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 열리네.” “야, 안 되겠다. 힌트 쓰자!”

한때 친구들끼리 머리를 굴리며 즐기던 방탈출 카페. 조금만 인기 있는 카페들은 주말이면 예약이 꽉 차던 인기 스팟이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발만 동동 구르는 요즘이다. 가끔 나들이도 해보지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다. 결국 침대에서 뒹굴대며 시간 때울 겸 SNS를 켜고 마는데, “어라 이게 뭐지? SNS 속에 방탈출 카페가 있네?” 집콕으로 갑갑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화려한 3D가 아닌 2D 베이스로도 충분하다. SNS 기능만을 활용해 꼼꼼한 연출력으로 빚어낸 ‘비대면 방탈출 캠페인’ 2개를 소개한다.

#G9_인스타방탈출게임

첫번째 주인공은 이베이코리아 쇼핑 사이트 G9의 ‘지구여행자, 밀리어네어X의 방’ 캠페인. 유저들은 괴짜 백만장자 X가 숨겨둔 황금열쇠를 찾아 홍콩부터 프랑스 파리까지 지구 곳곳을 누비며 단서를 찾는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은 매혹적이고, 미스터리 영상은 흥미진진하다. 이 흥미진진한 캠페인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기능을 오직 ‘인스타그램으로만’ 구현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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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 앞엔 호텔, 카지노, 이국의 골목길처럼 꾸며진 인스타그램 피드가 펼쳐진다. 그리고 개별 게시물은 밀어보기 사진과 영상 게시물을 통해 유저의 행동에 반응한다. 인스타그램 태그 기능을 활용해 힌트를 찾을 수 있고, 다른 계정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동한 계정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이야기에 빠져든 유저들이 마침내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 황금 열쇠 3개를 찾으면 방탈출에 성공한다. 인스타그램이 방탈출 게임에 최적화되어 있던 플랫폼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인스타그램의 기능을 잘 활용했다.

(출처: G9 공식 인스타 그램)

G9는 지금까지 총 두 번의 방탈출 게임을 진행했다. 작년 11월에 진행한 시즌 1의 경우엔 총참여자 수가 7만여명이 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풍성한 이벤트 혜택 때문일 수도 있지만 소재의 참신함과 더불어 인스타그램 계정만 있다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해당 이벤트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두 번째 방탈출 게임 이벤트는 첫 이벤트 때보단 스케일을 더 키워 배우 오정세까지 출연했다.

#이케아_AR 방탈출게임

사람들의 ‘집콕’ 상황을 마케팅에 활용한 건 G9뿐만 아니다. 이케아 역시 AR를 활용한 방탈출 게임을 기획했다. 가구는 정말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봐야 한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의 매장 방문율이 줄어들자 이케아는 사람들이 집에서 시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출처: 이케아 공식 홈페이지)

이케아는 스냅챗이라는 어플로 참여할 수 있는 ‘Escape the Clutter’라는 AR 방탈출 게임을 만들어내는데, 사람들은 AR 필터를 통해 가상의 방을 원하는 곳에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게임의 특이한 점은 힌트를 찾아서 방을 탈출하는 일반적인 방탈출 게임 형식이 아니라 특정 가구들을 방의 올바른 위치에 위치시켜서 탈출하는 방식이다. 게임 ‘심즈(The Sims)’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가구 배치 게임에 미스터리 요소를 더해 재미를 더했다. 모든 활동은 일상적인 SNS로 쓰이는 스냅챗 기능만으로 가능해 유저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매장에 가지 않아도 이케아의 제품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 AR 기술을 통해 더 몰입력 있게 해당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향후 코로나 19가 사라진 이후에도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시각적 경험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 것 또한 눈에 띈다.

#소셜의접근성_메타버스의몰입감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신기한 기술로만 가능한 서비스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현실 생활을 잊고 몰입할 만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은 매혹적인 스토리와 그 스토리를 더 생생하도록 도와줄 상호작용이다. 이미 구현된 SNS 기능만으로 메타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앞서 두 캠페인은 보여준다. 단순히 SNS를 활용했지만 오히려 SNS의 뛰어난 접근성 덕에 메타버스 캠페인들은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가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일기획 유해찬 프로 (소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