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정원준 프로 (정유나 CD팀)
이상했다.
식료품점(Grocer) 앞에 붙은 ‘이상한(odd)’이라는 형용사부터가 그랬다. 신선함이 생명인 식재료의 세계에서 ‘이상함’이라니. 호기심 반, 불안감 반을 품은 채 캠페인 OT 자료를 훑어 내려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상함을 비로소 이해했고, 기꺼이 인정하기로 했다.
역시나 모든 게 이상했다.
당일 생산한 식재료의 이상하리만치 합리적인 가격부터, 식재료 하나하나가 거치는 고집스럽고 집요한 공정까지. 무엇보다도 식재료가 가장 맛있는 시점인 ‘피크타임(Peaktime)’에 맞춘 배송 서비스는, 극으로 치닫는 요즘 쇼핑 플랫폼들의 속도전과는 그 결부터가 달랐다. 오드그로서라는 브랜드를 사람으로 표현하자면, ‘확실한 재능을 가진 괴짜’와 같달까.

이상한 상상을 시작했다.
상점의 문을 열면 끝없는 농장이 펼쳐지고, 그날 갓 잡은 고기와 채소, 방금 둥지에서 꺼낸 달걀을 파는 곳. 그렇게, 비현실적이지만 가장 본질적인 신선함이 존재하는 오드그로서만의 세계관, ‘기묘한 상점’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이상해지기로 했다.
‘더 빨리’만을 외치는 신선식품 플랫폼들 사이에서 오드그로서의 뚝심이 빛날 방법은 결국, ‘이상하게’ 보여지는 것. ‘ODD’함에 대한 심미적인 표현과 더불어 어딘가 기묘한 이야기로써 말이다. 오드그로서는 앱 서비스지만,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강점은 단순히 속도와 간편함이 아니었다. 소비자가 우리의 기묘한 식재료를 만나는 접점을 차가운 모바일 화면과 아이콘에 가두기보다는, 실체가 느껴지는 ‘기묘한 상점’이라는 컨셉의 공간에서 기묘한 쇼핑 경험을 하도록 설계했다.
캐스팅마저 이상했다.
‘신선식품’ 하면 떠올릴 법한 전형적인 유명인이나 신뢰감 있는 공인보다는, 보는 이의 시선을 붙드는 ‘기묘한 인상’의 모델을 탐색했다. 그렇게 탄생한 기묘한 상점의 ‘오드마스터’와 상점을 찾은 기묘한 손님은 오드그로서 캠페인의 꽤나 인상 깊은 얼굴이 되었다.
촬영은 안 이상했을까?
그럴 리가. 당연히 그래픽으로 채워질 법한 닭이나 오리 같은 동물들마저 현장에서 그럴싸한 연기를 해내고 있었다. 세트부터 조명까지, 디테일한 하나하나의 요소들은 그 만듦새와 연출이 집요하게 다듬어지고 수정되며 완성되어 갔다. 배경에 흐르는 음악과 성우의 톤 역시 ‘기묘함’이라는 컨셉에 충실하게 엄선되었다. 이야기를 주고받는 영어와 한국어 대사, 영문과 한글 자막의 조합은 우리가 흔히 보아온 이야기의 흐름으로부터 한 걸음 빗나가기 위한 기묘한 티키타카였다.

그 이상함이, 이상하게 좋다.
이따금 오드그로서 캠페인 영상을 다시 찾아보곤 한다. 캠페인에 참여한 입장에서, 시작부터 완성까지 기묘한 상점 오드그로서는 어째서 유독 애정이 가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걸까. 어쩌면 오드그로서의 그 기묘한 성격과 고집, 그리고 디테일에 대한 집요함이 우리가 매일 함께 만나는 수많은 제일러들의 모습에서 봄 직한 것들이라서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