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쓰고 싶은 것을 내 눈앞에 바로바로 딜리버리 해주는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구독 경제가 우리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화장품부터, 꽃, 자동차 등 예상치 못했던 분야에서의 정기 구독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황금알을 캐는 ‘구독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

구독 경제의 핵심은 ‘개인화’와 ‘맞춤’ 그리고 ‘큐레이션이 접목된 추천’에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소비자의 취향을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넘어 원하는지조차 모르던 것까지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구독 서비스. “구독 경제”의 핵심에는 무엇이 있으며, 구독 서비스를 대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심리는 무엇인지 구독 경제 2.0을 조망한다.

신문 구독에서 SNS 구독으로

구독 경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시스템이 아니다. 인터넷 뉴스에 밀려 거의 사라지게 된 ‘종이 신문’이 ‘구독 & 배달 문화’의 대중화 물꼬를 연 시초라고 볼 수 있다. 매일 아침, 내가 구독하는 신문사의 신문을 집에 배달 받으며 하루를 시작했는데, 특히 ‘내가 읽고 싶은 카테고리의 정보를 얻기 위해, 신문사를 선정했다. 이처럼 신문에서 시작된 “구독”은 “배달”과 함께 새로운 문화와 비즈니스를 함께 만들고 성장해 왔으며, 구독 경제는, SNS가 등장하면서 또 다른 형태로 진화했다.

유튜브의 구독 버튼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팔로잉’과 ‘팔로워’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 또는 취향에 맞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나의 뉴스피드에 관심 콘텐츠를 배달 받는 셈이다.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기존에는 정보에 집중했다면, SNS의 시대에는 개개인의 취향이 더 강조되면서, 이러한 취향별 정보와 노하우를 얻고, 소통을 한다는 점이다.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추천하는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은, 콘텐츠를 구독하는 고객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입시키고 록인 (Lock-in) 하는 핵심 동인으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유저를 끌어모았다.

꽃바구니, 화장품, 양말, 무엇이든 구독하세요

구독 서비스 분야는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서비스에 뛰어들며 한 번 더 범위를 확장하는 기회를 맞이했다. 진화를 거듭한 구독 서비스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과 결합하여, 다양한 구독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일정 기간, 일정 금액을 결제하면 주기적으로 상품 또는 서비스를 배달해 주는 ‘정기 구독’ 비즈니스 형태로 진행되며,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처 : 오픈 갤러리 홈페이지)

2010년대 초엔 화장품을 정기 구독하고 추천받는 ‘미미박스’, 꽃을 정기 구독하는 ‘블루미’ ‘꾸까’와 같은,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구독이 가능해지며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꽃 뿐만 아니라 나의 거실을 매월 새로운 갤러리로 만들어 주는 ‘오픈 갤러리’, 다양한 ‘포스터’로 나의 벽을 꾸밀 수 있는 ‘포스터 구독’ 등 등 주기적으로 나의 집 등 라이프 공간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는 구독서비스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롯데제과에서 진행하는 매월 인기 과자와 신제품을 받아보는 과자 큐레이션 서비스 ‘월간 과자’ 뿐 아니라, “월간 OO”의 이름으로 양말, 속옷 등 라이프와 밀접한 다양한 분야에서 정기 구독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과 Z 세대는, 내가 선택한 제품 외에 추천 제품과 서비스를 추천받으며 새로운 경험을 하며, 이러한 경험들이 SNS를 통해 바이럴 되고 있다. 또한 커머스 쪽에서도 ‘정기 배송’처럼 매일 사용하는 생필품은 정기 배송으로 등록해, 매번 결재하지 않아도 알아서 결재/배송되며 ‘편의성’을 선사하고 있다.

서비스에 구독을 접목하다, 국내 스타트업

구독 비즈니스는 최근 개인화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소비자를 관리하는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서포트 프로그램 ‘스퀘어브릿지’ 캠페인을 진행하며 다양한 스타트업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스타트업 상당수가 개인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구독과 접목한 비즈니스를 준비 중이었다.


(출처: FAVE 공식홈페이지)

코로나로 인한 홈코노미로 각광받게 된 홈트레이닝 시장을 공략한 스타트업 ‘건강한 친구’는 다양한 운동 기구를 제작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앱을 통해 소비자의 운동 효과 데이터를 기록하고, 앱에 다양한 게임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해 재밌게 운동하는 방법과 활용 콘텐츠까지 제공한다. 이러한 게임과 콘텐츠는 정기 구독 서비스를 통해 추가로 추천받도록 하여,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의료 쪽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접목한 스타트업이 있다. 집에서 쉽고 빠르게, 정확하게 셀프 검사를 할 수 있는 ‘큐에스텍’은 동봉된 소변 컵을 활용해 검사지에 소변을 접촉해 1분 후 검사지의 어플로 QR코드를 촬영하면 검사 결과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구독할 경우, 검사지를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앱에서 검사 결과의 추이를 살펴볼 수 있어 건강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셀프 의료 검사 구독 서비스 큐에스텍 (출처 : 큐에스텍 홈페이지)

이렇게 다변화된 구독 서비스는,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과 Z 세대의 특성에 맞게 변모 중이기도 하다. 자동차 소유의 개념을 바꾼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월별 일정 금액을 내면, 정해진 카테고리 내의 다양한 자동차를 바꿔 탈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 다양한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받게 되며 인기를 끌었다.

B2B로 확장된 구독 비즈니스

구독 경제는 B2C 산업뿐 아니라, B2B 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구독하게 하는 형태로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 구글도 AI 기술을 구독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머신러닝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은 공유 서비스 개념의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에 올인하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제품 및 서비스를 쓸 동기를 제공하고,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브랜드의 충성 소비자를 만드는 매우 유용한 방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구독 경제는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 중이다. 기업과 소비자가 지속적이고도 행복한 관계를 맺는 구독 경제의 진화를 기대해 본다.

제일기획 이유리 프로 (디지털 콘텐츠 플래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