 나만의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삼성 코리아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https://www.instagram.com/p/CcozbbrrpBY/ )

카카오페이는 환경의 날을 맞아 ESG 소셜 릴레이를 진행했다. 환경의 날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카카오페이 친환경 금융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나의 의미 있는 행동’을 주제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환경의 날을 알렸다.

카카오페이 인스타그램 캡처 (https://www.instagram.com/p/CeYznTMvg9f/ )

게이미피케이션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더해 ESG 캠페인을 전개하는 사례도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속 게임이나 SNS에서 꾸준히 인기가 많은 성향 테스트, 레이블링 게임(Labeling Game)을 활용하는 등 소비자에게 익숙한 캠페인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공유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다.

두나무는 산림청과 함께 ‘세컨포레스트와 함께하는 내 나무 갖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진행된 이 캠페인은 가상의 숲 ‘세컨포레스트’에 입장해 나무 심기에 필요한 아이템을 수집하고 가상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 경북 산불 피해 지역에 실제 나무 두 그루가 식수 된다.

세컨포레스 인스타그램 캡처 (https://www.instagram.com/2ndforest_official/)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 한성자동차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MZ 세대의 목소리를 담은 ESG 캠페인 ‘드림 그린 타운(DREAM GREEN TOWN)’을 진행했다. 환경에 관한 다양한 질문에 답해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캐릭터를 찾고 캐릭터 성향에 맞는 다양한 환경 보호 방법을 제안한다.

그린 드림 타운 사이트 캡처 (https://town.dream-gream.co.kr/)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

소비자가 장기적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기도 한다. 주로 비건 뷰티 브랜드가 플로깅, 폐용기 수거 등 실생활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 보호 활동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톤28은 2020년부터 톤28 크루를 모집해 플로깅 키트 제공 등 톤28 무브먼트 활동을 전개한다. 참여자들이 개인 SNS에 활동을 인증하면 기부금을 적립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기부하는 캠페인을 해오고 있다. 공식 계정과 별개로 ‘톤28 지구특공대’ 계정에 톤28 지구특공대 크루들의 활동을 기록한다.

톤28 무브먼트 계정 캡처 (https://www.instagram.com/toun28_movement/)

아로마티카는 공식 계정과 별개로 플라스틱 자원 순환 캠페인을 전개하며 @Join.thecircle 계정을 운영한다. 이 계정은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자원 순환 시스템을 알리며 캠페인에 동참하도록 제안한다. 캠페인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플라스틱 공병과 투명 페트병을 깨끗하게 세척해 라벨과 뚜껑을 제거해 수거 거점에 방문하면 된다. 아로마티카의 제로 스테이션 외에도 수도권의 제로 웨이스트 샵과 협업하며 플라스틱 수거함을 확대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제로 스테이션 체험 프로그램 등 관련 활동을 알린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수단이다. 브랜드 활동에 동참하도록 제안하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더욱 결속력 있는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다.

아로마티카 조인더서클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https://www.instagram.com/join.thecircle/ )

큰 규모의 캠페인 대신 비교적 쉽게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방법도 있다. 배리어프리, 유니버설 디자인, 차별 언어 대신 다른 표현 사용하기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을 배려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다.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모든 접점에서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브랜드의 ESG 활동을 좀 더 진정성 있게 전할 수 있을 것이다.

SNS의 대표적인 속성은 사용자들이 지속해서 SNS를 사용할수록 결속력을 만들어 강력한 커뮤니티로 발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플랫폼과 커뮤니티라도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하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속성을 활용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자. 더 나은 반려 지구를 가꾸는 노력을 지속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