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은 100만 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가 된 책입니다. 물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책들이야 예나 지금이나 숱하게 있지만, 설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출판사가 낸 책이어서 지금도 출판계의 전설로 회자되곤 합니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이 대개 아침에 깨어 있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여러 사례들을 보여 줍니다.
이 책이 입소문을 통해 확산되면서 너도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기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아침형 인간’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경제 성장기,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를 필생의 화두로 삼았던 사람들에게 아침형 인간은 시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성공을 이끌어 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됐습니다. 1990년대 말 주창된 ‘시테크’ 개념의 절정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반대급부로 “아침형 인간을 강요하지 말자”는 책들이 연이어 나왔던 걸 보면, 아침형 인간은 어쩌면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확실히 아침을 일찍 시작하면 하루가 길어지기는 하지만, 그 물리적 시간이 꼭 ‘보람찬 하루’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로부터 약 20여 년이 지난 지금, 시테크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과거에는 그 목표가 부귀영화나 입신양명 같은 ‘사회적 성공’에 있었습니다.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발적인 생활 습관 개조 프로젝트로 자신을 훈련시켜야 했죠.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경험 소비 기회를 얻기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내 시간을 절약시켜 주는 상품과 서비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2월호 제일 매거진에서는 시간 절약을 구매의 또 다른 프리미엄 요소로 여기는 소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