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참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사태로 매일 마스크 안에서 숨 쉬어야 했고, 황금 같은 주말은 집에 갇힌 채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K-방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슬기롭게 대응해 주목받았는데, 그 한 축을 담당한 분야가 바로 대규모로 실시된 정확한 진단 검사…. 전 세계에 코로나19 분자진단 키트를 제공함으로써 팬데믹과의 전쟁에서 선봉을 맡은 씨젠의 기업 PR 캠페인을 소개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씨젠’에 대해 알고 계셨던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씨젠은 2000년부터 분자진단을 통한 정확한 질병 진단에 매진해 온 기업이다. 그 결실이 지난 2월, 2주 만의 코로나19 진단 시약 개발과 세계적인 규모의 진단 키트 수출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병원과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B2B 사업을 하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좀처럼 알려질 기회가 적었던 씨젠이 B2C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에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씨젠은 코로나19로 분자진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분자진단의 효용을 알려, Bottom-up 방식으로 분자진단의 대중화를 이루기 위한 초석을 놓길 바랐다.
캠페인 전략을 세우면서 코로나19는 기회이자 위험으로 작용했다. 씨젠은 최근 1년 비약적인 주가 성장을 이루며, 대중에게는 투자 종목으로만 알려져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클라이언트 역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힘겨운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겸손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했다. 이런 이유로 씨젠의 분자진단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진솔하게 풀어낼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했다.
‘분자진단’이라는 기술의 PR을 위한 단초는 우리가 상대하는 적, 즉 바이러스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었다. 빠르게 변이하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DNA를 증폭시켜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분자진단이 최적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골자였다.
이에 씨젠의 분자진단이 있다면 ‘바이러스는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인간과 바이러스의 대결 구도를 통해 전달하게 됐다. 그리고 분자진단이 지켜 내는 인간적인 가치는 코로나19로 빼앗긴 ‘일상’이라는 생각에, ‘모두의 일상을 지켜 내는 기술’이라는 키카피가 탄생했다.
이번 캠페인은 씨젠이란 기업의 신념적인 토대를 보여 주는 ‘분자진단’ 편과 궁극적인 이상향을 보여 주는 ‘생활 검사’ 편 두 가지로 진행됐다.
▲ ‘분자진단’ 편
‘분자진단’ 편은 우리나라 포함 세계 6개국에 송출되는 글로벌향(向) 소재다. 코로나19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진 세계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팬데믹을 상대로 한 전장에서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톤 앤 매너를 취했다. 이에 전 세계인에게 익숙한 행진곡 <When Johnny Comes Marching Home>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캐나다 프로덕션과 비대면 협업 촬영을 진행했다.
▲ ‘생활 검사 H’ 편
‘생활 검사’ 편의 경우 국내향 소재로, 분자진단이 보편화될 미래를 보여 준다. 코로나19 이후 공공장소에서 기침만 해도 눈치 보이는 상황에서 분자진단을 통해 질병 원인을 파악해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특히 호흡기 증상인 재채기·발열을 일으키는 수많은 바이러스를 서로 다른 폰트의 알파벳으로 표현해 정확한 원인 바이러스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 PR 캠페인의 특성상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모두의 일상을 지켜 내기 위한’ 씨젠의 첫걸음인 이번 캠페인은 국내외에서 씨젠과 분자진단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수행했다.
국내에서는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코로나 수혜주를 넘어 K-방역 및 보건 영역의 믿음직한 기업으로 인식됐다는 반응 및 조사 결과를 얻었다. 또한 해외에서도 주요 판매 지역인 구주권에서 인지도가 20% 이상 상승하며, 아시아 기업이라는 편견을 넘어 본격적으로 인지도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씨젠은 금번 캠페인이 채 종료되기도 전, 여러 가지 후속 캠페인들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캠페인들을 통해 분자진단의 대중화를 이뤄 인류 건강에 이바지하겠다는 씨젠의 꿈을 제일기획이 함께 이뤄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제일기획 김규동 프로(비스니스 18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