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세기 방식으로 21세기를 20년간 살아왔다. 역사는 2020년을 ‘본격적인’ 21세기의 시작으로 기록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많은 것들을 순식간에 바꾸어 놓았고, 소비자바라기 우리들은 급변하는 그들의 행동 양식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팬데믹이라는 난세에 등장한 영웅은 다름아닌 디지털. 상품, 서비스, 유통, 공연 등 다양한 단어들 앞에 마법의 접두사가 돼 팬데믹 상황 속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만 행해지던 다양한 집체 마케팅(특히 방문자가 KPI의 핵심이던 체험) 방식도 디지털이라는 접두어에 손을 내밀게 됐다.

본격적인 21세기를 시작하는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크리에이터들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같은 고민을 반보 앞서 영민하게 행동으로 옮긴 몇몇 해외 사례를 통해 고민의 연대에 동참하고자 한다.

 

매년 프랑크푸르트, 파리, 제네바, 디트로이트와 같은 모터쇼가 펼쳐지는 도시에는 미디어를 비롯 관련 종사자, 일반 관람객으로 구성된 수십만에서 백만 이상의 방문객들이 월드 프리미어 신차 소개와 미래 자동차 기술 공개를 목도하기 위해 몰려온다.

2020년 제네바 모터쇼를 준비하던 폭스바겐은 팬데믹으로 쇼가 취소되자, 온라인에서 버츄얼 모터쇼를 공개했다. 전시존을 가상으로 구현해 관람객이 직접 전시 공간을 걸어 다니는 듯한 3차원 360도 경험을 제공했다. 각 부스마다 제공된 인터랙티브한 체험들로 경험은 한층 더 입체화됐다. 아직 오프라인의 모터쇼를 완벽하게 구현한 수준은 아니어도 사람 구경 아닌 오롯이 자동차만, 그것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은 충분히 제공했다.

ⓒ Volkswagen

 

유럽의 고성에서부터 만리장성에 이르기까지 기존 무대를 과감하게 벗어난 런웨이들을 기억할 것이다. 2020년 상하이 F/W 패션위크의 런웨이는 온라인으로 새로운 캣워킹을 시도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전자 상거래 플랫폼 Tmall을 통해 150명 이상의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3월 24일에서 30일까지 컬렉션을 실시간 스트리밍했다.

디자이너와 소비자들의 실시간 소통에서 ‘See Now, Buy Now’ 같은 구매 방식까지 입체적이고 즉각적인 시청 경험들이 제공됐다. 내 손안의 런웨이는 첫날 쇼케이스가 2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패션위크 기간 동안 총 1,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와 2천만 위안(28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 알리바바그룹 뉴스룸(alizila.com)

 

 

팬데믹은 수업 방식만 바꾼 것이 아니라, 프로모션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학교 폐쇄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학생들을 위해 버거킹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퀴즈를 페이스북 및 트위터에 업로드했다. 퀴즈의 정답이 바로 프로모션 코드. 답변을 입력하면 무료로 와퍼 쿠폰이 제공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동안에도 이토록 자연스럽게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브랜드들도 있다.

ⓒ Burger King

 

지금 내가 듣고 있는 이 노래를 똑같이 듣고 있는 다른 사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표시해 주는 Spotify의 Listening Together 웹사이트에서 “음악의 힘은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라고 말해 왔던 그들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 listeningtogether.atspotify.com

ⓒ listeningtogether.atspotify.com

아직 살아 보지 못한 본격적인 21세기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거리 두기가 미덕인 세상이 도래해도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 그 경험의 거리까지 멀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연결고리를 고민해야 하는 우리들은 앞서 소개한 사례들처럼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브랜드 체험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Stay close with our consumers!

 

제일기획   궁경민 프로(BE 크리에이티브 6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