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콘텐츠비즈니스5팀 김진만 프로
퇴근 후 드디어 찾아온 여가 시간, 핸드폰과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고민에 빠진다. “유튜브 영상을 좀 볼까? 아니다. 놓친 웹툰 봐야겠다. 아니야. OTT에서 내가 보던 드라마 시즌2 나왔다고 했어.” 우리는 콘텐츠 빅뱅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보고 즐길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심심할 틈이 없다. 당장의 즐길 거리가 이렇게 많은 시대에 억지로 봐야 하는 노잼 광고는 통하지 않는다. 브랜드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고, 그 해답은 스토리였다. 웹툰 혹은 예능이 그렇듯 스토리에 기반한 브랜디드 콘텐츠가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브랜드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 광고 문법에서 벗어나 흥미로운 스토리에 브랜드를 살포시 녹인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지만, 극소수의 콘텐츠만 살아남는 현시점에서 ‘어떤 콘텐츠가 흥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의 경험담을 풀어놓으려 한다.
익숙한 이야기의 변주로 새로운 재미를 만들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청자 우위의 시장에서 브랜드를 비롯한 콘텐츠 공급자들은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새로운 이야기와 형식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 생각해 보면 익숙한 이야기의 변주, 영화와 드라마라는 전통적인 포맷을 차용한 콘텐츠가 강력한 흡인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연말 제작한 맘스터치 브랜디드 콘텐츠 역시 이런 발상의 전환으로 기획했고 나름의 성과를 거둔 사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음식에 엄마의 정성을 담는다’는 맘스터치의 브랜드 메시지를 강렬하고 색다르게 전달하기 위해 우리가 떠올린 아이디어는 치킨을 둘러싼 ‘막장드라마’였다.
(출처: 맘스터치 공식 유튜브 채널)
펜트하우스가 떠오르는 화려한 분위기의 막장드라마 세계관 속에서 송중기, 박호산, 정웅인, 유재명, 장영남, 염혜란 등 연기력이 검증된 명배우들이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치니 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말 그대로 ‘순삭’되는 재미와 볼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출생의 비밀, 기업 내부의 암투 등 막장드라마 속 익숙한 설정을 살짝 비틀었고, 여기에 미술과 촬영에 공을 들여 영화급 퀄리티의 결과를 뽑아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들어주세요’ 광고인데도 너무 재밌어, 광고가 아닌 ‘콘텐츠’로 인정하는 댓글들이 달리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진정성과 꾸준함으로 콘텐츠를 완성하다
학창 시절에는 재미있는 친구들이 반 아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 곁에 남아있는 친구들을 살펴보면 여러 성향의 친구들 중 결국 곁에 남는 건 진정성을 가지고 나를 대하는 친구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고객과 진정성 있게, 지속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브랜드가 결국은 우리의 마음과 지갑을 열게 만든다. 이런 진정성을 콘텐츠에 담기 위해 많은 브랜드가 노력 중이며, 그중 삼성전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출처: 두개의 빛_릴루미노)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한지민, 박형식이 출연한 <릴루미노>, 베종 감독이 연출한 <별리섬>, 엑소 수호와 신하균이 출연한 <선물> 등 삼성전자가 제작한 브랜디드 시네마들은 삼성의 사회 공헌 활동을 소재로 재미와 진정성을 담으려고 노력했고,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브랜드의 사회 공헌 활동을 과대 포장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발신해온 뚝심이 브랜디드 콘텐츠의 명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_맛있으면 AI 편)
AI로 사람의 손맛을 구현한다는 독특한 컨셉의 ‘맛있으면 AI’ 역시,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을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 AI 연구원들이 맛집을 돌아다니며 레시피를 모으고, 궁극의 맛은 추억의 맛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스토리가 결국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_맛있으면 AI 편)
재밌는 드라마는 저마다의 다른 재미로 우리 눈길을 끈다. 어떤 드라마는 신기한 설정으로 눈길을 끌고, 또 다른 드라마는 절절한 공감을 끌어내기도 한다. 흥하는 브랜디드 콘텐츠에도 정해진 공식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은 브랜디드 콘텐츠의 출발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재미와 진정성, 꾸준함이라는 뻔하지만 중요한 키워드를 잊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제일기획 콘텐츠비즈니스5팀 김진만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