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서가영 CD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블러드시티는 매년 가을 진행되는 에버랜드의 호러 축제다. 2017년 첫선을 보인 이래 누적 관람객 1,000만 명을 넘긴 대표 시즌 콘텐츠지만, 10주년을 맞은 올해 1020 타겟의 관심과 방문율은 서서히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광고주의 요청도 기존 캠페인과 달랐다. 블러드시티의 내용을 전달하기보다 1020 타겟들의 알고리즘을 파고들고, 나아가 방문까지 이어지게 만들 것. 즉 이번 캠페인은 한 편의 영상 광고가 아닌, 소셜에서 이슈를 일으킬 수 있는 “사건”이 필요했다.

아이돌 좀비 감염 사건의 시작
1020의 알고리즘을 장악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뭘까. 답은 심플했다. 그들이 이미 매일 들여다보는 것, 바로 ‘최애’다. 하지만 우리는 요즘 핫한 ‘최애’ 아이돌을 그저 모델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 캠페인을 이끄는 주인공으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계획의 단초 역시 1020 팬들에게서 찾았다. 공항 사진에서 최애의 얼굴에 작은 멍 하나만 발견되어도 떠들썩하게 뉴스거리로 삼는 팬들. 그렇다면 아이돌에게 좀비 물린 흔적이 발견되면 어떻게 될까? 광고라는 것은 철저히 숨긴 채. 팬들이 먼저 단서를 발견하도록. 그렇게 좀비돌 아이디어는 시작되었다.
북부대공, 좀비돌이 되다
캠페인의 또 하나의 핵심은 캐스팅이었다. 좀비 역을 멋지게 소화해야 함은 물론, 모델의 개인 계정을 통해 티징 캠페인이 전개되어야 했기에, 적극적인 협조도 필수적이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우리의 1순위는 에이티즈의 최산. BAD춤으로 상반기 알고리즘을 휩쓸었던 인물이자 놀이공원의 굉장한 덕후로도 알려져 있었다. 일반 광고였다면, 콘티만 전달하면 됐지만 이번 캠페인의 특성상 제작팀이 직접 소속사와 미팅을 가지고 캠페인 아이디어를 세세히 프리젠테이션 했다. 회의 석상에서 곧바로 재밌는 아이디어라는 반응과 함께 흔쾌한 승낙이 돌아왔다. 이제 남은 것은 그가 좀비에 감염되어 서서히 좀비돌이 되어가는 모습을 세상에 공개하는 일이었다.

“헐, 목에 저 핏줄 뭐야?”
그리고 마침내 9월 4일, 그의 인스타 계정에 첫 번째 사진이 업로드되었다. 편안한 후드집업에 청바지, 자연스러운 셀카. 겉으로 보기엔 쉬는 날 에버랜드에서 찍은 평범한 인증샷과 다를 바 없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팬들은 발견했다.
“목에 저 핏줄 뭐야??” “THE NECK VEIN???”
3일 후 더 심해진 핏줄 사진이 스토리로 공유되었고, 팬들의 웅성거림은 커졌다. 곧 블러드시티의 시즌이라는 예리한 추측도 존재했고, 건강을 걱정하며 병원에 가보라는 댓글이 있기도 했다. 그리고 며칠 후, 블러드시티의 공식 오픈과 함께 에버랜드 계정에서 좀비돌의 정체가 공개되었다.

좀비가 더 위험에 처한 호러 축제
<눈동자 편> 부터 <지옥 챌린지 편> 까지 소셜 플랫폼을 통해 6편의 숏폼 콘텐츠가 차례대로 공개되었고, 캠페인은 예상대로 팬들의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티저 콘텐츠를 포함해 2500만이 넘는 조회수, 450만이 넘는 좋아요 수, 댓글은 2만개가 넘게 달렸다. 좀비돌의 정체가 공개된 후 “목 닦아놓고 기다릴게” “제발 물어줘” 등의 적극적(?) 댓글들로 “좀비가 더 위험에 처한 호러 축제”라는 재미있는 2차 바이럴이 확산되기도 했다.
좀비돌 촬영 비하인드
이번 캠페인은 보안이 중요했기에 촬영은 영업시간을 피해 밤부터 새벽까지 이어졌다. 에이티즈의 산은 듣던 대로 놀이공원의 굉장한 팬이었고, 열심히 임하는 것을 넘어 행복해하는 모델의 모습을 본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숏폼 <지옥행 열차 편>에서는 모니모 러쉬(구 티익스프레스)를 실제로 탑승해야 했는데, 자발적으로 한 번 더 타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은 물론, 롤러코스터를 타며 표정 연기까지 소화해 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지옥행 열차 출발 대기 중, 즐거워 보이는 좀비돌(좌) / 늦은 밤, 멋진 촬영조명이 되어준 회전목마(우)
좀비돌로 가을의 소동을 일으킨 에버랜드 블러드시티는 올 11월 22일까지 진행된다. 기꺼이 물리고 싶은 좀비 최산을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OOH로도 만나볼 수 있고, 1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더 리얼하고 이머시브한 좀비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늦기 전에 방문해 가장 마음에 드는 좀비에게 물려보시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