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주, 제일 인도네시아 디지털 디렉터

디지털 마케팅은 더 나은 캠페인을 론칭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은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다.
지역을 불문하고 한 가지 원칙은 변함없이 적용된다. 기술, 데이터, 미디어, 브랜드 전략이 구조적으로 조화를 이룰 때 성장은 가속화되지만, 이들이 따로 운영될 때는 성장이 정체된다.
디지털은 단순한 채널이 아니라 운영 구조다. 그리고 AI 시대에 그 구조야말로 브랜드가 성장할지, 아니면 분열될지를 결정짓는 요소다.
실무에서 이러한 철학은 중앙 집중적이고 통합된 관리 방식으로 구현된다. 여기서 웹, CRM, 커머스 플랫폼, 미디어 성과, ATL 및 BTL 캠페인, 이벤트, 오프라인 리테일 데이터는 서로 분리된 기능으로 취급되지 않고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으로 조율된다. AI는 분열을 해결해 주지 않고 오히려 분열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AI는 구조의 질을 드러낸다
디지털 마케팅에서 가장 큰 변화는 AI의 등장 자체가 아니라, AI가 보여주는 것에 있다.
AI는 이미 존재하는 구조를 증폭시킨다. 조직이 분산되어 있다면 AI는 그 분산을 가속화할 것이고, 시스템이 통합되어 있다면 AI는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는 논의의 틀을 바꾸어 놓는다. 핵심은 브랜드가 AI를 얼마나 도입하느냐가 아니라, 그 생태계가 얼마나 잘 설계되었느냐에 있다.
지난 10년 동안 디지털 마케팅은 브랜드 스토리텔링에서 성과 최적화로 진화했다. 하지만 2020년대는 구조적 변혁의 시대다. 이제 과제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소비자 여정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연결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제일 인도네시아에서는 이것이 AI를 적용하기 전에 성장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웹, CRM, 커머스, 미디어, 리테일, 브랜드 활동이 중앙 집중식 구조 내에서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AI는 의미 있는 지렛대가 된다. AI는 전략을 제공하지 않는다. AI는 단지 전략 안에서 테스트하고, 확장하며, 가속화한다.
캠페인 재설정에서 학습 축적으로
오늘날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구분 중 하나는 캠페인 중심 조직과 시스템 중심 조직의 차이다. 캠페인 중심 브랜드는 캠페인을 시작하고, 성과를 측정하며, 다시 초기화한다. 매 분기마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한다.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학습 효과는 누적되지 않는다. 반면, 시스템 중심 브랜드는 인텔리전스를 축적한다. 플랫폼, 리테일, CRM, 미디어 전반의 모든 상호작용이 통합된 데이터 레이어로 유입된다. 캠페인은 시작점이 아니라, 진화하는 구조의 산물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통합적인 조율 역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구조적 리더들은 크리에이티브, 퍼포먼스, 리테일, CRM을 개별적으로 운영하기보다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ATL 및 BTL 활동을 디지털 퍼포먼스, 커머스, 오프라인 리테일 데이터와 연결하는 능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사이트를 축적하는 피드백 루프를 형성한다.
2026년의 성장은 “누가 가장 많은 캠페인을 론칭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가장 지능적인 시스템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효율성 강화층으로서의 AI –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의해야할 점은 AI를 지나치게 이상화하지 않는 것이다. AI는 강력하지만, 생태계 내에서 올바른 위치에 배치되었을 때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제일 인도네시아에서는 AI를 효율성 및 실험의 층으로 활용한다. AI는 반복적인 제작, 테스트, 운영 프로세스를 가속화한다. 이를 통해 더 빠른 프로토타이핑, 더 스마트한 변형, 예측 모델링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거버넌스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는 반복 작업과 규모 확대를 담당한다. 전문가들은 방향성, 비즈니스 우선순위, 브랜드 톤, 그리고 위험 허용 범위를 정의한다. 이러한 구분은 중요하다. AI는 패턴을 식별할 수 있지만, 어떤 플랫폼들에 집중해야 할지 결정하지는 못한다.
제일 인도네시아에서는 브랜드 자산부터 매출 성과에 이르기까지 전체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는 경험 많은 전문가들이 이끄는 구조 안에 AI를 배치함으로써, AI가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도록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잠재적 파트너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순히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규율 있고 책임감 있는 성장 프레임워크 안에서 AI를 적용하고 있다.
2026년, 미래에 대비한 브랜드를 차별화할 요소
앞으로 경쟁 우위는 기술 접근성보다는 구조적 성숙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미래에 대비한 브랜드는 다음을 구축할 것이다:
● 통합된 자사 데이터 생태계
●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원활한 옴니채널 흐름
● 예측 기반 개인화 역량
● 신속한 실험 문화
● 마케팅과 비즈니스 성과 간의 직접적인 연계
그러나 이러한 역량 외에도, 이 브랜드들은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채택할 것이다. 에이전시와의 첫 대화는 ‘다음 캠페인은 무엇인가?’가 아니라 ‘우리의 성장 구조는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가?’여야 한다. 캠페인 중심 사고에서 생태계 중심 사고로의 전환을 통해, 파트너십은 단순한 실행 업체에서 성장 설계자로 진화하게 된다.

아시아: 경쟁 우위로 작용하는 복잡성
동남아시아에서는 구조적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지역은 모바일 우선, 소셜 중심, 플랫폼 분산, 문화적 다양성이 특징이다. 소비자의 구매 여정은 압축돼 있으며 비선형적이다. 소셜 피드, 마켓플레이스, 커뮤니티, 오프라인 환경 등 다양한 채널에서 결정이 때로는 단 몇 분 만에 이루어진다.
표준화된 전략은 이곳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성공을 위해서는 일관된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유지하면서, 플랫폼과 문화적 맥락에 따라 현지화된 경험을 재설계해야 한다. 하나의 전략, 다양한 경험이다.
중앙 집중식 오케스트레이션 모델은 이러한 유연성을 가능하게 한다. 접점 전반의 데이터를 통합함으로써, 에이전시는 구조적 일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지적 미묘한 차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험의 강도, 메시지 톤, 예측적 참여를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시아는 단순한 고성장 지역이 아니다. 구조적 역량을 시험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이다.
AI 시대의 ‘인간적 강점’
디지털 마케팅의 미래는 예측 가능하고 시스템 중심적이지만, 이를 이끄는 건 인간의 책임감이다. AI가 업계 전반의 기준을 빠르게 높여감에 따라, 차별화는 기술 자체에서 비롯되지 않을 것이다. 차별화는 조직이 문제를 얼마나 잘 정의하고, 맥락을 해석하며, 통합된 생태계를 설계하는가에 달려 있다. 다가올 변화의 다음 단계에서 내가 가장 기대하는 점은 자동화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전문가들이 어떤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지이다. AI가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하는 동안, 전문가들은 구조적 설계, 비즈니스 전략과의 연계, 그리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급변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AI의 지능과 체계적인 구조적 사고를 결합한 브랜드들은 단순히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단순히 더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신중하게 계획하고, 모두가 함께 설계해 나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