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김희연 프로 (The SOUTH 4팀)

퇴근길, 유튜브로 좋아하던 콘텐츠를 본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는 당신이지만, 웬걸? 어김없이 협찬 광고를 보게 된다. 핸드폰을 내려놓아도 버스 창가에 랩핑 광고가 붙어있다. 당신이 눈을 뜨고 숨 쉬는 모든 곳에서 광고가 보인다. TV, 핸드폰, 길 걷다 보이는 전광판, 매일 타는 택시까지 모든 곳에 광고가 있는 세상이다. 2023년 제일기획이 발표한 광고 연감에 따르면, 광고시장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의 홍수 속 기업들이 자신들의 광고를 눈에 띄게 할 수 있도록 ‘돌출도(눈에 돋보이는 정도)’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돌출도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전략은 단연 ‘빅모델 전략’이다. 팬덤이 강한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돌출도를 확보하고, 팬덤의 충성도를 브랜드로 옮겨오려는 각양각색의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브랜드와 모델을 연결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모델이 맡고 있는 브랜드가 많을수록 중요한 것은 계획된 ‘디테일’이다. 소재와 이벤트 하나하나에서 최대한 많은 팬에게 놀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캠페인을 접하게 해 다른 어떤 브랜드도 아닌 우리 브랜드로 팬심을 표출하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팬들의,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캠페인

정관장은 이번 가정의 달 ‘매일의 힘’ 캠페인을 통해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했다. 그리고 새로운 팬덤의 화력을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전방위적인 IMC 캠페인을 전개했다. 우선 TVC를 통해 숨은 장치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광고는 임영웅의 하루를 그린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식사를 하고 공연을 모니터링한다. 정관장 제품을 마시며 고민을 이야기하고, 축구 연습을 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영상 중간에 삽입된 달력 씬에서는 날짜가 계속 지워지고, 24일까지 체크된 후 멈춘다. 이어 콘서트 공연 장면이 나오며 정관장이 매일의 힘을 준다는 메시지와 함께 광고는 마무리된다.

임영웅의 하루는 팬들이면 알아볼 만한 요소로 가득하다. 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임영웅이 드리블을 연습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블록 조립을 좋아하는 임영웅의 취미를 아는 사람들은 소품 중에서 블록 조립 자동차도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캘린더가 지워지는 메타포 또한 재미의 요소이다. 24일까지 체크된 날짜는 25일~26일 이뤄진 상암 콘서트를 준비하는 것을 암시하는 요소이다. 실제 팬들은 해당 요소들을 발견하고 SNS에 공유하며 광고를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외된 자를 없앤 프로모션 이벤트

더불어 TV 광고 집행 기간에 맞추어 굿즈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굿즈 프로모션 이벤트의 디테일은 ‘구매 금액 제한 조건’이 없는 것이었다. 가정의 달에 맞추어 정관장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임영웅 포토 카드와 포스터를 증정했다. 가정의 달에 맞춰 부모님 선물을 고민하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정관장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구매 금액 제한 조건이 없다는 사실은 ‘팬들을 위한다’는 긍정적인 오가닉 바이럴이 되어 커뮤니티 등에 퍼져나갔다. 가정의 달 캠페인은 그 외에도 서울 전역 옥외, 인천공항, 디지털, 라디오, 오프라인 이벤트 등 전방위적으로 전개되며, 팬들이 언제 어디서나 광고를 만날 수 있도록 하였다.

진심은 광고주와 팬을 춤추게 한다

지속되는 불황과 선물의 대체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선물 대표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가정의 달이 설날과 멀지 않은 상황에선 특히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팬들에 대한 진심에서 나온 디테일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광고는 열흘 만에 1000만 뷰를 기록하였으며, 정관장 공식 온라인몰 ‘정몰’에서도 2040 구매 고객이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5060 세대 구매 고객 역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수많은 빅모델 광고가 쏟아져 나오는 오늘날, 우리 브랜드의 광고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수많은 디테일이 필요하다. 그러한 디테일을 삽입하는 것은 사실 매우 까다로운 과정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디테일들은 결국 광고를 일방향적인 스팸 메시지가 아닌 찾아보고 싶은 콘텐츠로 만들고, 자연스럽게 팬들이 우리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 것이다.

제일기획 김희연 프로 (The SOUTH 4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