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매거진 편집팀
세계 곳곳의 엉뚱한 트렌드 속엔 오늘을 사는 소비자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제일문물단>은 ‘감정’을 둘러싼 새로운 흐름을 가져왔습니다. 멘탈 케어를 브랜드 전략으로 삼는 기업들부터, 사용자의 기분을 읽고 위로까지 건네는 AI 반려 로봇까지. 감정이 중요한 소비 키워드가 된 요즘, 마음에 관한 신기한 소식을 함께 살펴보시죠.
문물 1. 브랜드가 마음에 안부를 묻다
요즘 북미 Z세대 사이에서 심리 문제는 숨겨야 할 약점이 아닙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우울증, 불안증 같은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가감 없이 공유하는 이들이 늘고, ‘#mentalhealth’ 같은 해시태그는 수십억 뷰를 기록하죠. 심리 문제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정하며,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에 맞춰 기업들 역시 소비자의 심리 문제를 브랜드 캠페인에 녹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 스포티파이 웹페이지)
Spotify는 매년 월드 멘탈 헬스 데이에 맞춰 ‘Take a Beat’ 캠페인을 전개하며, 자연·저자극 사운드를 모은 마음 휴식 허브를 공식 운영하고 있습니다. ‘Lululemon’은 2025년 ‘lululemon Gives’를 통해 운동과 마음 챙김을 결합한 정신건강 지원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UNICEF’와 ‘NAMI(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 전미 정신질환 연맹)’ 등과 협력해 위기 상담 · 정서 회복 · 청소년 심리 교육을 지원하고 있죠. 셀레나 고메즈의 뷰티 브랜드 ‘Rare Beauty’는 론칭 초기부터 정신건강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두고, 청소년과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의 안부를 묻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요즘 소비자에게 ‘정서적 신뢰’는 기능이나 디자인만큼 중요한 가치가 되었거든요. 브랜드의 정신건강 캠페인은 단순한 공감의 제스처를 넘어, 소비자와의 관계를 이어주는 새로운 방식의 브랜드 전략이 되고 있답니다.
문물 2. AI 반려 로봇, 마음을 위로하다,
AI를 감정 교류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챗GPT’나 ‘Replika’같은 서비스에 자기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며, AI는 이제 감정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죠. 감정을 모니터로만 나누는 건 뭔가 부족하죠. 그래서인지 로봇에 AI를 통한 감정 케어 기능을 넣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일본 로봇 기업 ‘샤프(Sharp)’에서 출시한 감정 교류 AI 로봇 ‘포케토모(Poketomo)’가 있는데요. 사용자의 말투·표정·취향 등을 기억해 맞춤 대화를 건네고, 감정과 연관된 움직임도 수행합니다.

주인을 학습해 개인 맞춤으로 진화하는 반려 로봇 포케토모 (출처: 샤프 웹페이지)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의 감정 AI 로봇 ‘Moxie(모시)’도 주목할 만합니다. 어린이 정서 발달을 위해 만들어진 이 로봇은 챗GPT 계열 대화 엔진과 감정 인식 기술을 탑재해 아이의 표정, 말투로 감정 상태를 파악합니다.
하루 중 좋았던 일, 속상했던 일을 함께 이야기하는 식으로 정서적 코칭을 제공하죠. 아이의 관심사나 스트레스 신호를 기억하고, “오늘은 조금 기분이 별로인 것 같네”같은 맞춤 대화를 이어가죠. 마치 SF 영화처럼 AI와 마주보고 소통하고 감정을 나누는 미래, 감정 AI를 통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