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매거진 편집팀
OOO 언박싱, XXX 신상 소개. 온라인엔 무언가를 새로 구매하는 콘텐츠가 참 많다. 물건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멋지지만, 모든 물건이 지나간 자리는 버려진 것들이 가득하다. 언박싱의 정반대에 있는 친환경 크리에이터를 모았다. 덜 사고, 덜 쓰고, 덜 버리는 크리에이터 4인을 소개한다.
1. 하미마미
#집안 살림 #슬로우라이프 #친환경
구독자 230만 명 (*23년 3월 기준)
https://www.youtube.com/@hamimommy
영상이 마치 힐링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창문 너머로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 아날로그 하게 따뜻한 집안 풍경, 부엌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국. 하미마미는 집안 살림 방법을 공유하는 주부 유튜버다. 주제 자체는 흔하지만, 그 태도는 범상치 않다. 청소든 요리든, 느리게 행복하게 리추얼처럼 해낸다. 상상이 잘 안된다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떠올려도 좋다. 우리가 흔히 ‘슬로우 라이프’라고 부르는 것. ‘빨리빨리’가 아닌 느리지만 정성스럽게, 과정을 즐기는 삶을 하미마미는 유튜브 콘텐츠로 담아내고 있다.
자연스레 더해지는 것이 친환경이다. 하미마미는 엄마가 된 후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해 고민하다 자연스레 제로 웨이스트에도 관심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가능하면 다회용 제품을 사용하며, 쓰레기를 최소화한다. 일회용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면 대나무 칫솔처럼 자연에서 분해되는 제품으로 선택한다. 미닝아웃 소비를 원하는 젊은 부모들부터, 소위 ‘갓생’을 살려는 20대들까지 하미마미 채널에 관심과 지지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 공식 유튜브 채널도 하미마미와 협업할 정도이니 친환경 캠페인을 홍보하는 마케터들에겐 안심하고 콜라보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다.
2. 살림스케치
#재활용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구독자 15.9만 명 (*23년 3월 기준)
https://www.youtube.com/@salimsketch
‘넘치는 세상에서 버리지 않고 가볍게 사는 기술’이란 주제로 집안 살림 이야기를 전하는 크리에이터 살림스케치. 친환경 이야기를 전하지만, 내용이 굉장히 창의적이다. 직접 키운 수세미(*수세미는 원래 박과의 식물)를 진짜 설거지 용품으로 만드는 영상에선 “이런 걸로 설거지가 가능하다고?” 깜짝 놀라게 되고, 포장 상자로 만드는 갖가지 수납함을 보면서 그동안 버린 재활용 쓰레기에 미안해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이 생긴 일회용품을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재활용할 때 가장 큰 위기는 일회용품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 예를 들어 라면에 절어 빨개진 컵라면 용기를 깨끗하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살림스케치는 간단하게 해낸다. 가볍게 물로 흔들어 찌꺼기만 제거한 채 햇볕에 놓아두면 용기의 빨간 부분은 사라진다. 믿기지 않으면 ‘지저분한 일회용 용기 씻지 않고 분리 배출하는 방법 없을까?’를 확인하자. 친환경 캠페인, 특히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을 한다면 살림스케치 콘텐츠 시청을 추천한다.
3. 쓰레기왕국
#유쾌한친환경 #브이로그 #제로웨이스트
구독자 8.62만 명 (*23년 3월 기준)
https://www.youtube.com/channel/UCiWHm_D8N5QR-5MTXcdTtEA
쓰레기가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쓰레기를 줄여보려는 두 친구의 유튜브 채널이다. 앞선 두 크리에이터가 ‘주부+살림’을 테마로 했다면, 쓰레기왕국은 젊은 두 친구 ‘안파카’와 ‘맹스터’가 전하는 알콩달콩 친환경 버디물이다. 태국 여행 가서 다회용기 사용에 도전하기, 해외 제로웨이스트샵들 돌아보기, 지구 생태계에 충격 덜 주는 비건 챌린지, 빈티지 마켓에서 딴 사람 옷과 내 옷을 바꿔 입기 등 유쾌한 감성의 친환경 영상을 만든다.
쓰레기왕국이란 어마어마(?)한 이름과는 달리 두 크리에이터의 행동이 귀엽다. 서울숲으로 플로깅(쓰레기 줍는 조깅)을 하러 갔는데, 세상에 이런 쓰레기가 없네. 세상 좋아졌다며 동네방네 쓰레기 찾아다니고 드디어 발견한 담배꽁초 앞에서 기뻐(?) 외친다. “와! 담배꽁초!” “담배꽁초!” 쓰레기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니. 브이로그처럼 자연스럽고 재밌는 영상들이지만 안에 담긴 이야기는 의미심장하다. 쓰레기왕국 채널엔 마케터들이 놓친 재밌는 친환경 아이템도 많다. MZ 세대 타깃 친환경 캠페인을 하거나, 캠페인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구독해도 좋겠다.
4. 히조
#미니멀라이프 #물건비우기 #친환경제품
구독자 19.5만 명 (*23년 3월 기준)
https://www.youtube.com/@heejoheejo
애초에 무언가를 채우지 않으면, 비워야 할 필요조차 없다. 미니멀 라이프를 이야기하는 크리에이터 히조는 ‘무엇을 안 하느냐’를 늘 고민한다. 원래 히조는 물건 수집을 좋아하되 정리는 못 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물건으로 가득한 찬 자기 방이 답답해 보였고, 미니멀 라이프를 택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놔두고 나머지는 모두 없애기로 한 것.
음식은 먹을 만큼만 만드니 다시 데울 전자레인지가 사라지고, 비누로 씻고 설거지하니 세제도 사라진다. 천을 빨아서 쓰기에 비닐도 필요 없다. 히조 채널의 대표 영상으로 ‘내가 사지 않는 10가지’를 추천한다. 현대 소비 사회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미니멀 라이프가 쉽게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에 끌리는 건 히조가 보여주는 미니멀 라이프가 제법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히조 영상을 보고 있으면 어렵더라도 내 삶을 바꾸고 싶어진다. 친환경 관련 MZ 세대의 워너비 감성을 파악하고 싶은 마케터에게 유용할 채널이며, 브랜드와의 협업도 재밌게 풀어내기에 관심 가져 보도록.
친환경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만의 가치관과 감성을 담아 친환경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을 통해 소구 포인트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제일매거진 편집팀