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오수빈 프로 / 박선미 프로 (제작 2본부)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주최하는 ‘the Young Lions Competitions(이하 YLC)’은 만 30세 이하의 주니어 크리에이터들이 경쟁을 펼치는 ‘크리에이티비티 백일장’입니다. 약 70개 국가에서 예선을 통과해 선발된 주니어 크리에이터들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집니다. 제일 매거진에서는 2025 YLC Digital 부문에서 최고 영예인 금상을 수상한 제일기획 오수빈 프로와 박선미 프로의 도전기를 소개합니다. |
전 세계 광고인들로 언제나 뜨거운 칸 라이언즈! 올해 칸은 날씨까지 유난히 더 더웠는데요. 하지만 핫한 건 칸뿐만이 아니었으니…
여름의 태양보다 뜨거운 핫 크리에이티브! 영 라이언즈 도전기, 지금 시작합니다.
영 라이언즈, 두 사자의 출격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Young Lions Competition)은 24시간 안에 주어진 브리프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결과물을 만들어서 심사위원에게 발표하는 급박한 일정인데요, 그러다 보니 첫날부터 긴장감 속에 영 라이언즈가 시작됐습니다.

역대 최다 출전자를 기록한 이번 영 라이언즈 디지털 부문이 저희의 출전 부문입니다. 현장에서 브리프를 받게 되어있어 많은 출전자가 컴피티션 존에 한데 모여 있습니다. 모두의 눈에는 이글거리는 열정이 보입니다. 우리도 질 수 없죠. 으르렁거리며 입장합니다.
기상천외한 브리프
브리프는 ‘Gen Z여! 야생벌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장으로 시작했습니다. 과제는 ‘Gen Z 대상으로 디지털 환경에서 야생 벌의 인지도를 제고하라’ 인데요. 특이한 Tone&Manner를 주문하네요.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에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그리고 ‘미스터비스트(MrBeast)’를 섞으라고요? 대담하고 볼드한 아이디어를 내보라고요? 듣도 보도 못한 기상천외한 브리프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한 번 내볼까요?

우리의 일정은 밤샘뿐…. 진인사대천명!
24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짜고…이게 최선이야? 되묻고…아이디어를 더 짜고…응, 이게 최선이야…보드를 만들고… 밤을 꼴딱 새웠습니다. 저희, 열심히 했죠? 그러고 다음 날 오후 5시, 보드를 드디어 제출했습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진인사대천명’을 외치며 하늘의 뜻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대담하고 핫하게. Young 답게.
Gen Z에게 어필할 가장 과감한 아이디어를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야생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꽃과 꽃을 수분시켜 주는 건데요, 이 수분을 두 꽃과 야생벌이 함께하는 ‘쓰리썸’으로 재정의했습니다. Gen Z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소개팅 앱 ‘틴더’를 이용해, ‘저는 쓰리썸 마스터에요!’ 라고 쓰인 틴더 프로필을 띄우는 거죠. 깜짝 놀란 Gen Z가 대화를 걸어오면 ‘전 사실 야생 벌이고요, 쓰리썸으로 세상을 구하고 있어요’ 라고 정체를 밝히는 것이 저희 ‘The Wildest Profile’의 아이디어입니다.

프레젠테이션 & 쇼트리스트 발표
칸에서의 4일 차, 1차 프레젠테이션 심사가 시작됐습니다. 우린 침착하게 아이디어를 설명해 나갔습니다. 발표 현장에서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심사위원들이 호쾌하게 웃어주시며, ‘아이디어가 너무 재미있고 Great!’ 하다면서 호평을 남겨주셨습니다.

오후 3:30, 디지털 부문 쇼트리스트 10팀이 발표되었습니다. 저희가 호명될 때 ‘우린 TOP10이야!!’라고 신나서 외쳤습니다. 하지만 행복감을 만끽할 새도 없이 2차 심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역대 최고 경쟁률 디지털 부문엔 무려 51국가가 참여했습니다. 한 번에 심사할 수가 없어 쇼트리스트 10팀을 선정 후, 모든 심사위원 앞에서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까지 끝내고 모든 할 일을 끝냈다는 후련함으로 드디어 칸 현장을 즐겼습니다.
마지막 날, The Gold Winner is South Korea!
마지막 날 아침, 테라스에서 영 라이언즈 시상식이 시작됐습니다. 디지털 부문의 브론즈/실버가 발표됐습니다. 우리가 아니었습니다. ‘헉 우리 왜 못 받았지…?’ ‘그래, ‘모 아니면 도’ 아이디어였으니까….’라며 떨고 있을 때 ‘골드! SOUTH KOREA!’라고 듣자마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둘 다 기쁨에 가득 차 방방 뛰며 무대에 올라갔습니다.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Debrief Session. 심사위원 모두가 GOLD라고 동의한 아이디어
시상식 이후엔 영 라이언즈 심사위원과의 디브리프 세션(Debrief Session)을 들으러 갔습니다. 심사위원들이 팀마다 개별로 심사평을 전해주는 자리인데요. 작품에 대한 피드백과 심사위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The Wildest Profile’은 ‘심사위원 모두가 GOLD라고 동의한 아이디어’,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열심히 낸 아이디어가 모두의 인정을 받으니 지난 24시간, 발표 준비까지 합치면 48시간 동안 고생했던 피곤이 싹 씻겨갑니다.

YLC 심사위원 Robert Slovak (SLOVAK & FRIENDS Creative Director) 와 함께
승리는 우리의 것, 피날레 어워드 쇼
영 라이언즈도 최고상인 GOLD를 받으면, 어워드 쇼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날 알게 됐습니다. 이렇게 큰 무대에 오를 수 있다니…설렘을 가득 안고 어워드 쇼 무대에 올라갔습니다. 무대에서 금메달을 받고, 큰 박수갈채도 함께 받았습니다. 일생일대의 가장 행복하고 황홀한 순간이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에 한계란 없다
영 라이언즈라는 경험은 글로벌 환경에서 나와 크리에이티브의 한계를 깨부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인, 아시아 여성으로서 내기 힘든 아이디어였지만 용기를 가지고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았고, 당당히 GOLD를 수상했습니다. 그러니 ‘이런 건 안 되겠지’하는 아이디어도 용기 있게 내봤으면 합니다. 크리에이티브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죠. 광고를 하는 모두가 크리에이티브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아이디어 앞에서 당당해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