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리마 고메즈(Yarima Gómez) / Chief Data Officer, Cheil Spain

솔직히 말해보자. 우리는 변화를 좋아한다. 우리는 새해가 되면 끝없는 트렌드와 예측 목록이 쏟아져 나오는 역동적인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6년의 한 가지 트렌드에 대해 집중해 보자. 이는 단순히 새로운 것이기보다, 최근 몇 년간 우리가 걸어온 길에서 필요한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바로 ‘과도한 존재감(hyper-presence)’에서 ‘의도적인 존재감(intentional presence)’으로의 전환이다.
지난 10년 동안 마케팅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전제 하에 운영돼 왔다. 바로 ‘항상 존재하라’다. 항상 가동되고, 항상 관련성이 있으며, 항상 최적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25년은 이미, 특히 데이터, 타겟층, 소비자 행동을 다루는 우리들에게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언제 멈춰야 할지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람들이 매일 수천 가지의 자극을 받는 오늘날의 ‘주의력 포화’ 환경에서, 우리는 이를 무시하는 점점 더 정교한 방법을 개발해 왔으며, 이는 거의 자기 방어 기제와도 같다. 그러나, 고객 인텔리전스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명백히 역설적이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강도를 높이려고 노력할수록, 기억도, 정서적 유대감, 충성도는 오히려 떨어지기 시작한다.
때로는 가장 가치 있는(그리고 가장 어려운) 일은 멈추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소비자를 압도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 소통하고 싶은 유혹은 여전히 강하다. 새로운 ‘와우(wow)’ 캠페인을 론칭하거나, 경쟁이 덜 치열한 카테고리에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가시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출 빈도를 높이는 식이다. 진정한 과제는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고취하고, 소비자가 우리를 피하거나 무시할 방법을 찾기보다 우리를 보고, 읽고, 브랜드와 소통하고 싶어 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는 모든 채널에 항상 존재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언제, 왜, 어떤 메시지로 등장할지 신중하게 설계하는 브랜드다. 접점은 줄이되, 더 의미 있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다. 여러모로 이는 흥미롭게도 광고의 오랜 원칙 중 하나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불필요한 소음을 줄이면 오히려 기억에 남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절제는 전략적 기준이 된다. ‘주의력’이 한정된 자원임을 인식한다는 것은, 모든 상호작용이 전술적 관점뿐만 아니라 감정적, 관계적 관점에서도 정당화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데이터가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과도한 노출이 어떻게 피로감으로 이어지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참여도 감소, 무관심 증대, 그리고 많은 경우 적극적인 브랜드 거부로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기술과 고객 인텔리전스는 필수적이지만, 제일 스페인에서는 이를 다른 관점에서 적용한다. 우리는 브랜드가 ‘항상 연결된(always-on)’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더 의식적이고 전략적인 관계 모델로 진화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인사이트, 기술,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결합하여 진정으로 중요한 순간을 파악하고 불필요한 상호작용을 제거하는 모델이다.
데이터와 AI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우리는 누구를 타겟으로 할지, 고객 여정 중 언제 소통할지, 얼마나 자주 소통할지, 어떤 어조를 취할지에 대해 더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요컨대, 사용자를 존중하면서도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리듬을 설계하는 것이다.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는 모든 상호작용은 관심과 신뢰를 갉아먹는다. 2026년에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벗어나, 적절한 순간에 관련성을 바탕으로 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브랜드가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주의가 산만해지기 쉬운 환경 속에서, 적절히 절제하는 것은 한계가 아니다. 이는 지능, 성숙함, 그리고 브랜드 리더십을 보여주는 신호다.
* 이 글은 영국의 마케팅 전문 매체 Little Black Book에 게재된 칼럼을 번역·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