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쉽게 만들어지는 광고는 없듯이 커피믹스 광고 역시 예외는 아니다. 매 캠페인마다 치열한 고민을 거듭하지만, 5월부터 7월까지의 하절기 캠페인은 유독 신경이 쓰인다. 커피믹스 음용과 판매가 다른 시기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커피믹스는 유난히도 ‘따뜻하게 마신다’는 소비자 인식이 강한 카테고리다. 그 때문일까, 동서식품은 찬물에도 빠르게 녹는 아이스 전용 제품을 꽤 오래전부터 출시, 판매하고 있다. “여름이니까~ 아이스커피~ 여름엔~ 맥심아이스~!” 이 익숙한 CM송이 TV에서 흘러나온다면 진짜 여름이 온 거라고 말했던 어느 소비자의 말처럼 맥심아이스 캠페인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뇌리에 여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몰고 온 일상의 변화와 사회적·생활 속 거리 두기는 가뜩이나 줄어드는 하절기 커피믹스의 음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공장이나 회사, 숙박 업소나 종교 시설처럼 대규모 소비가 일어나던 곳에 이전만큼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서다. 아이스 전용 제품뿐만 아니라 전체 커피믹스의 하절기 음용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이 여름에 맥심아이스 전용 제품뿐만 아니라 모든 커피믹스를 아이스로 시원하게 마시자’는 간단한 논리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여기에 ‘어디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멋진 휴양지로 떠나지 않아도, 지금 우리가 있는 이 공간에서’라는 단서를 덧붙였다. 그렇게 우리는 ‘도심 속에서 즐기는 짧은 휴가’를 콘셉트로 2020년의 맥심 커피믹스 여름 캠페인을 준비했다.

그리고 이런 의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멋진 광고 음악을 찾아냈다. 맥심 커피믹스의 감성으로 다시 부른 김현철의 <오랜만에>가 바로 그 주인공. 가수 김현철의 1집 수록곡이자 한국의 대표 시티팝이기도 한 이 노래 제목의 앞 글자로 캠페인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 볼까 한다.

*시티팝 : 퓨전, 스무드 재즈와 소프트록 등의 영향을 받은 1980년대 팝스타일로 도시적이고
                  세련된 분위기가 특징. 이 글에서는 이런 류의 음악을 시티팝으로 지칭한다.

광고는 서로 다른 두 곳, 오피스와 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날의 사무실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빌딩 숲을 한번 바라본다. 갑작스러운 상황인가 싶었지만 아이스커피 한 잔으로 작은 여유를 부려 본다. 마치 노랫말처럼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런 기분은 지금 이런 상황을 말하는 게 아닐까.

집에서의 여름밤, 흘러나오는 기분 좋은 음악에 살랑살랑 몸을 움직인다. 시원한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대단한 휴가도 아니고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싼 것도 아니지만, 하루의 끝에서 고단한 나와의 소소한 시간을 보내 본다. 이게 뭐라고 툭, 하고 미소가 살짝 지어진다. 차갑게 마시는 커피믹스는 당신에게 딱 그 정도이고 싶었다.

광고 영상 곳곳에 등장하는 멋진 도시 풍경들은 드론의 활약이 컸다. 빽빽하게 우뚝 솟아 반짝반짝 빛나는 빌딩들, 바쁘게 움직이는 다리 위 자동차들, 그 밑을 흐르는 커다란 강, 그리고 도시의 상징인 아파트 단지까지. 우리가 늘 봐 왔고, 서 있고, 살아가는 이 도시의 여름은 시티팝의 감성과 어우러져 세련되고 낭만적인 시원함을 불러일으켜 준다. 이번 광고를 위해 새롭게 편곡된 김현철의 <오랜만에>는 이달 중 음원으로 정식 발매 예정이며, 그 뮤직비디오에서 이 멋진 도시의 풍경들을 다시 한 번 감상할 수 있다.

맥심 모카골드 심플라떼와 레트로 캠페인에서 인연을 맺었던 배우 공효진이 다시 한 번 맥심 <시티써머라이프> 캠페인의 모델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밤늦게까지 진행된 촬영장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촬영에 임해 준 프로다운 그녀.

그녀의 활약은 특히 6초 분량의 범퍼 광고에서 빛을 발했는데 실외기, 복사기, 엘리베이터 앞에서 패션 화보 같이 진지하고(?) 멋진 포즈를 잡아 준 덕분에 캠페인 스페셜 굿즈를 더욱 부각시키는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도시의 불빛이 반짝이는 늦은 밤, 바람을 맞으며 심야 드라이브를 한껏 즐기는 모습은 알고 보니 집안 거실에서 그란투리스모를 하는 모습이었다는 설정의 다른 범퍼 광고 역시 모델의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매력과 어우러짐이 좋았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한정판 스페셜 굿즈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우리는 조푸른 일러스트 작가와 협업해 시티써머 키비주얼을 만들었고, 이 이미지를 광고뿐만 아니라 굿즈 디자인으로도 활용했다. 그렇게 탄생한 푸드 컨테이너, 아이스 텀블러, 보온병은 <시티써머라이프> 캠페인 굿즈답게 시원한 도시의 매력을 한껏 담아,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 냈다.

6월에 시작한 캠페인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고, 판매는 놀라울 만큼 대단했다. 준비된 물량은 캠페인 기간이 채 끝나기 전에 거의 다 소진되었고, 관련한 바이럴도 급증했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들여다볼 생각이다. 흘러가는 캠페인이 되지 않도록, 무엇보다 앞으로도 커피믹스를 차갑게 마시는 일이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다시 고민에 고민을 더하려고 한다. 더 정교해질 다음 캠페인을 위해서 말이다.

▲ 맥심 <시티써머라이프> 캠페인 풀버전 영상

제일기획   김소예 프로(The SOUTH 3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