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안전한 여행 돕는 역발상 아이디어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느리지만 아름다운 길로 안내합니다”
내비게이션이 목적지까지의 빠른 길 대신 다양한 여행지를 경유하는 느린 길로 안내하는 역발상 아이디어가 나왔다.
제일기획(대표이사 사장 유정근)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느린 길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슬로우로드(Slow Road)’ 캠페인을 제주도에서 시범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내비게이션=빠른 길 안내’라는 고정 관념을 깬 이번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제주도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여행객 분산을 통해 안전한 여행을 돕는 동시에 여행객들이 제주도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오픈 베타 버전으로 먼저 선보이는 ‘슬로우로드’ 서비스는 티맵 애플리케이션과 제주도 공식 관광 포털 ‘비짓제주(Visit Jeju)’ 사이트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오픈 베타 서비스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티맵 검색 후 ‘베타 테스트 참여’를 클릭해 앱을 업데이트하면 참여 가능하다.
‘슬로우로드’ 서비스는 제주공항, 중문, 서귀포, 성산 등 제주도내 7개 권역을 연결해주는 50개 경로를 제공하며, 여행객들이 경로를 선택하면 티맵으로 안내해준다. 총 50개의 ‘슬로우로드’는 경로에 따라 적게는 5곳, 많게는 11곳의 장소를 경유하는 우회길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제주도청과 제주관광공사의 관광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된 경유지에는 기존에 알려진 관광 명소 외에도 제주지역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장소들이 포함됐다.
일례로, 제주공항에서 성산일출봉으로 이동할 경우 내비게이션은 주로 97번 도로(번영로)와 1119번 국도(서성로)를 지나는 빠른 길을 추천하지만, ‘슬로우로드’는 아침미소목장, 한라생태숲, 안돌오름 등을 경유하는 경로로 안내해준다. 이 경로는 빠른 길 대비 목적지까지 40여 분 정도 더 걸리는 대신, 여행객들을 제주도내 다양한 여행지로 분산시키고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제주도, 제주관광공사, 티맵모빌리티, 제일기획은 지난해 11월 ‘제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 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제주도는 민관 협업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참여 기관·기업 간의 가교 역할을 했으며, 제주관광공사는 관광 데이터를 활용한 여행 경로 개발 및 비짓제주 내 캠페인 페이지 구축을 맡았다. 또한 티맵모빌리티는 티맵 내 슬로우로드 길 안내 서비스 적용을 위한 기술 지원을, 최초 캠페인 아이디어를 제안한 제일기획은 캠페인 실행 및 영상 제작 등에 힘을 보탰다.
이들 기관은 오픈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수집된 사용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해 상반기 중으로 ‘슬로우로드’ 캠페인 정식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슬로우로드를 통해 제주의 다양한 장소로 관광객을 분산시켜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제주 지역경제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