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최원기 프로 (비즈니스2팀)
“그래서 왜 갤럭시를 써야 좋아요?”
“…..”
이 질문에 대답을 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글로벌 마케팅 담당 AE가 있었다. 매년, 매 분기 출시되는 새로운 갤럭시 제품들을 숱하게 봐 왔던 나였지만, ‘그래서, 왜 갤럭신데?’라는 질문엔 뭐라 명쾌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아니, 5년도 넘게 담당했으면 뭐라도 하나 바로 튀어나와야 하는 것 아냐?
이 와중에 위에 대한 질문을 회개하듯이 생각해 보란 듯, 아주 시기적절하게, 광고주가 나에게 숙제를 던져 주었다. 질문은 똑같았고, 답은 영상 네 편으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것도 아주 간결하고 깔끔하게. 답을 제대로 못 내오면 다른 에이전시의 다른 AE에게 질문하겠다고 한다. 아주 제대로 챌린지를 받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도대체 왜, 갤럭시여야 하는 걸까?’ 제작팀, 광고주와의 수많은 고민 끝에 결론지은 갤럭시만의 4가지 장점들을 소개해 본다.
WHY 1. Customization
삼성에서 야심 차게 선보이고 있는 One UI라고 들어본 적 있는가? 나만의 입맛대로, 기분대로 휴대폰 안의 UI를 변경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원하는 무드를 만들어 내고, 감정을 표현하듯이 월페이퍼와 잠금 화면의 주요 색상을 추출해서 자신만의 UI 컬러를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다. Galaxy Themes를 활용하여 나만의 앱 아이콘을 디자인할 수도 있으며, 그 디자인은 전 세계 어느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도 있게 업로드도 가능하다. 즉,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자랑까지 가능한 것이다.
WHY 2. Partnership
언팩 행사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매번 삼성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세계 톱클래스 IT 기업들의 C-level 담당자들을 섭외하여 전자와의 끈끈한 유기체임을 자랑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세계 IT 기업들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게 왜 우리에게 좋냐고? 피부에 와닿는 이점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가 삼성 모바일 제품에만 고화질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Link to Windows 기능으로 PC와의 자동 연결 기능을 제공하거나, 혹은 유튜브를 삼성 폴더블 제품에서만 ‘플렉스 모드’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점 등은 타사 제품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WHY 3. Multi-Tasking Window
갤럭시 폴드 & 플립 제품이 출시된 이후로 삼성전자 휴대폰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했다. 화면이 더 넓게 펴지는 갤럭시 폴드의 경우 멀티태스킹의 범위가 더 확대되었는데, 기존 좁은 화면에서 2개까지만 열릴 수 있었던 창은, 이제 큰 화면으로 3개까지 열리게 되어, 동시에 3가지의 일을 처리해 낼 수 있게 되었다. 유튜브를 보며, 메신저를 하고, 동시에 인터넷 쇼핑까지 한 화면에서 해결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정도 멀티태스킹은 가능해야 진정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아닐까?
WHY 4. Samsung Members and Tips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궁금했던 점들이 생기면 검색도 해보고 지인에게 물어볼 수도 있지만, 진정한 삼성 유저라면 ‘삼성 멤버스’ 와 ‘팁’은 알아야겠다. 삼성 유저들만의 인사이트와 노하우들이 집결되어 있는 삼성 멤버스의 경우, 도움이 필요할 때 24시간 운영되는 Q&A 섹션을 활용하여 고수들로부터 해결책을 전수받는 삼성만의 컨시어지 서비스라고 보면 되겠다. 질문 등록을 하면 대부분 1시간 내에 전 세계 누군가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든든하지 않은가?
팁의 경우, 어느 삼성 모바일 제품을 사게 되어도 확인할 수 있는 숨어있는 앱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휴대폰 내 앱 검색 창에서 ‘팁’이라고 검색하면 전구 모양의 아이콘이 하나 찾아지는데, 그 안에는 온갖 새로운 기능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이 나와있으니 확인해 보면 좋겠다.
그럼,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 걸까?
‘다른 회사 제품보다 우리 제품이 더 우월해’ 방식의 광고는 자칫 네거티브한 시선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만의 고유한 기능들과 엣지들을 있는 그대로 드라이하게 내보내는 것도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마트하고 심플하면서 위트 있고 엣지 있게 우리 것을 돋보이게 할까?
화면분할
‘갤럭시와 함께하는 세상 (위)’, ‘아닌 세상(아래)’을 화면 분할을 통하여 극명하게 대비 시키는 방법으로 아래 세상에서 타사 제품을 사용하며 분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그에 비해 위에 세상에서는 갤럭시와 함께 여러 새로운 기능들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즐기는 모습을 그리기로 했다. 자칫 시선이 분산되어 영상에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음으로, 위 세상에 집중이 잘 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아래 세상의 움직임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개했다.
은유법
광고주와 격한 공감을 했던 표현법으로, 타사 제품 보다 우리가 우월하다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면 자칫 오만해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선택한 기법이다. 어차피 자세한 기능 설명은 다른 영상들에서도 충분히 해주고 있는 상황이기에, 우리가 만들 영상들에서는 자세히 표현하지 말고 상징적으로만 간결하게 보여주면 되겠다고 결정 내렸다. 물론, 그 표현 방법은 세련되고 재밌어야 하겠다는 광고주의 피드백은 우리를 고뇌에 빠지게 했지만, 늘 장황하고 디테일하게 제품 기능을 소개해야 했던 본업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은유법의 접근은 새롭고도 신선했다.
그래서, 어쨌거나 갤럭시!
2달간의 아이디어 싸움과 광고주와의 타협, 그리고 촬영까지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의뢰받은 영상 4개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심플하면서 세련됐고, 위트 있으면서 엣지 있었다. 광고주 내부적으로는 제일기획이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아주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고 필수 콘텐츠로 선정되어 광고비 지원까지 받았다고 한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조회 수가 각 편당 1,000만 뷰 이상을 기록했으며, 삼성에서 보지 못했던 광고였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왜 갤럭시여야 하는지에 답을 시원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광고주의 신뢰까지 얻었으니 이야말로 일석이조 프로젝트 아니었나 싶다. 이를 기반으로 제일기획의 Why Galaxy 캠페인은 2022년을 정조준하고 있다.
제일기획 최원기 프로 (비즈니스 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