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숟가락이 몇 개고 저녁 밥상에 뭐가 올랐는지 두루 꿰던 과거에는 내가 사는 곳이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일부였다. 하지만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지금 과거의 공동체 개념은 이미 퇴색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자신이 사는 곳을 ‘우리 동네’로 여기며 소속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통계 수치를 통해 궁금증을 풀어본다.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10명 중 6명. 특히 40~50대 중장년층과 4인 이상 가구의 만족도가 높았다. 동네에 만족하는 이유는 교통의 편리성, 조용한 생활, 편의시설 양호 등이 주된 이유였다. 반면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편의시설 부족, 문화생활 향유 시설 부족, 교통 불편 등이었다.
여기서 잠깐! ‘거주지 만족 = 동네 사랑’이 정확히 성립할까? 그렇지는 않았다. 거주지에 만족하는 비율은 10명 중 6명이었지만, 단순한 거주지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애착을 느끼는 사람은 10명 중 4명뿐이었다. 이 경우 가족이 많을수록(1인 가구 21.2%, 2인 가구 32.1%, 3인 가구 39.3%, 4인 이상 가구 42.3%) 더 애착이 많았다.
한편 “뉴스나 인터넷에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한 정보가 나오면 다른 정보보다 더 관심이 간다”고 말한 사람들은 10명 중 8명이었다. 또한 자신이 사는 동네를 누군가 흉보면 기분이 나쁘다고 말한 사람도 10명 중 6명에 달했다. 이로써 알 수 있는 사실은 ‘팔은 안으로 굽는다?!’.
*통계 출처: <동네 및 지역사회 관련 인식 조사>,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19년
가벼운 운동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 동네를 산책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10명 중 7명이 1년 동안 1번 이상 동네를 산보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여성이 76%로 남성 67.4%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동네 산책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네 산책은 2인 가구가 가장 많이 하는 걸로 확인됐다.
*통계 출처: <국민여가활동조사>,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5월 갱신 자료
사람들이 짬이 날 때 동네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은 어디일까?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주점 등을 포함해 ‘식당’에서 여가 시간을 보낸다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왔는데, 하나 특이한 점은 2인 가구(10.1%)나 3인 이상 가구(11.8%)보다 1인 가구 방문율(12.7%)이 약간 더 높았다는 사실! 이로써 ‘혼밥’을 유추해 볼 수 있을 듯하다. 한편 동네 근린 공원은 60대 이상이, 영화관은 20대가, 커피숍과 헬스클럽은 30대가 가장 많이 찾았다. 대형마트 방문율은 40~50대 비중이 가장 높았다.
*통계 출처: <국민여가활동조사>,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5월 갱신 자료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소비가 늘고 있다. 이런 간편식은 주로 동네 어디에서 구입할까? 과반수에 달하는 응답자가 대형 할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할인 매장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품질과 편의성, 다양한 품목 등을 꼽았다.
*통계 출처: <가공식품 소비자 태도 조사>, 농림축산식품부, 2018~2019년
10명 중 7명이 “월세나 전세가 아니라 내 집에 살고 있다면 동네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계속 살고 싶다”는 대답이 63.8%로 나왔으며 8.8%만이 “그다지 정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역시 편의성이었다. 익숙해진 지역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
*통계 출처: <서울 아파트 관련 인식 조사>,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1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