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비즈니스 8팀 공태근 프로
“도대체 갤럭시다운 게 뭔데?”
갤럭시 S22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오래된 청춘 드라마의 클리셰 같은 대사를 되뇌었다. 이 판의 선수들은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었고, 오랫동안 페이스메이커처럼 함께해왔던 동료는 레이스 도중 경기를 포기했다. 거기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전례 없이 무섭게 질주하는 중. 지금의 갤럭시가 어찌 경쟁 상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경쟁자와 다름은 물론 갤럭시만의 존재감을 만들어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진정한 리얼리티
갤럭시는 항상 팬을 활용한 마케팅에 진심이었다. 팬들의 스토리를 활용한 광고, 직접 응모하고 참여하는 이벤트, 함께 즐기는 파티까지. 팬들과 소통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실제 갤럭시 사용자들의 리얼한 목소리가 그 어떤 광고보다 설득력이 있을 거라는 계산도 있었다.
우리는 이렇듯 팬을 활용한 진정성의 확보가 갤럭시다움의 핵심이라고 보고 이번 캠페인에서 그 진정성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자 했다. 그동안 우리가 팬들의 콘텐츠를 빌려왔다면 이번엔 팬들이 직접 그 콘텐츠를 만들어보게 하자. 그렇게 탄생한 이번 광고의 핵심 컨셉이 ‘셀프 커머셜’이다. 말 그대로 실제 갤럭시 소비자에게 제품을 쥐여 주고, 찍게 하고, 광고 촬영에 관여하게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셀프 브이로그, 예능 속 관찰 카메라, 친구가 찍어주는 인터뷰 영상처럼 다양한 재질의 장면이 한데 어우러지며 전에 없던 리얼리티가 광고 영상에 담겼다.
새로운 선망성
‘셀프커머셜’을 메인 컨셉으로 내세웠을 때 가장 우려한 것은 자칫 너무 리얼한 광고가 선망성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어 흔한 제품으로 보이지만 사실 한 대에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 광고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갖고 싶다’는 마음을 자극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번 캠페인에서 보여주는 선망성은 기존 광고들과는 조금 다르기를 바랐다. 세련된 모델들이 보여주는 공허하고 공감하기 어려운 저세상 멋짐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사용하고 싶은 실용적인 힙을 보여주는 것. 늦은 밤 퇴근하는 무대 아트디렉터가 마지막 20대의 밤을 기록하는 이야기, 시간이 늘 부족한 직장인이 다양한 부캐 활동을 섭렵해가는 이야기 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 작지만 무언가를 성취하는 과정을 조명함으로써 ‘갖고 싶다’를 넘어 ‘나도 저렇게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만들고자 했다. 굳이 표현하자면 ‘리얼한 선망성’이라고 하겠다.
쭉 이어 활짝 갤럭시
이번 캠페인에 대한 소비자의 많은 반응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이것이다.
‘갤럭시 하면 떠오를 만한 스타일의 광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에 주목하는 광고를 하나의 스타일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한 평가지만 사실 광고에서 스타일을 만든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다.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같은 방향성을 오래도록 유지해야 하고 많은 사람이 그것이 옳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야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욕심은 난다. 이번 갤럭시 S22 캠페인이 보여준 새로운 진정성과 선망성은 갤럭시만의 장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같은 것을 ‘쭉 이어’ 계속하다 보면 결국 가장 갤럭시다운 것이 되어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이 길이 맞는다는 확신을 얻기 위한 더 많은 응원이 필요하므로 염치없는 부탁과 함께 이 글을 마친다. 여러분, 갤럭시에 항상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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