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매거진 편집팀

세계 곳곳의 엉뚱한 트렌드에는 늘 오늘을 사는 소비자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달 <제일문물단>은 요즘 미국 Z세대 사이에 유행하는 독특한 응시법(?)과 공포 영화를 운동으로 바꾼 미국의 피트니스 실험을 소개합니다.

요즘 미국에선 ‘젠지 스테어(Gen Z Stare)’라는 챌린지가 유행입니다. 젠지 스테어는 말 그대로 ‘Z세대식 응시법’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말없이, 웃지도 찡그리지도 않고 그 어떤 감정도 뺀 채 그저 카메라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것이죠.

보통 미국인 하면 낯선 이에게도 웃으며 말 거는 외향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최근 미국 Z세대 사이에선 남을 향해 감정을 과잉해서 연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고 이런 표정 법까지 등장했습니다.

사실 젠지 스테어는 현지에서 꽤나 논란이 되었습니다. 우선 이 표정은 고도로 의도된 표현 방식으로 “내 감정은 내가 알아. 굳이 오버하지 않아도 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어른 세대 사이에선 Z세대들의 이런 행동을 무례하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죠.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기존의 과잉된 감정 전달 방식에 대한 피로, 그리고 ‘보여주기’가 일상이 된 온라인 문화에 대한 반작용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전 세계 Z세대의 싱크로율이 높아진 요즘, 우리나라에도 이런 모습은 곧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러분은 이런 Z세대식 응시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트렌드에 관심이 있으시면 유튜브 혹은 틱톡에서 ‘Genz stare’로 검색해 보셔도 되겠습니다.

운동도 이제는 즐겁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요즘 전 세계 Z세대 사이에선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건강 관리도 재미를 곁들여야 한다는 흐름이죠. 이런 맥락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피트니스 센터 ‘킬러 피트니스(Killer Fitness)’는 독특한 트레이닝 방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칼을 든 트레이너가 다가온다! 비명을 지르며 뛰어라!”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클래스 ‘Slashercise’(Slasher 살인마 + Exercise 운동)는 참가자들이 핼러윈 마스크와 가짜 전기톱을 든 트레이너와 함께 공포 영화 속 장면을 따라 하며 운동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 80년대 공포영화가 흐르고, 회원들은 진지하게(!) 비명을 지르며 인터벌 트레이닝을 합니다. 단순한 근력 운동을 넘어, 공포와 유머가 결합한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운동이 된 셈이죠. 실제로 LA 타임스와 뉴욕포스트 등 현지 주요 언론에서도 “공포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운동”이라며 주목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운동도 이젠 ‘한 편의 쇼’처럼 컨셉추얼해지는 시대입니다. 두 손과 두 발 모두 사용해 곰처럼 기어가거나(Bear crawl), 게처럼 걷는(Crab walk) 쿼드로빅(Quadrobics), 번지 로프와 하네스를 이용해 마치 무협 영화 속 주인공처럼 공중을 날아다니는 번지 피트니스(Bungee Fitness) 등, 콘셉트로 재미를 더한 운동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건강에 관심 많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러닝 등 운동 캠페인을 준비하는 독자들도 많을 텐데요. 이렇게 이색 컨셉을 활용해 캠페인에 재미를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