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김하나 프로 (비즈니스 16팀)
찬바람이 싸늘하게 불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바로 한국인의 소울 간식 호빵이다. 편의점 빨간 찜기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갓 찐 호빵에서 유산지를 벗기는 재미, 뜨거운 호빵을 반으로 갈라 친구와 호호 불며 먹는 기억. 한국인에게 호빵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겨울이란 계절에 녹아 든 행복의 상징이다.
삼립호빵 캠페인을 소개하기 앞서 토막상식을 전하면, ‘호빵’은 사실 찐빵의 브랜드명이다. 1971년 삼립식품이 찐빵을 가정에서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삼립호빵’을 출시했다. 뜨거워서 호호 불어 가며 먹는다는 의미를 담아 호빵으로 네이밍했다고 한다. 이것이 큰 성공을 거두며 우리에게 찐빵보다 호빵이란 단어가 익숙해졌고, 결국 호빵이 일반명사화된 것이다.
전 국민이 아는 삼립호빵이라 해서 캠페인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브랜드가 가진 전통성과 따뜻함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젊고 트렌디한 감성을 더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또한, 단팥호빵과 야채호빵 등 클래식 라인업을 강조하면서도 매년 새롭게 출시되는 독특한 맛의 제품들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였다.
따뜻함에 감각적인 재미를 더하다
이번 캠페인은 기존의 전형성을 탈피하면서도 브랜드의 따뜻한 정체성을 잃지 않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랜 시간 동안 삼립호빵 광고는 ‘따뜻함’을 강조하며 브랜드 자산을 구축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기에 감각적인 재미를 더해,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들에게 호빵의 매력을 한층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모델로 선정된 인물이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다. 신유빈 선수는 국제 대회에서의 활약으로 국민적 인지도를 얻은 스포츠 스타인 동시에, 귀여운 매력과 친근한 ‘먹방’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물이었다.
신선한 접근을 위해 신유빈 선수 이름을 위트 있게 재해석하는 크리에이티브를 기획했다. ‘신’을 매울 신(辛), ‘유’를 새로울 뉴(new), ‘빈’을 단팥을 뜻하는 레드빈(bean)으로 바꾸고, 영상 내에서 ‘신’, ‘뉴’, ‘빈’에 해당하는 호빵의 맛을 경쾌한 BGM과 감각적인 화면 전환으로 표현했다. 동시에 광고 도입부에 빨간 찜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다란 호빵에 신유빈 선수가 폭 파묻히는 연출을 통해 기존 호빵 광고의 정서적인 안정감을 유지했다.
호빵의 풍미를 창의적 영상미로 재해석하다
이번 캠페인의 또 다른 특징은 시각적 표현에서의 과감한 도전이었다. 오랜 기간 호빵 광고의 대표적인 연출이었던 ‘양손으로 호빵을 들고 반으로 가르는 씨즐컷’을 과감히 탈피하고, 호빵을 반으로 찢으며 속을 보여주는 새로운 씨즐컷을 시도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신선한 비주얼 효과를 넘어, 호빵 속 재료의 풍부함과 따뜻함을 더욱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새롭게 출시된 ‘불백한쌈호빵’과 ‘스크램블에그호빵’은 색다른 풍미를 갖고 있어, 이러한 연출과 완벽히 어우러졌다. 호빵 속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속 재료의 풍성함과 신선함이 강조되어, 간식으로서의 호빵을 넘어 하나의 요리처럼 보이게 했다.
촬영장에서 똑같은 호빵 수십 개를 찢은 사연은?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현장의 광고주부터 스태프들까지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는데, 로봇암 카메라를 활용해 찢어지는 순간의 완벽한 컷을 담아내고자 몇 시간씩 테스트를 거듭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호빵의 속 재료가 가장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온도를 계산하며, 수십 개의 호빵을 테스트했다.
이번 삼립호빵 캠페인은 호빵이 가진 전통적이고 따뜻한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더해 브랜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신유빈이라는 모델의 밝고 귀여운 매력은 호빵의 젊은 이미지를 한층 강화했고, 참신한 영상미와 독특한 연출은 기존 소비자는 물론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데 성공했다. 점점 추워지는 겨울날, 길어진 밤에 쌀쌀한 오늘, 삼립호빵 하나 드셔보시는 건 어떠실지. 당신의 겨울 모든 순간이 따뜻해질 것이다.
제일기획 김하나 프로 (비즈니스 16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