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최지은 프로 (소셜팀)
콘텐츠 홍수의 시대, 쏟아지는 콘텐츠만큼 많은 밈들이 소셜 미디어를 휩쓸고 있다. 밈이란 모방의 형태로 전해지는 문화 요소를 의미한다. 주로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 문화 요소를 모방 혹은 재가공한 콘텐츠로, 유행, 챌린지, 짤 등을 밈이라 할 수 있다.
비의 ‘깡’, 김영철의 ‘4딸라’, 곽철용의 ‘묻고 더블로 가’ 등 온라인에서 유행한 밈들은 다시 마케팅에 활용되며 더 많은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특히, 올해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국적과 연령을 넘나들며 전 세계인이 밈 문화를 즐기기도 하였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놀이 문화로 소비되는 밈. 올 한해 이슈가 되었던 밈을 총망라하여 소셜미디어에서 밈이 활용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밈으로 요약한 2021년
(상) 피식대학 B대면 데이트의 최준 ‘~며들다’, ‘철이 없었죠. ~했다는 게’, ‘잘봐 언니들 oo이다’, 무한도전의 무야호, 빵송국의 매드몬스터
(중) 피식대학 한사랑산악회의 ‘열정열정열정’,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의 ‘멈취!’, 2020 도쿄 올림픽 밈
(하) 스트리트 우먼 파이트의 ‘hey mama 댄스 챌린지’, 포텐독의 ‘똥밟았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
#밈코인탑승형
오징어 게임, ‘달고나’ 밈 (출처: Detroit Tigers 트위터 캡처/농심 인스타그램 캡처/위메프 인스타그램 캡처/카카오페이 카카오톡 광고 캡처)
유행하는 밈을 SNS 콘텐츠에 활용하는 일은 온라인상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이다. 인기 있는 밈을 패러디해 밈의 화제성에 편승하는 방법으로 밈을 재해석하여 카피로 활용하거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경우도 많다. 밈을 활용하면 해당 밈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 공감을 유발하기 쉽다. 다만 여러 SNS에서 자주 활용할 경우 다소 식상해 보일 수도 있다.
#같이틱톡하자형
(출처: 유튜브 크리에이터 ‘엔조이커플’의 유튜브 영상 및 틱톡 영상 캡처)
언제 어디에서 어떤 밈이 생겨날지 또 어떤 밈이 사라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트위터나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짤(이미지나 GIF)이 인터넷상에서 퍼지며 밈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 누구나 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인 틱톡이 등장한 이후 많은 이용자가 숏폼 영상을 촬영해 온라인상에 공유하게 되면서 틱톡과 같은 숏폼 영상을 함께 찍으며 즐기는 것 자체가 하나의 밈이 되었다. 여러 플랫폼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요즘, 숏폼 영상은 틱톡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에도 업로드 가능하여 플랫폼을 뛰어넘어 밈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출처: 유튜브 크리에이터 ‘땡깡’의 유튜브 쇼츠 영상 캡처)
유튜브 크리에이터 ‘엔조이커플’은 신곡 홍보차 콜라보 맛집 콘텐츠에 출연한 2AM, 에스파 등과 함께 숏폼 영상을 촬영하였으며, ‘엔조이커플’의 틱톡 계정에도 2AM, 에스파와 함께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MZ 세대에게 큰 사랑을 받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땡깡’은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하면서 MC 유재석, 조세호와 함께 숏폼 영상을 찍었고 이 영상 또한 ‘땡깡’ 채널의 쇼츠에서 볼 수 있다.
#직접만든밈형
(출처: 넷플릭스 트위터 캡처)
한편, 넷플릭스나 왓챠와 같이 OTT 서비스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밈으로 만들어 스낵 콘텐츠로 활용하기도 한다. 새로 제작한 밈이 공감을 얻을 경우 이미 콘텐츠를 시청한 팬들뿐만 아니라 아직 시청하기 전인 이용자에게도 바이럴이 될 수 있다. 이렇게 OTT 서비스에서 주로 활용하는 방법은 자체 콘텐츠가 있어야 파생되는 스낵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한계도 있지만, 자사 콘텐츠로 인터넷 놀이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원본 콘텐츠를 시청하게끔 유도할 수 있어 콘텐츠 소비의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공유를넘어소유형
(출처: 무한도전 ‘무야호‘ NFT, 아카이브 BY MBC 캡처)
때론 밈이 NFT와 결합해 소유 개념으로 확장되기도 했다. MBC NFT 플랫폼 ‘아카이브 by MBC’를 통한 경매에서 일명 ‘무야호’ 할아버지 관련 NFT 상품이 950만 1,000원에 낙찰되었다. 2010년 ‘무한도전’에 출연한 미국 알래스카 교민 최규재씨가 ‘무한도전’의 구호를 ‘무야호’로 잘못 말한 장면으로, 당시 이를 들은 정형돈씨가 ‘그만큼 신나시는 거지’라고 말한 것과 함께 신나는 일이 있을 때 자주 사용하는 인터넷 밈으로 유행했다. 앞서 해외에서는 Disaster Girl(재앙의 소녀)라 불리는 인터넷 밈이 50만 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밈을 NFT로 소유한다고 해서 저작권처럼 밈의 사용을 제한할 순 없지만, 밈의 원본을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출처: 약 50만 달러에 경매에서 낙찰된 온라인 밈 ‘재앙의 소녀’ 사진. By. 데이브 로스(Dave Roth))
처음 등장할 땐 아무도 관심 없던 콘텐츠가 밈으로 인기를 얻기도 하고, 갑자기 나타난 콘텐츠가 밈이 되어 SNS를 휩쓸기도 한다. 갑자기 나타나 인기 얻는 밈을 우리가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예측이 힘들다는 것이지 밈을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유행하는 밈에 브랜드 메시지를 끼워 넣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당장의 유행을 이용하고, 좀 나아가 밈의 형식, 밈이 퍼지는 확산 프로세스, 그로 인해 퍼진 놀이 문화를 살펴보고 밈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마케터에게 유용한 수단이다.
제일기획 최지은 프로 (소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